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시험재개 경고와 부시 행정부의 강경발언이 북미협상을 해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전날 한미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약속에 대해 회의감을 표시하고 철저한 검증 등을 주장한 반면 북한은 2주전 미국이 기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사일시험 및 핵에너지개발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며 이처럼 전했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민주)은 `내 경험에 비춰 동아시아 우방들은  뉘앙스가 있는 말을 이해하는 데 매우 익숙치 못하다`며 `부시 발언이 상황을  북한이  `서방 추종자들`의 약속 파기에 관해 비난하는 쪽으로 몰고 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웬디 셔먼 전 미국무부대북정책조정관은 `부시 대통령은  협상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며 북한 역시 이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회가 있고  외교창구가 있다면 누구든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연구책임자(아시아문제 분석가)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한미 양국이 공통의 대북 접근방식에 합의하는 것이라며 `외교창구가 하루아침에 닫혀지진 않지만 김 대통령이 부시의 전폭적인 (햇볕정책) 지지없이 귀국할  경우 지난 몇년간 북한 미사일 및 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위태롭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로닌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대남 군사위협 축소 제스처 등으로 자신들의 의도를 입증토록 압력을 가하는 데 `나쁜 경찰관`(bad cop)의 역할을 하는 게 효과적일지 모른다며 부시의 이런 강경 입장이 북한의 대외교류를 더 경직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무얼 샌디 버거 전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은 `우리는 2년간 북한의 미사일시험을 유보시켰다. 그건 일방적인 것이다`라고 말해 북한이 미사일시험 유보조치를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버거는 북한이 미국과 미사일 및 북미관계의 미래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에만 계속 미사일시험을 중단할 것임을 밝혀온 점을 상기시켰다.

한편 LA 타임스는 한미정상회담의 분위기가 `솔직하고 진솔한(frank and forthcoming) 것`으로 묘사됐으나 부시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 영국 지도자들과 가진 회담이 `고무적`(upbeat)이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미 전문가들과 한국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 한국 안에서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김대통령은 미국이 강한 단합력과 지지를 보여주길 기대했다며 북한의 무기프로그램 규제 협상을 주도해온 미국의  지지는 한국의 외교구상 성공에 중요하다고 밝혔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200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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