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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2차 장성급회담 성공을 위한 조건-장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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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06.01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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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한국민권연구소 연구위원)


5월 26일 첫 장성급 회담이 개최되었다. 2000년 9월 남북 국방장관회담 이후 3년 8개월만에 군사회담이 개최된 것이다. 물론 그 동안 군사실무접촉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군사실무접촉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회담이라기보다는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 연결을 위한 경제협력 차원에서 이루어 진 것이었다. 따라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회담으로서는 두 번째라고 할 수 있다.

'극적'으로 개최된 남북 장성급 회담

2004년 2월 13차 장관급 회담에서 남측에서 군사당국자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하였으며 그 결과 공동보도문에 군사당국자회담이 언급되기도 하였는데, 각기 다르게 표현되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남쪽에서 발표한 공동보도문에는 "군사당국자회담을 조속히 개최하기로 하였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북쪽에서는 "조속한 개최를 각기 군사당국에 건의키로 했다"고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4년 5월 14차 장관급 회담에서 다시 군사당국자회담이 논의되었으며, 마침내 "종결회의 시간에 군사당국으로부터 지난 13차 회담에서 합의하고 남측이 2월 중순 제의해 온 군사 당국자회담을 개최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연락이 왔다"는 북측 권호웅 단장의 발언으로 남북군사당국자 회담의 개최가 '극적으로' 타결된 것이다.

군사당국자회담의 개최 여부는 14차 장관급 회담에서 가장 큰 의제였다고 할 수 있다. 남쪽에서는 "이미 13차 회담 때 합의한 군사당국자 회담을 열어서 한반도 군사긴장완화 문제와 신뢰구축 문제를 협의하자"며 조속한 군사당국자 회담을 요구하였으며, 북쪽은 "오늘의 시대에 맞게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우선적으로 중지돼야 하며, 이지스함의 동해배치 계획도 철회돼야 한다"며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중지하면 군사당국간 회담을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게 지지부진하던 논의가 결국 북측의 군사 당국이 '군사 당국자회담을 개최한다는 동의'를 표명함으로써 남북군사회담이 개최되기에 이른 것이다. 실로 '극적인 타결'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차 장성급 회담 결과

1차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한 정도에서 그친 것 같다.
남측에서는 남북 서해 함대사령부간 직통전화 개설, 서해상 남북 군함간 공동주파수 사용 등을 제안하였다. 이에 반해 북측은 북방한계선(NLL) 대신 서해상에 새로운 선을 그어 그 선내에 남북 양측 경비정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자는 '서해 5도 통항질서'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휴전선 일대에서의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그 수단들을 완전히 제거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남북은 지난 99년 이후 두 차례의 무력충돌이 발생했던 서해 북방한계선(NLL)상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을 방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계속 협의키로 했다고 한다. 또한 오는 6월 3일 2차 장성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전해진다. 꽃게잡이가 한철인 6월을 앞두고 남과 북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2차 회담까지 합의하였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이번 장성급 회담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북측에서 남측 회담 대표단을 맞으며 예우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남측 대표단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금강산초대소로 비포장 도로를 달려올 때 먼지가 날 것에 대비, 대형 물차를 동원해 물을 뿌려주었다. 그리고 회담 시작에 앞서 이뤄진 남북 수석대표 간의 대화에서도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는 "손님 접대는 조선의 예법"이라며 "혹 불쾌한 점은 없었는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남측 대표단이 탑승한 차량이 비무장지대(DMZ)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지역으로 들어서자 회의장인 금강산 초대소 인근까지인 10여㎞ 구간의 도로에서는 200∼300m 간격으로 북한군인들이 정자세로 도열해 남측 대표단을 맞기도 하였다.

60년 가까운 분단의 세월 동안 어쩌면 가장 첨예한 대립을 형성하였던 남측 군사 관계자들에 대한 북측의 이같은 예우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 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자세와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며, 이는 회담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장성급 회담이 성공하기 위한 선차적 과제

남북 장성급 회담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실현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형성하는 것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은 많다.

남북 장성급 회담은 그 목표에 부합되는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즉 한반도 긴장 완화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 방도를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남과 북이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은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다만 남과 북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에서의 접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쪽은 '남과 북이 합의한 경계선을 설정하자', 남쪽은 '함대간 연락 체계를 구축하자'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여기서 지적되어야 할 것은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의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서해상(동해상도 마찬가지이다)에는 남과 북이 합의한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에는 육지와 한강 하류 부분에서의 분계선만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해상에서의 합의된 분계선이 없다 보니 남쪽은 남쪽대로, 북쪽은 북쪽대로 임의의 경계선을 설정하여 관리해 오고 있었다. 양쪽에서 설정한 경계선이 일치하지 않고 중복되는 수역이 존재하다 보니 항상 분쟁의 씨앗이 되어 왔으며, 결국 1999년과 2002년과 같이 남북의 군사적 충돌로까지 발전하기도 하였다.

오히려 2002년 서해상에서의 충돌 이후 남측은 교전수칙을 새롭게 개정하였다. 기존의 5단계에서 경고 방송 단계 등을 삭제하고 곧장 경고 사격을 가할 수 있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3단계 대응으로 축소한 것이다. 남과 북의 우발적 충돌이 전면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무릇 모든 문제의 해결은 그 문제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이같은 입장에서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선차적 과제는 남과 북이 경계선을 합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남쪽에서 제안한 함대간 연락체계 구축은 군사분계선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논의될 부차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남북 장성급 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것을 총적 목표로 하고, 당면해서는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을 목표로 한다면 이북에서 제안한 해상 분계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차적이라 할 수 있다.

2차 장성급 회담에서 남측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다

사실 1차 장성급 회담에서 이북이 제안했던 군사분계선 확정과 '서해5도 통항 질서' 방안은  새로운 내용도 아니다. 이미 1999년 1차 서해교전이 끝나고 나서 이북과 유엔사와의 접촉 과정에서 제안된 것이었으며 이것의 확정을 위한 논의에 이남도 참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하였다. 미국에서 이북의 제안을 거절함으로써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마침내 2002년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이 재연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며,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것은 남과 북의 해상경계선을 확정하고 여기에 맞는 새로운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다. 남북 장성급 회담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 장성급 회담에서 이 문제는 최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미국이 새로운 해상 분계선을 설정하는 것을 반길 리 없다. 어쩌면 남측의 위와 같은 주장은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의 반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압력이나 눈치를 보다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미국은 지난 2002년에도 이북의 제안을 거부한 전력을 갖고 있다. 더욱 호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미국에게 한반도 긴장 완화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중요한 합의를 바라지 않는 미국으로서는 이남에 대한 압력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 분명하다. 한미군사동맹,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지휘체계 등 미국은 가능한 모든 요소를 동원하여 남과 북의 의미있는 합의를 방해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긴장 완화는 우리 민족과 미국과의 대결 구도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민족공조의 입장에 서는 것이다. 한반도 긴장 유지를 원하고 전쟁을 획책하는  미국과의 공조는 결국 전쟁 공조일 수밖에 없으며, 민족 참화 공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 장성급 회담이 설악산에서 개최된다. 이남 당국이 진정 한반도 긴장을 원하여 장성급 회담에 임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정치적 수단으로서 장성급 회담을 이용하고 있는지 2차 회담에서 확인될 것이다.

6월 15일 남북공동선언 발표 4주년을 앞두고 민족 앞에 커다란 선물을 줄 수 있는 2차 장성급 회담이 되기를 기대하며, 남측 군사 당국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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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이시우 () 2004-06-03 10:29:00
정당한 분석입니다.

한국군이나 미군의 헬기는 백령도나 연평도를 갈 경우 수원을 벗어나 시화호를 거쳐 덕적도를 지나 서쪽으로 직진합니다.그러다가 서해상의 어느지점에 이르러 거의 90도로 항로를 바꿔 북진합니다. 인천에서 떠나는 여객선과 달리 연안을 따라가지 않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들 항로는 북에서 2000년 3월 발표한 서해5도 통항질서에 명기된 제 1 수로와 제 2수로의 상공과 일치합니다. 즉 항공기의 경우 북의 통항질서를 이미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이 알려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가지 부언할 것은
서해 5도의 관할권을 행사하는것은 주한미군사령부가 아니라 유엔사라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유엔사가 곧 미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일체화 되어 있지만 엄연히 다른기구입니다. 그래서 모든 문제를 주한미군으로 환원시키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유엔사에 관한 문제는 유엔사에 관한 문제로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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