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미사일합의에 대한 검증방법에 우려를 표명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약간의 불화를 드러냄으로써 북한 미사일계획 종식을 위한 협상의 장래에 의문을 던졌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8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이날 `부시, 한반도 미사일협상에 그림자 던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김 대통령의 대북 긴장완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투명성 결여를 대북 협상의 부분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이 신문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부시 행정부가 동북아시아에서의 미 국익과  지역안보에 중요하다고 밝혀온 양국관계의 `어색한 출발(awkward  start)`이며,  부시 대통령이 종종 불량국가라고 지칭하며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 개발의 구실로 삼고있는 북한에 대한 `의심에 찬 견해(leery view)`를 부각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스트는 김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을 상호이해를 증진시킨  `솔직하고 격의없는 의견교환`이었다고 표현했다고 밝히고 이러한 문구는 `양측이 이견을 보인 회담`을 묘사할 때 자주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 회담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의 `지도력과 안목(vision)`을 찬양하면서 그를 `현실주의자`라고 불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포스트는 한편 한미 정상회담 후 부시 대통령의 대북 협상에 관한 발언들이  지난 5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발언보다 훨씬 신중한 것이었다고 지적, 이는 새 행정부가 외교정책에 관해 한 목소리를 내는데 곤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분석가들은 이러한 일련의 발언들을 행정부내 이견 또는 최소한  의견조정에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 달 김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간의 회담  후 나온 공동코뮈니케에서 한국이 탄도탄요격미사일(ABM)조약의 유지.강화를 지지,  부시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중인 NMD에 반대한 것처럼 비쳐진 것과 관련, 부시  행정부는 이 부분을 명확히 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포스트는 이어 김 대통령이 NMD지지자가 아니지만 미국이 모든 NMD비판자들로부터 끌어내려 하고 있는 문구가 포함된 코뮈니케에서 서명했다고 밝히고 이  NMD관련 문구는 앞서 워싱턴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지지한 것과 유사한 것이라고 전했다.(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200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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