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추락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혀 폭파흔적을 볼 수 없었다."

1987년 11월 29일 북한공작원 김현희와 김승일에 의해 공중에서 폭파되었다고 수사당국에 의해 공식발표된 바 있는 KAL858기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KBS1 TV가 22일 밤 8시에 방영한 'KBS 스페셜 - KAL858의 미스터리'의 첫 회분 '폭파, 진실은 무엇인가'는 KAL858기가 공중에서 폭파되었다는 공식 수사결과를 새로운 증거들을 제시하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사건 발생 2년 3개월여만에 발견된 비행기 잔해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는 수사결과 발표와는 달리 "폭파흔적을 볼 수 없었다"고 돼 있으며, "단 강력한 충격에 의해 생긴 파손흔적이 있음"이라고 밝혀져 있다.

또한 그동안 쭉 의혹으로 제기되어온 구명보트를 국정원의 협조를 얻어 직접 확인한 결과 일련번호를 통해 사고가 난 KAL858기에 실려있던 25인승 구명보트임이 판명됐다.

문제는 이 구명보트의 위치는 김현희가 폭약을 두고 내렸다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도 폭발파편에 의한 직접적인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김현희가 폭약을 채워 넣었다는 라디오는 이미 알려진 대로 컴포지션 C4를 350g 넣을 수 없고, 건전지를 갖고 타기 위해 실랑이를 벌였다는 김현희의 주장에 대해 새로이 바그다드공항 보안요원의 보고서를 제시하며 이를 반박했다.

사건 직후 블랙박스를 수거하지 못한 것에 대해 폭파범인 김현희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초동수사나 수색이 부실하고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점이 확임됨으로써 결국 KAL858기가 폭파되었다는 유일한 증거는 김현희 자백뿐인 셈이 됐다.

KBS의 이날 첫 회분 방송은 KAL858기의 추락지점에 대한 의혹 등 그간 알려진 의혹들을 보다 깊이 추적해 새로운 사실들을 찾아냄으로써 의혹이 뜬소문만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부각시켰으며, 특히 KAL858기가 공중폭파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했다.

특히 국과수에 기체잔해 감정서를 공개받고, 국정원의 협조를 받아 구명보트와 당시 김현희와 김승일이 지참했다는 '공작물품'들을 최초로 취재하는 등 정부측의 협조를 이끌어냈고, 추락을 목격했다는 타보이 어부와의 인터뷰, KAL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인터뷰 등을 새로이 추가함으로써 사건의 진상규명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3일 저녁 8시 방영될 2회분 '김현희와 김승일, 의문의 행적'편은 북한 공작원이라고 발표된 김현희와 김승일의 행적에 관한 의혹을 당시 항공편과 여권기록 등을 통해 밝히고 김승일의 신원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이번 프로가 KAL858기 사건에 대해 수사결과를 결정적으로 뒤집을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의혹들을 한 꺼풀 더 벗겨내 의혹들을 보다 분명히 제시함으로써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정당함을 뚜렷이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는 가능할 것이다.

이 프로를 연출한 류지열 피디는 "결국 김현희나 관계자의 결정적 증언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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