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19일 낮 기자간담회에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장소와 관련해 “판문점은 기존시설을 이용하면 되지만 숙박이 불가능하다”며 “기존시설을 이용하면서도 숙박이 가능한 (여러) 곳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18일 박재규 통일부 장관이 “이산가족 면회소를 (한시적으로) 고령자는 판문점, 나머지(이산가족)는 금강산에 설치하는 방안을 북쪽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조금 다른 것이다.

서 총재는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의 18일 발언에 대해 “통일부 장관이 민주당사로 찾아가 면회소 설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산가족 문제는 전적으로 한적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서 총재는 또 “(통일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우리가 (통일부의) 지시를 받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서 총재는 4일 취임 뒤 줄곧 “이산가족 문제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야 하지만 주도권은 한적이 가져야 한다”고 밝혀왔다.

서 총재의 이런 발언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산가족 사업은 국가적 일로 한적뿐만 아니라 관련 부처와 단체가 모두 협조를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서 총재는 “면회소 설치·운영 문제가 중요한 만큼 3차 적십자회담에서는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시간이 급한 문제인 만큼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겨레 200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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