KAL858기 사건을 추적해온 『파괴공작』의 저자인 일본인 저널리스트 노다 미네오(野田峯雄)씨가 한국 입국을 거부당해 일본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2003년 11월29일 서울 양재동 시민의숲 `대한항공기 버마상공 피폭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열린 KAL858기 희생자 16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기자회견에서 연대
인사를 하고 있는『파괴공작』의 저자 노다 미네오씨.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파괴공작』저자 노다씨, 입국금지자 통보받고 돌아가

30일 오후 4시 20분경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대한항공 KE704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노다씨는 입국 수속중 '입국금지자'로 분류돼 있다며 입국을 거부당해 오후 6시 40분발 KE705편으로 다시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돌아갔다.

▶노다 씨의『파괴공작』을 번역
출간한 창해출판사의 『김현희의
파괴공작』 책 표지.
지난 3월 노다씨의 책을 번역해 『나는 검증한다 - 김현희의 파괴공작』을 출간한 바 있는 창해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노다씨가 "비민주적인 압력은 저널리스트 입장에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으며 "상당히 당황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노다씨는 내일(7월 1일) 오후 3시 국회도서관에서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주관하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7개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토론회'에 참석해 특별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이 자리에서 노다씨는 자신의 『파괴공작』을 번역 출간했다는 이유로 창해출판사가 국정원으로부터 10억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법원, 국정원의 『김현희의 파괴공작』 판매가처분신청 기각

한편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오늘(6월30일)자로 국정원 소속 수사관 5명이 제기한 '출판물판매등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해 "신청인들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해 창해출판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노다씨의 『파괴공작』 한글 번역본 『나는 검증한다 - 김현희의 파괴공작』은 합법적으로 계속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창해출판사 전형배 사장은 "대단히 의미있고 당연한 사필귀정이다"고 반기면서 "특히 법원이 KAL858기 사건이 국민적 관심사라는 판결문 내용을 보더라도 상당히 전향적인 판결이다"고 평가했다.

노다씨는 이 소식을 전해듣고 "당연히 이런 결과 나오리라 짐작해 놀라운 사실은 아니지만 국정원의 소송을 기각한 날에 입국해 입국금지 된 것은 아이러니다"며 "(입국거부를)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밝힐 예정이었던 내용은 이메일을 통해 자세히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KAL858 대책위, "실망스러울 뿐만 아니라 외교적인 문제"

기자는 노다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현재 33세의 남자가 자기의 모든 서류와 여권을 갖고 서있어 비행기에 탑승시까지 가이드 받을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인터뷰가 불가능하다고 간접적으로 상황을 알려왔다.

이에 대해 대책위 집행부위원장 신성국 신부는 "국정원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고 좀더 당당하게 이 문제에 대해서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이런 식으로 자꾸 진상규명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나중에 국정원이 모든 책임을 다 져야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신 신부는 "실망스러울 뿐만 아니라 이 문제는 외교적인 문제"라며 "끝까지 국정원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