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전문기자(tongil@tongilnews.com)


독수리훈련의 막바지인 27일(토) 오후 5시경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사거리에서 24대의 미군차량이 줄지어 지나가는 것이 목격되었다.

 

그들 차량중 하나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차량번호판에는 USMC F2009라고 씌여져 있었다. USMC는 US Marin Corp의 약자로 미해병대란 뜻이고 F2009는 그 차량만의 고유번호이다. 그 차량에 실려져 있는 관모양의 상자에는 다음과 같이 깨알같은 글씨가 씌여 있었다.

3 FSSG EQUIPMENT PLACARD RSOI
UNIT : CSSD-37
TYPE : TENT
SPOE : IWAKUNI

위의 익숙치 않은 영문약어부터 정리해야겠다.

3 FSSG (Force Service Support Group: 3 야전근무지원단)
CSSD-37 (Combat Service Supprt Detachment 37 전투근무지원파견대)
SPOE (Sea Port of Embarkation : 선적항)

내용을 정리하면 이 상자는 이와쿠니 미 해병대 3야전근무지원단의 RSOI를 게시, 광고하는 장비를 넣은 상자로, 관리부대는 CSSD-37 즉 37전투근무지원파견대이며 내용물은 텐트이고 선적한 항구는 일본의 이와쿠니 미해병대기지인 것이다.

그 다음엔 CSSD-37 즉 37전투근무지원단에 대해 알아보자.
이 부대는 제4 해병공지기동부대(MAGFT:Marine Air-Ground Task Force)를 구성하는 4개 구성단위중 하나이다. 4해병공지기동부대는 전시에 적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공지전 교리에 입각하여 구성된 해병부대이다. 이 부대는 사령부와 지상전투와 공중전투, 그리고 전투근무지원단위등 4개의 단위로 구성된다. 그 구성은 상황에 따라 약간씩의 변화는 있지만 4개 단위의 기본 구성은 일정하다.

구체적으로 예를들면 99년 미태평양사령부 산하의 군사연습은 '코브라골드(Cobra Gold '99')기간 중에 4해병공지기동부대의 구성은 다음과 같았다. 사령부단위는 4해병의 사령부와 참모, 3해병사단, 3해병원정부대의 파견대로 구성되었다. 지상전단위는 켈리포니아 29팜스의 보병부대의 해병사단과 포병을 기초로 하여 3여단, 7해병, 하와이의 포병부대의 C포병, 1여단, 12해병을 포함했다. 이들은 항공수송, 근접지원등 항공지원을 받았다. 항공전투단위는 오끼나와에 있는 262중헬기분대, 1해병공수비행단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전투근무지원단위는 CSSD-37과 3 FSSG의 해병대원들로 구성되었다.

그러니까 전곡에서 필자의 눈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 24대의 차량은 해병공지기동부대와 함께 훈련하고 있는 전투근무지원부대인 것이다. 전곡에서 이들을 마주쳤기에 이들이 어디에서 훈련을 했을 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연천 동쪽으로 이들 부대가 훈련할 수 있는 대규모 훈련장은 단 한 곳 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천 영중면의 영평로드리게스 미8군 종합훈련장이 그곳이다.

그 다음은 이들이 어디로 이동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들은 전곡에서 한탄강을 지나 문산쪽으로 향했다. 추측컨대 2사단의 2여단 본부가 있는 캠프하우즈로 갈 듯 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문산 선유사거리에서 깨어졌다. 문산시내가 아닌 통일대교 즉, 민통선 쪽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민통선안에 있는 미군기지는 캠프그리브스와 캠프보니파스, 캠프리버티벨이다. 캠프보니파스는 유엔사경비대업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최전방이긴 하지만 대규모병력을 수용할 공간은 없다. 캠프리버티벨은 보니파스와 붙어 있는 기지로 2사단 산하의 기지이지만 이곳 또한 대규모 병력의 수용공간은 없다. 그래서 이들이 캠프그리브스로 향하고 있음은 자명했다. 캠프그리브스는 임진각에서도 육안관측이 가능한 임진강 맞은편의 산능선을 따라 배치된 기지이다.

리버티벨과 그리브스에 506보병 1대대가 포진하고 있다. 원래는 9보병1대대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1950년 7월31일 한국전에 파견된 2사단 병력중 가장 먼저 들어와 8월 부산 방어전에 참전했다. 1987년 미육군 편제가 연대체제(Regimental System)로 개편됨에 따른 것이다.

판문점을 제외하면 최전선에 배치되어 있는 부대로서 근무조건이 나쁘고 훈련이 고되기 때문에 미8군에서도 사병들 사이에 악명이 높다. 캠프리버티벨에는 1개 전투중대가 있고 자유의 다리 근처에 있는 캠프그리브스에는 2개 전투 중대와 1개 전투지원중대 그리고 본부중대가 있다. 비무장지대 경비는 506보병1대대와 봉일천 동두천에 있는 3개 보병대대가 1년에 3개월씩 돌아가면서 담당하는 체제로 되어 있다.

이들 전투근무지원부대의 차량이 캠프그리브즈로 들어갔다는 것은 보통 독수리훈련과 RSOI가 후방에서 실시되는 실전훈련이라는 공식보도가 거짓이었음을 증명한다.

한편 히로시마근처에 위치한 이와쿠니시에서 이와쿠니미 해병대기지를 오랫동안 감시해온 이와쿠니시 의원 다무라준겐(田村順玄)의 말에 의하면 "현재 이와쿠니해병대기지는 바다를 매립하여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하고 수심 13m의 대안벽을 만들어 항모등 대형군함이 정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그 면적은 현재 기지의 1.4배에 이른다. 이와쿠니미해병대기지를 이토록 확장하는 이유는 한반도 유사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오끼나와의 해병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출동하는 시간보다는 이와쿠니에서 출동하는 시간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오끼나와의 해병대병력을 점차 이동시키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고 했다.

▶<그림> 일본 이와쿠니기지 확장도면 [그림 제공 - 다무라준겐 의원]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는 통상언론을 통해훈련과 RSOI가 후방에서의 기동훈련일 뿐이며, 일상적인 훈련이기 때문에 북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매년 강조해왔지만 이와쿠니기지 소속 3전투근무지원부대의 판문점을 지척에 두고 있는 파주지역 민통선안으로 이동한 사실은 한미연합사의 이러한 해명이 사실과 다름을 증명하고 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