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는 생존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미국에 대해 대북 협상의 기회를 잡으라고 촉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김 대통령이 전날 미국기업연구소(AEI) 초청 연설에서 "우리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며 북한이 계속 변화의 길을 걷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평화를 향한 기회를 붙잡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며  의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전날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김 대통령과 단독 회견한 포스트는 `김 대통령, 미국의 역할 촉구`라는 제목의 국제면 기사에서 김 대통령의 이러한 긴박감은 "북한을 신뢰하지 않으며 대북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바로 전날 나왔던 조지 부시 대통령 등 미국 관리들의 견해와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북미관계의 진전없이도 남북관계가 진전을 이룰 수 있었으나 두 관계는 병행 발전돼야 한다"고 말하고 "일부 전문가 지적대로 북한에 대해 미국이 `악역`을 맡고 한국이 `선한 역할`을 맡기보다는 역할 공유가 훨씬 상호보완적"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김 대통령은 "부시 행정부 참모들의 공통된 요소는 북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일부에서는 북한의 변화를 단지 일시적이거나 전략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전략적이든 전술적이든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북한에 있어서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200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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