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 북한 관련 발언은 두 정상 모두 의미 차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워싱턴 포스트(WP) 칼럼니스트 짐 호그랜드가 11일 주장했다.

호그랜드는 이날짜 WP에 실은 `한국성에 의지하는 김 대통령(Kim Dae Jung Counts on Koreanness)`이란 칼럼에서 상대적으로 젊고 국제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에게 북한 체제의 불확실성과 사악함을 강연하기 보다는 북한 문제를 속속들이 알고 자신의 나이 만큼의 정치역정을 쌓은 김 대통령의 말을 들으려 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김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한 발언이 부시 대통령의 말 보다는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그랜드는 김 대통령도 블레어 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정상회담의 기본 분위기는 부시 대통령이 주로 내 말을 듣는 것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이 대(對)북 관계를 주도하는 것에 전폭적 지지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7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계획을 중단시키기 위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행정부의 노력을 곧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하루 앞서 클린턴 행정부에서 이뤄진 대북협상에 대해 "유익한 요소"들이 있다고 평가해 양국 회담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호그랜드는 이같은 미 정부내 정책혼선에 언급, "부시 대통령이 전 행정부와 다른 독자 정책을 강조하고, 파월 장관이 정치 보다는 외교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이어 부시 대통령과 파월 장관의 의견 차이는 양측 모두 사안의 중대성 보다는 긴급성에 따라 판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김 대통령이 수용할 수 없는 정도의 차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200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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