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갈라져 사는 사람들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조국이 통일돼야 합니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74년 7월 북측 임진강변에 위치한 한 마을을 찾았을 때 이러한 심정을 밝혔다는 28일자 평양방송 보도는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통일밖에 없다는 김 총비서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 위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 마을을 찾은 김 총비서는 남측에 혈육을 둔 가정을 일일이 돌아보면서 "남녘 땅을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이 이처럼 아픈데 서로 갈라져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평양방송은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10월 중순에도 언론매체를 통해 내보낸 한 글에서 국토양단 때문에 생겨난 이산의 아픔을 해결할 수 있는 종국적인 방안은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북한은 "민족의 분열로 해서 우리 인민은 제 나라, 제 땅에서 마음대로 오갈 수 없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혈육과 친척, 친지들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면서 "오직 조국이 통일될 때에만 온 겨레가 겪고 있는 재난과 고통을 완전히 가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들어 두 차례 실시된 이산가족 교환방문 당시 북측 방문단 중 일부가 또 다른 이산의 아픔을 초래하는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보다 통일을 강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김 총비서의 이러한 입장은 임진강 부근의 마을 방문 이후 10년이 넘어서도 바뀌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85년 남북 적십자회담 직후 김 총비서는 회담 관계자들에게 "온 겨레가 평양과 서울로 오가며 혈육의 정과 동포애를 나누고 끊어진 혈맥을 완전히 잇자면 조국을 하루 빨리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평양방송은 소개했다.

평양방송은 이외에도 지난 76년 8월 풍랑으로 북측지역에 들어갔던 신진3호, 90년대 초 평양에서 열린 통일음악회 등에 얽힌 김 총비서의 남측 동포에 대한 배려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방송은 김 총비서가 `8.18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으로 떠들썩하던 지난 76년 8월 신진3호 선원들의 귀환을 걱정하며 고추장과 식초를 싸 보낼 것을 지시한 사실과 통일음악회 때 남측 동포들에게 생일상을 차려줄 것을 강조한 점등을 소개하면서 `크나큰 사랑과 뜨거운 은정`이 배어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 2000/12/29)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