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로운 시대의 표상으로 `영웅적 사나이`를 제시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21세기를 `김정일 세기`, `거창한 창조의 세기` 등으로 규정하면서 간부들에게 낡은 관념을 버리고 `신사고`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웅적 사나이`는 새로운 인간 전형(典型)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대담하고 또 대담하라` 제하의 정론을 통해 `영웅적 사나이`, 이 말은 영웅이라는 부름과 함께 기적과 위훈이 창조되어 온 우리나라 역사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영웅적 인간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영웅적인 사나이`의 특징으로 △남들이 하나도 하기 어렵다고 도리질할 때 열, 백 가지도 해내겠다고 접어들며 △보통사람들이 입을 딱 벌릴 정도로 궁냥(궁리)을 크게 하고 요란하게 판을 벌이며 △기성관례를 뛰어넘고 상식을 뒤집어 놓으며 일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영웅적인 사나이`는 `아무리 어려운 과제라 해도 그것이 당에서 바라고 혁명에 필요한 일이라면 주저없이 한 몸에 맡아 나서는 사람, 대담하게 결심하고 통이 크게 작전하며 일단 목표가 설정되면 탱크처럼 일을 내밀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용맹스러운 배짱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영웅적인 사나이`는 북한이 추구하는 강성대국 건설자이며 `김정일 시대의 일꾼`이라고 못박았다.

북한은 `영웅적인 사나이`의 모델로 오기석 함남 정평군당위원회 책임비서를 꼽았다. 환갑 나이인 그는 지난 9일자 노동신문 `영웅적 사나이의 심장`이란 글을 통해 상세히 소개됐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11월 30일 함남 정평군의 금진강발전소 언제(댐) 건설장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오 책임비서의 활약상을 보고받고 그를 `영웅적인 사나이`로 높이 평가해 주었다.

15년동안 정평군당위원회 책임비서로 일하고 있는 그는 막대한 시멘트와 노력, 기계가 투입되는 관계로 중앙에서조차 착수하지 못했던 금진강발전소 언제를 군(郡) 자체의 노력과 자재로 건설하는 `변혁`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금진강발전소 언제건설은 수만정보의 농경지들이 가뭄과 홍수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수백정보의 농경지를 확보하며 강 주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저수지 아래로 많은 발전소들을 건설, 전력난을 해소하는 방대한  공사라고 한다.

그는 이 공사를 추진하면서 `고난의 행군`을 하는 어려운 때에 이같은 거창한 공사를 하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느니, 인명이 희생되는 등 무리한 공사에 따라 개인의 명예심 때문이라는 등 여러 가지 비판과 난관을 겪었지만 흔들림없이 꿋꿋이 추진한 결과 놀랄만한 성과를 일궈냈다는 것이다.

그는 또 100m가 넘는 금진강다리, 1천m의 방파제, 9개의 저수지, 수천세대의 주택을 건설하는 등 `대담하게 작전하고 대담하게 실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가지 형태의 `영웅 따라배우기운동`을 전개해 왔다.

`숨은영웅 따라배우기운동`은 지난 79년 10월 4명의 과학자들에게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하면서 발기된 노력경쟁운동인데, 86년 2월 노동당 제5기 11차 전원회의시 숨은 공로자들에게 훈장을 수여한 데 이어 △숨은 공로자대회(86.10)△전국영웅대회(88.9)△숨은공로자 경험 토론회(91.9)등을 통해 이 운동을 확산시켜 왔다.

북한은 특히 99년 11월부터는 `우리시대 영웅 모범 따라 배우기운동`을 벌여 왔는데, 이 운동은 제7차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마라톤에서 우승한 정성옥선수 등 6명에게 `영웅` 및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하면서 제기됐다.

북한의 언론들은 `우리시대의 영웅들을 따라 배우는 것은 강성대국 건설을 다그치기 위한 중요한 과업` 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은 지난 91년에는 자강도 전천군 상업관리소 정춘실 소장이 상업부문에서 보인 충성심과 헌신적 복무정신을 모범으로 내세워 `정춘실 따라배우기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영웅적인 사나이`는 김 총비서가 직접 언급한 데다 노동신문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김정일 시대의 표상`으로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김두환기자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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