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858기 가족회'(회장 차옥정)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사건의 전면 재조사를 요청했다.

1987년 11월 29일 북한 공작원 김현희, 김승일에 의해 공중폭파되었다고 당시 안기부가 발표했던 이 사건의 피해가족들은 26일 노 대통령을 비롯해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과 국정원에 각각 면담신청 공문을 발송했다.

'KAL858기 가족회'(이하 가족회)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면담 요청 공문을 통해 "사건 초기부터 지금까지 의혹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7년간 정부는 국익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Kal858관련 자료의 공개는 물론, 실종자 가족들의 사건 전면 재조사 요구도 모두 묵살해 왔"다며 "지난 해 11월29일 국가정보원에 제출한 공개질의서에 대해서 아무런 회신도 보내주지 않고, 검찰 또한 사건관련 자료의 정보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등, 참여정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구태의연한 모습에 저희 가족회는 큰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족회는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적 열망으로 탄생한 참여정부가 17년간 의혹 속에 덮여있던 Kal858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전면재조사에 적극 임해주실 것을 요청드리고자" 면담을 신청한다며 2월내에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관련 공무원과의 공식 면담을 제안했다.

또한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귀당은 1990년 김현희의 특별사면을 발표할 당시 최병렬 공보처 장관이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고, 사건 당시 수사책임자 중 한명인 정형근씨가 귀 당의 국회의원으로 있"다며 "Kal858사건의 조작의혹을 받고 있는 5,6공 세력이 귀 당의 뿌리라고 많은 국민들은 여기고 있기에, Kal858사건은 총선을 앞둔 귀 당의 이미지에도 많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최병렬 대표와 정형근 의원, 이주영 인권위원장과의 면담을 2월 6일 오전 10시 30분에 한나라당사에서 갖자고 신청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지난 연말 귀 당의 설훈 의원께서도 MBC <PD수첩>의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Kal858사건이 '8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고, 노태우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깊숙이 관여한 사건으로 많은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며 조순형 대표와 설훈 의원 및 관련 당직자들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특히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귀 당의 권영길 대표께서는 사건 당시, 김현희가 체포된 바레인에 서울신문의 특파원으로서 활동하셨고, 그동안 Kal858사건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셨던 최규엽 서울 금천구지구당 위원장이 계신 정당"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한 전면재조사에 적극 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장님과의 면담을 기 제출한 공개질의에 대한 대답을 듣고, 사건에 대한 전면재조사를 요청"하고자 한다며 "대국민 신뢰회복과 저희 가족회의 17년간의 고통을 헤아려 주셔서, 저희 면담요청에 응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가족회 차옥정 회장은 "대통령에 탄원서를 제출한 적은 있지만 면담 신청은 처음이다"며 "아직까지 생사조차 확인이 안돼 할말이 많다. 수색이 제대로 안됐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진상 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이야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족회 대표들과 함께 면담에 참여할 '김현희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뿐만 아니라 국정원장, 각당 대표들을 모두 면담신청했다"며 "책임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재조사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해 압박을 가하고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