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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우리 민족의 최우선 과제는 전민족적 차원에서의 자주권 확보’갑신년 새해를 맞아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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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12.31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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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21세기 이른바 ‘세계화시대’에서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 이 시대 우리 민족 앞에 나서는 ‘북핵문제’, ‘미국문제’, ‘남북관계문제’ 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그리고 특히 ‘민족문제’의 해법은 무엇인가?  통일뉴스는 이들 문제들을 거시적 안목에서 바라보고자 김남식 선생과 함께 신년대담을 마련했다. - 편집자 주


대담자 : 김남식(통일뉴스 상임고문) / 이계환(통일뉴스 대표)



□ 이계환 : 이 시대 우리 민족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21세기를 탈이데올로기시대, 지구촌시대 또는 탈민족시대, 즉 이른바 ‘세계화시대’라고 합니다. 세계화시대에서 ‘민족’, ‘민족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남식 : 세계화 주장은 미 제국주의를 비롯한 선진자본주의 열강들의 세계 지배전략적 차원에서 주장되는 하나의 침략성을 띤 정치적 슬로건이라고 볼 수 있다. 본래 인류 역사란 각 민족사의 총체를 말하며 역사는 민족 단위로 발전해 나가기 마련이다.


‘세계화’란 선진자본주의 열강들의 침략성을 띤 정치적 슬로건일 뿐

‘민족’과 ‘민족문제’를 민족 중심이라는 주체적 입장에서 이해해야


따라서 오늘의 세계는 수많은 민족들의 자기 역사 창조의 과정이라고 볼 수가 있으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각 민족은 세계 여러 민족들과의 상호 평등과 호혜의 원칙에서 서로 협력해 나가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세계를 민족 단위의 창조적 세계로 본다면, 우리의 경우도 그러한 시각에서 세계를 봐야 마땅할 것이다. 그를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민족’과 ‘민족문제’를 민족 중심이라는 주체적 입장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민족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공고한 집단을 말하는데 단순한 집단이 아니라 사회역사적으로 형성된 공고한 사회적 집단인 것이다. 이렇게 사회역사적으로 형성된 사람들의 집단인 민족은 자기의 고유한 징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징표란 민족성원에 내재적으로 체질화된 징표, 예컨대 핏줄과 언어 심리적 공통성 등등이 있으며 객관적 조건으로서의 지역의 공통성 그리고 경제생활의 공통성, 문화의 공통성 등을 지적할 수가 있다.


그러나 민족이라고 할 때는 사람의 집단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조건보다도 민족성원의 내재돼 있는 징표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예컨대 핏줄의 공통성, 언어의 공통성이 기본적인 징표라고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징표를 가진 여러 민족들은 일정한 지역에서 다른 민족에게 동화되지 않고 종속되지 않으면서 주체성을 견지해 가면서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서 부단한 노력과 창조적 활동을 통해 민족사를 발전시켜 가고 있다.


따라서 각 민족들은 이러한 징표와 함께 다른 민족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민족성을 가지기 마련이며 개성 있는 역사발전을 해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 민족을 2000개로 보고 있으며 그러한 민족들은 약 200개라는 국가를 형성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는 단일민족으로서 다른 민족에 동화되지 않고 반만년의 긴 역사를 이어져 오고 있으며, 또한 장구한 기간 단일국가로 되어 왔기 때문에 어느 나라 민족들보다도 개성적이며 독특한 우수한 민족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반만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우리 민족사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결코 순탄한 길만을 걸어 온 것은 아니다. 항상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으며 그러한 침략을 막아내는 피어린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조상들이 대대로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하여 막중하고 고귀한 희생을 치러야만 했던 역사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과 외세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우리 민족사를 정리한다면?


■ 고조선 말기에는 대륙의 한나라 침략에 대한 투쟁, 고구려시대에는 4차에 걸친 수나라 공격을 구축해야만 했고 당나라와의 투쟁을 전개해야만 했다. 고려시대에는 수차에 걸치는 거란의 침입과 몽골 그리고 원나라 침략자들과 싸워야만 했고 조선시대에는 여진족의 침입을 막아야만 했고 그리고 수년간에 걸치는 일본 침략자들과의 싸움(임진왜란) 또한 청나라와의 싸움(병자호란)을 전개해야만 했다.


19세기에 들어서서는 서양 침략자들과의 피어린 투쟁을 전개했으며 끝내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강점당하고 굴욕적인 식민지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후에는 미국 주도하의 소련과의 정치적 흥정으로 민족분단을 강제 당했으며 오늘날 남한의 경우 한미군사동맹 체제하의 군사적 지배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반만년 역사는 근세이전에는 대륙세력으로부터 그 이후에는 해양세력으로부터 침략과 지배를 강요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또는 민족의 자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거족적인 투쟁을 전개했으며 그리하여 세계 어느 민족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고귀한 희생을 치렀다고 볼 수가 있다.


우리 민족의 생활의 공간이며 터전인 삼천리 금수강산 어디를 가나 우리 조상들이 민족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싸운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는데 이는 세계 민족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피어린 역사의 흔적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민족사 발전의 흐름 속에서 그리고 우리 민족이 처해 있는 오늘의 현실적 상황 속에서 민족 앞에 제기되는 민족적 과제가 무엇이냐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민족의 자주권 확보이며 강제된 민족분단을 극복하고 우리 민족이 주체가 되어 주인이라는 입장에서 우리 민족사를 자유로운 창조활동을 통해 특성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로 민족적 요구이며 과제가 되는 것이다.


□ 민족 정체성의 역사라고 할 민족사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은 우리가 당연히 우리 민족사의 한 부분이라고 여기고 있는 고구려를 중국사에 편입시키고자 하고 있습니다.


■ 중국에서는 2003년은 고구려의 첫 수도인 동북 환인의 졸본에서 집안의 국내성으로 천도한지 2000년이 된다 하여 그와 관련한 여러 가지 행사들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중국정부와 역사학계에서 고구려 또는 그후의 발해가 중국의 변방 소수민족의 역사라는 것이며 따라서 고구려와 발해는 당연히 중국역사에 속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은 우리 민족사에 대한 ‘파렴치한 도전’


이는 분명히 우리의 존엄 있는 민족사에 대한 무례하고 파렴치한 도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일본이 식민지시대의 역사를 미화, 왜곡한 것과 함께 중국의 우리 민족사에 대한 대국주의적이며 패권적 민족사관에 대해 이를 묵과해선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남한에서는 우리 민족의 형성과 발전에 관해 통설이라고 할만한 학설이 정립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남한에는 학설이 정립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북한의 경우 주체적 민족사관에 입각해 고조선-고구려사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북한에서는 1993년 10월 단군릉 발굴과 그후 단군릉 건립과 함께 대동강 유역을 비롯한 전지역에서의 고대 유적 발굴사업을 실시하여 우리 민족의 발상지가 평양 일대라는 것, 그리고 최초의 계급국가라고 할 수 있는 단군을 원시조로 하는 고조선 국가의 건국문제 등을 주체적 관점에서 이론적으로 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단군을 원시조로 한 우리 민족의 고대국가 건립은 중국의 고대국가인 주나라는 물론 요.순시대보다 앞선 것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고고학적인 뒷받침에 의한 우리 민족의 발상과 형성 그리고 국가건립에 대한 과학적 이론의 정립은 앞서 지적한 중국의 패권적 민족사관에 의한 고구려와 발해사에 대한 도전을 확실하게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 이론과 실증적 근거가 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다.


북한이 이러한 민족의 뿌리를 찾고 우리 민족사를 새롭게 정립하게 된 것은 북한체제의 특성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체적 민족사관에 입각한 원대한 구상과 그의 결심에 의한 것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 그러면 21세기 세계질서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요?


■ 과학문명이 발달한 오늘의 21세기는 기술과 정보화시대로서 각 나라 각 민족들은 서로 가까와지고 있다. 그리고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등 모든 분야가 서로 연관된 속에서 또한 각 민족간의 이해관계가 서로 연결된 속에서 각 민족들이 발전해 가고 있다.


그리고 변화와 발전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모든 민족국가와 민족들은 이렇게 급격히 변화해 가고 있는 객관적 현실을 매우 중요시하면서 그를 주체적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우리 민족도 이러한 객관적인 현실과 여건을 우리 민족의 요구와 이해관계에 기초하여 그를 바르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변화하는 오늘의 세계는, 첫째 경제의 블록화 현상, 둘째 세계화와 반세계화의 문제, 셋째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패권전략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 먼저, 세계질서의 변화에 있어서 경제의 블록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앞으로의 21세기 전반기까지는 ‘3+2’라는 경제질서가 형성될 전망이다. 3대 경제블록이라고 할 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캐나다와 멕시코 등의 나프타(NAFTA), 그리고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태리를 중심으로 한 EU(유럽연합), 또한 중국과 아시안 10개국과의 자유경제협정을 통한 경제블록, 다시 말해서 미국 경제권, EU경제권, 중화경제권을 지적할 수가 있다.


이러한 경제블록과는 관계없이 러시아와 일본이라는 독립된 경제가 러시아의 자원과 기초과학 그리고 일본의 기술과 자본 등이 서로 협력해 나가는 방향으로 두 나라가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측할 때 앞서 지적한 3+2라는 공식이 나온다. 이러한 기본적인 3+2라는 경제질서와 더불어 인도 그리고 브라질이 그 뒤를 따를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일부 경제발전의 예측과 전망들에서는 중국의 경제가 십수년 내에 일본 경제를 앞서고 21세기 전반기에 미국 경제를 훨씬 앞설 것이라는 예측들을 한다. 이처럼 21세기 전반기 세계경제질서가 3+2로 지향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할 때 우리 민족은 이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객관적인 경제 조건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근래 당국과 경제학계에서는 한.중.일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경제적 번영을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향설정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우리는 새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보다는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한 단일 민족경제의 기초를 구축하는 것이 선차적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 두 번째로, 세계화와 반세계화와의 문제란?


■ 세계화라는 것은 한 마디로 말해서 ‘미국화’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식 시장경제와 미국식 민주주의를 전지구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것이 이른바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세계화는 선진자본주의 나라들도 동조는 하면서도 구라파의 경우 자기들의 EU 경제블럭을 더욱 중요시하며 이를 통해 미국의 일방주의적 세계화에 제동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미국의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달러화에 대응하여 독자적인 유로화를 사용하면서 그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21세기 세계는 ‘3+2’ 경제블록화, 세계화와 반세계화의 문제, 미국의 일방주의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


오늘날 세계화의 기본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다자간 협약인 WTO(세계무역기구)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한 마디로 말해서 각 민족국가들의 무역장벽을 허물어뜨려 완전개방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세계화의 또다른 수단과 방법으로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등을 통해 달러화 자본이 주로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아무런 제약없이 자유롭게 침투될 수 있도록, 다시 말해서 초국적 자본이 자유롭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그 나라의 경제의 명맥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국의 세계화 전략은 개발도상국 또는 경제가 뒤떨어진 나라들로서는 자본주의 경제의 정글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경쟁력 측면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 자본주의나라들에 당할 수가 없으며 끝내는 그들에게 지배당하고 마는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 인구의 20%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며 80%가 몰락과 종속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 타당성을 갖는다.


이러한 미국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 그간 수년간 그를 반대하는 반세계화 운동이 세계적 규모에서 강력히 전개돼 왔으며 2003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서는 거센 반세계화운동에 밀려 공동합의문조차 채택될 수가 없었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반세계화운동이 점차 세계적 규모에서 거대한 저항세력으로 발전하게 되자 세계화에 동조하는 일부 선진 자본주의나라들은 WTO라는 다자간 협약과는 별도로 쌍무적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마르크스 이론에 의해 ‘세계 노동자들은 단결하라’는 구호하에 노동자들이 세계적 규모에서 반자본투쟁을 전개한 바 있는데 오늘날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에 반대하기 위해 각국의 노동자 농민뿐만 아니라 지식인 또는 양심적인 민족자본가까지도 합류하여 반세계화 연대가 세계적 규모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미국의 세계화 전략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세계화라는 객관적 환경은 우리의 독자적인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크나큰 도전으로 볼 수가 있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세 번째로 지적하신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패권전략이 어떻게 나타날까요?


■ 미국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자기 주도의 세계화를 추진시키면서 거기에 순종하지 않는 자주적인 일부 나라들을 이른바 ‘적대국가’ 또는 ‘불량국가’ 등으로 규정하고 그를 군사적 수단을 통해 직접 침략과 군사적 및 경제적 압살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이러한 나라들을 핵선제공격 대상 또는 예방전쟁, 테러지원국, 악의 축 등등을 내세우면서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를 무력으로 강점했다. 이라크의 경우 유엔의 권능과 결의를 무시하면서 또한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열강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세계평화애호 인민들은 물론 미국내에서도 이라크 침략을 반대하는 반전평화운동이 강렬히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영국과 함께 이라크를 무력으로 침략했다.


부시 행정부의 호전분자들은 냉전이 3차전쟁이라면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일방주의적 무력침략을 예방전쟁의 성격을 띤 4차대전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이는 예방전쟁이라는 미명하에 자기들의 비위에 안맞는 또는 이른바 불량국가들은 언제라도 무력개입한다는 논리인 것이다. 예컨대 이라크 강점에서 보여주듯이 대량살상무기가 없는데도 또한 ‘알 카에다’라는 테러단체와의 연계가 없음에도 자기들은 세계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허위정보를 조작하면서까지 침략전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부시행정부는 이러한 예방전쟁이라는 4차대전의 성격에 걸맞게 해외주둔 미군을 재배치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첨단무기로 장비된 신속기동군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핵선제 공격 전략과 연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하여 미국은 남한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한강이남으로의 재배치와 함께 새로운 첨단무기로 재무장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미 추진중에 있는 MD체제 구축을 가속화하는 한편 일본으로 하여금 군사대국화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최근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일본이 제2차대전 뒤 서명한 기장 중요한 공문서는 미일안보조약이고 유엔헌장은 두 번째라고 생각한다”며 일본이 미일군사동맹 관계를 최우선시 해야 한다는 입장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일본과 남한은 군사적으로 미국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에 인륜에 역행하는 침략전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미국의 강요에 의해 파병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형편인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패권적 군사전략 또한 예방전쟁이라는 이른바 제4차대전과 관련하여 남한당국은 비록 종속적인 한미군사동맹 체제하에 있다하더라도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군사지배로부터 하루속히 탈피하여 새로운 평등한 한미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 1980년대 ‘한국사회’의 사회구성체 논쟁과 그에 따른 모순관계가 많이 회자됐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좀더 영역을 확장해서 한반도의 모순구조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 앞서 지적한 대로 우리 민족의 오천년 역사는 다른 민족에 동화 또는 병합되지 않고 자주권을 견지하면서 우리 민족이 역사의 주체가 되어 고유한 생활과 역사를 자유롭게 창조해 나가야 하는 것이 민족발전의 합법칙성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또한 오늘의 세계가 급격히 열강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군사적 패권전략이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고 국제기구를 무시한 채 거리낌없이 감행되고 있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할 때 몇 가지 당면문제들을 우리 민족의 요구와 이익에 맞게 주체적 입장에서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된다고 본다.


한반도의 기본 모순은 ‘우리 민족 대 외세’


이는 우리 민족문제 해결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모순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한반도의 모순구조는 북미간의 적대적(상극) 모순과 남북간의 상용적(相容的) 모순(갈등)이며 남한 자체만 놓고 보면 남한 대 미국과의 민족적 모순관계와 남한내의 계급모순이라고 볼 수가 있다.


이러한 다중적 모순구조를 한마디로 집약한다면 ‘우리 민족 대 외세’와의 모순관계와 민족내부의 비적대적인 모순(갈등)관계라고 규정할 수가 있다. 따라서 ‘우리 민족 대 외세’와의 관계가 기본 모순으로 되며 모순 극복의 순서에 있어서도 기본 모순 해결이 선차적 과제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전제로 하여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해 나가야 된다고 본다.


□ 말씀하신 당면한 문제들을 몇 가지로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북한의 핵문제, 둘째 한미관계 문제, 셋째 세계화 문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북관계 문제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 네 가지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봤으면 합니다. 2003년은 북핵문제가 한반도 정세를 짙게 눌렀습니다. 먼저, 이른바 ‘북핵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발상의 전환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북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적대정책과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자위력 차원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서의 핵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적대정책은 냉전시대 때는 물론이며 냉전이 해체된 90년대를 거쳐 21세기인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일관되게 추구해 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는 공공연하게 북한의 중심부를 비방.중상하면서 북한을 ‘악의 축’ 또한 ‘핵선제 공격 대상’으로 삼고 그 실천을 위해 소형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그리고 부시 행정부는 선대 대통령 시절에 북한과 합의한 조약적 성격을 지닌 북미기본합의서를 백지화하고 그 이행을 파기하면서 일방적으로 북한에게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먼저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핵포기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위한 일괄타결 방식과 그를 위한 동시행동원칙을 제시하고 있으며 미국이 북한에게 완전 핵포기를 요구하는 것과 같이 북한은 미국에게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적대정책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한의 주장에 대해 핵문제 해결에서 북미가 서로 승리한다는 ‘윈-윈’(win-win)의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것으로서 매우 합리성을 띤 주장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


앞으로 6자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회담의 성과 여부는 주로 미국에 달려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북한이 주장하는 일괄타결과 동시이행원칙을 수용한다면 북한은 자주권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미국의 입장을 신축성 있게 수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고 본다. 그것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항일무장투쟁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그 주도세력이 정치권력의 핵심이 되어 분단 후 짧은 역사에서 대국주의와 지배주의라는 외적 압력과 그와 결탁한 내부의 정치세력의 도전을 물리치고 천년이상 내려온 사대굴종주의를 청산하고 민족의 자주권 확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그간 ‘민주기지론’을 강조해 왔는데 이는 그 본질적 내용이 ‘자주의 기지’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이러한 것을 감안할 때 북한은 핵문제 해결에서 민족의 자주권 수호와 견지를 기본 철칙으로 삼고 6자회담에 임하리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오늘날 북한의 자주권에 관해 중국 러시아 일본 또는 미국을 비롯한 구미 여러 나라들이 지난날과 같이 이러저러하게 침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북한의 입장을 전혀 모르는 하나의 망상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북한은 지금과 같이 앞으로도 계속 자주성 문제를 민족의 생명으로 여기고 그를 철저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북한의 민족의 자주적 입장의 견지는 비단 북녘의 우리 민족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남한에 살고 있는 민족, 다시 말해서 남북한 온 민족의 자주권을 견지하는 문제로 연결시켜 보아야 한다. 이는 우리 남북한 민족의 한결같은 요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 당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의 자주성 견지라는 입장에서 회담에 임해야 하며 민족적 차원에서의 비자주적 입장과 주장들은 특별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 두 번째로, 한미관계 문제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 우리는 한미관계 문제를 역사적 시각에서 파악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휴전 후 한미군사동맹 체제가 새롭게 형성이 되었는데 이는 한미관계라는 큰 틀에서의 군사적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미국은 자기 나라의 남북전쟁이라는 내전으로 인해 서구 제국주의자들에 비해 뒤늦게 아시아에 대한 식민지정책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침략에 주력했으며 그대신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영국과 더불어 적극 지지하고 그를 뒷받침했다고 볼 수가 있다.


2차대전 중 카이로에서 있었던 미.영.중 정상회담에서 루즈벨트 미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조선문제 처리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이는 한 마디로 말해서 조선은 일제식민지하에 있었기 때문에 자주독립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 신탁통치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그러한 합의가 몇 차례의 연합국 정상회담에서 거론이 있었고 1945년 12월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미국은 10년간 신탁통치를 주장했으며 소련은 5년을 주장하고 부족하면 다시 5년 연장한다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  


그후 동서냉전이 본격화됨으로 하여 미국은 이미 확보한 남한지역에 대한 지배정책을 본격적으로 실시했으며 그것이 오늘의 반세기를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한미관계는 미국이 19세기 후반부터 추구해온 한반도에 대한 지배정책의 실현과정의 결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한반도의 지배정책은 100년 전부터 구상되고 실현해 온 것이며 따라서 오늘의 한미관계는 이러한 역사 속에서 고찰되어야 한다.


북미간 적대관계 해소가 한미간 평등관계 여건 조성할 것


해방 후 역대정권은 이씨왕조가 명나라와의 관계에서 사대입국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명나라(명나라가 멸망한 이후부터는 청나라)와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미관계를 정권안보와 나라발전의 근간으로 보고 한미관계 강화에 일차적 관심을 경주해 왔다.


그리하여 노무현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처럼 한미관계가 성숙(평등)관계가 아니라 불평등 및 종속관계로 발전해 온 것이다. 이렇게 종속적 입장에서 발전해온 한미관계는 군사 분야는 물론이고 정치 경제 외교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미국의 영향 하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민족의 주체성과 민족성은 사실상 상실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주국방 문제, 다시 말해서 우리의 안보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주장 또한 성숙(평등)된 한미관계로의 재정립,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주도적 해결 등등 역대 정권에서 들어볼 수 없는 발언들을 하고 있는데 이는 종속된 한미관계에서 그를 벗어나고자 하는 주체적 입장의 표명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한미관계는 역사적으로나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뿌리 깊게 강화.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그러한 주종관계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6.15공동선언 실천과정에서 남한 민중들의 민족자주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하에서 지금의 한미관계의 부분적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인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다. 미국은 결코 우리의 역사발전에서 우리 민족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대신해서 해결해 줄 수는 없으며 우리의 민족적 요구와 이해관계는 우리 민족이 주체가 되어 자주적 입장에서 해결하고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특히 우리 민족의 요망인 민족의 통일문제에 있어서 미국은 통일보다는 분단고정화 또는 북한에 대한 무력침공과 체제변화 및 전복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으며 6.15공동선언의 이행을 내심 반대하는 입장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할 때 한미관계에 대한 평등하고 상호 호혜적 입장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앞서 지적한 대로 ‘남한 대 미국’과의 모순관계를 극복하고 불철저한 자주권을 제대로 확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북미간에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지면 한미관계가 평등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고 볼 수 있다.


앞에서도 세계화 문제가 많이 나왔습니다. 세 번째로, 남한에서의 세계화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남한에서의 세계화 문제는 김영삼 정권 때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특히 김대중 정부 때 절정에 달했다. 앞서 지적한 대로 미국이 주장하는 세계화는 미국화를 의미하며 미국식 시장경제와 미국식 민주주의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세계화 정책은 김대중 정부인 IMF체제 하에서 무제한적으로 수용하게 되었으며 그리하여 이른바 독선적 민족주의를 반대하며 세계주의를 지향한다는 ‘제2건국의 이념’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세계화가 요구하는 이른바 경제개방과 무역장벽의 해체, 그리고 초국적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우리나라 경제를 미국 일본 최근에는 중국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예속경제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미국의 경제동향에 남한경제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국내에 투자한 외국자본의 영향하에 주식시장은 널뛰기 장세로 전락되고,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중요 산업시설들과 금융기관들이 외국기업에 매각되었으며 중소기업의 몰락과 실업률 증가 그리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명분 하에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당하고 있다.


빈부격차는 날로 심화되고 가계대출이 약 500조에 육박하고 있으며 가구당 빚도 3천만 원이 넘은 형편이다. 신용불량자 약 4백만 명이며 특히 청년실업과 청년신용불량자 수가 절대적으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공장기업체의 중국 등 제3국으로의 이전은 산업공동화 현상을 가져오게 하고 그에 따라 실업률이 계속 높아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정부는 재벌기업과 다국적 기업 위주의 정책을 추구함으로서 노사관계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없으며 점점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농수산물에 대한 무제한적 개방으로 인해 우리나라 농어업이 사실상 파산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경제의 무원칙한 개방화정책은 빈곤층의 증가를 가져오게 하고 배금주의가 사회전체에 만연됨으로서 각종 사회병리현상 특히 반인륜적인 범죄들, 예컨대 살인, 강도, 존속살인, 인신매매, 성매매, 자기 신체의 일부인 장기매매, 그리고 가정파괴, 가족동반자살, 마약중독, 도박중독, 정신질환, 어린이 유괴 등의 범죄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모든 사회병리 현상들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으나 주로 미국의 세계화정책을 원칙 없이 비자주적으로 수용한데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각종 병리현상은 미국사회의 축소판이라는 평이 있으며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신자유주의를 모델로 하고 있는 미국사회가 각종 범죄의 원조(元祖)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 체제와 다른 나라들에게 인권문제를 운운하고 있는데 이는 후안무치하고 가소로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남한사회의 여러 가지 불합리하고 모순된 현상들은 재벌과 다국적 기업 또는 있는자 위주의 정책을 추구하는 한 결코 치유될 수 없으며 미국이 강요하는 세계화정책을 반대하고 우리의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경제발전 모델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민족경제의 기초를 하루속히 구축하고 그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의 일대 전환을 가져와야만 되는 것이다.


□ 네 번째로 남북관계 문제는?


■ 6.15공동선언후 남북관계는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에서 견지해 나가야 할 강령적 지침은 바로 6.15공동선언이라고 볼 수가 있다. 6.15공동선언은 민족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 맵’(road map)이며 21세기 초에 결실을 가져오게 하는 강령적인 지침이다. 그러므로 역사적 과제인 민족문제를 6.15공동선언 첫머리에서 천명한 것처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완성시켜 나가야 한다.


6.15공동선언은 민족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 맵’


한편, 북미관계에서 조성된 북한의 핵문제는 6.15공동선언과는 직접적으로 무관한 것이며 따라서 6.15공동선언 실천에 있어서 북한의 핵문제를 억지로 연결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간의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의 핵문제를 거론한 바 있는데 앞으로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의 핵문제를 다시 거론할 경우 남북이 어떻게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토의해야만 한다.


그러나 남북장관급회담에서는 핵문제와는 관계없이 6.15공동선언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천할 것인가에 관해서 토의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을 했는데 우리는 이에 관해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6.15공동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는 남북한 우리 민족에 대한 평가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세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6.15공동선언 실천을 항상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 분명하다.


우선 남북관계에서는 빠른 시일내에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의 연결과 개성공단 시범단지 조성을 완성시켜야 하며, 금강산육로관광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 그리고 민간교류는 지금보다도 한층 폭넓게 추진됨으로서 남북한 우리는 하나의 민족임을 재확인하고 이를 세계에 과시해야할 것이다.


□ 이러한 네 가지 당면 문제들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에 앞서는 기본 과제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민족 앞에 나서는 최우선 과제와 그 해결 방법은?


■ 이상과 같이 반만년을 이어온 우리 민족사를 되돌아보면서 오늘날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살펴볼 때 무엇보다도 전민족적 차원에서의 자주권 확보가 우선적 과제임을 알 수가 있다.


민족의 존재와 발전을 뒷받침하는 것은 다름아닌 민족의 자주성인 것이다. 따라서 민족의 자주성은 민족의 생명이라고 볼 수가 있다. 역으로 말한다면 자주성을 상실한 민족은 생명력 없는 죽은 민족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결단코 자주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불철저한 자주권을 분명하게 확보해야만 하는 것이다. 2000년 6월에 발표된 6.15공동선언은 그 내용과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민족의 자주의 길을 밝혀준 강령적 지침이라고 볼 수가 있다. 6.15공동선언에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민족문제 해결에 있어서 민족대단결을 바탕으로 한 민족공조를 최우선시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북정책에 있어서 남측에서는 한미일 3자공조를 통해 추진되었는데 이는 냉전시대의 한미일 3각체제의 연장선으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3자공조에서 민족공조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북한 우리 민족의 공동의 요구와 이해관계가 있는 분야부터 민족공조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예컨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문제, 독도영유권문제, 일본의 교과서 왜곡문제, 일본군사대국화에 대한 공동대응문제, 올림픽참가 문제와 같이 기타 국제사회에서 전개되는 각종 행사에 남북이 공동으로 진출하는 문제 등등 의지만 있다면 민족공조의 분야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기 마련인 것이다.


그런데 민족공조를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로서의 통일기구를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 6.15공동선언의 이행과 관련해 다음 단계는 통일기구 구성이란 얘기가 있습니다. 이때 통일기구는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운영돼야 할까요?


■ 이 통일기구는 남북 동수로 구성하되 그 운영에 있어서 초기 단계에는 비정치적인 사안으로부터 출발하여 점진적으로 정치문제로 접근하면 될 것이다. 이러한 통일기구는 민간 차원의 남북간 연대기구를 먼저 구성하고 그를 바탕으로 남북의 당국까지 포함시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러한 통일기구가 출범하게 되고 민족공조가 활발해지면 우리는 둘이 아니라 하나의 민족이며 하나의 국가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이 되고 조국애와 민족애가 자연스럽게 우러나올 것이 분명하다.


한반도 중립화문제도 나오고 있습니다. 


■ 우리 민족은 지리적으로 주변열강들의 포위속에 있으며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그들 나라들과의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등 이러저러한 이해관계가 중첩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민족의 주체성과 민족성을 견지해 나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외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 한반도의 중립화는 민족자주 원칙과 강력한 자위력이 전제돼야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할 때 하루속히 민족의 통일위업을 달성하고 주변 열강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서 말하는 중립성은 민족자주의 원칙이 견지되고 그 원칙의 견지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자위력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 2003년에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6자회담의 연장으로서 다자간 안보 틀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우리 민족의 통일과 통일된 한반도의 중립화를 향한 방향으로 접근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안보분야에 있어서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틀에서 벗어나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및 아시아 지역에 대한 안보를 위해 다자간 협의체의 새로운 안보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새로운 안보기구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이 기초가 되어 그를 발전시켜 나가면 될 것으로 보여진다. 6자회담은 중국이 주선하여 북미가 중심이 되어 열리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러한 6자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 6자회담을 동북아 및 아시아지역에 대한 안보의 다자협의체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보여진다.


오늘날 6자회담에 대해 중국측은 그의 정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일본 남한 러시아까지도 그를 바라는 입장이다. 미국은 미일군사동맹을 기본 축으로 그리고 한미군사동맹을 보조축으로 하여 동북아 및 아시아 안보를 지금과 같이 미국 주도하에 미국이 바라는 방향으로 추진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6자회담을 새로운 안보질서의 다자협의 기구로 발전시키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으며 만약 그렇게 되면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안보질서가 사실상 무의미한 것으로 되는 것이다.


그간 일본과 러시아간에 그리고 북한과 일본간의 정상회담에서는 동북아시아 및 아시아지역에 대한 새로운 안보 틀을 구성해야 한다는데 합의한 바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북미간에 적대관계가 청산되고 또한 북일관계가 정상화된 조건에서 6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다자 안보 틀이 형성되는 것이다.


□ 얘기를 좀 바꿔서 남한의 정치 상황을 살펴봤으면 합니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모를 중심으로 한 청년대중들 앞에서 ‘시민혁명’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현시기 시대정신과 결부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우리 민족사가 자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민족주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반자주화 세력과의 투쟁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의 ‘시민혁명’ 발언은 주로 정치개혁을 염두에 둔 호소라고 볼 수가 있다.


다시 말해서 그간에 주장해 온 깨끗한 정치, 밝은 정치, 지역주의 타파,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정치 패러다임 모색 등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해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정치개혁은 낡은 틀을 청산하고 새로운 틀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인데 여기서의 낡은 틀이란 구시대의 인물과 제도라고 볼 수가 있다. 이러한 구시대의 인물들을 보수세력, 사대적 냉전수구세력, 반통일세력 심지어 반민족세력, ‘인간쓰레기’ 등으로 지칭들을 한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이러한 세력들은 한반도의 모순구조에서 산생된 기득권세력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득권세력은 한반도의 모순구조가 계속 지속되는 것을 바라고 있으며 그 극복을 극력 반대하는 입장이다.


기득권세력들은 의존적이며 종속적인 한미관계에서 성숙된 평등한 관계로 재정립하는 것, 또한 통일의 강령적 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6.15공동선언과 그 이행 그리고 남북간의 관계를 개선하고 통일지향적인 모든 정책들을 한사코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무현 대통령이 시민혁명을 주장한 것은 이러한 기득권 세력의 인적 청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시민혁명 발언에 대해 특정정당을 의식한 사전선거운동으로 비난을 하고 있는데 그보다는 다른 차원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가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오늘의 정치와 사회는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모든 요소들을 청산하면서 새 시대에 걸맞는 정치권력과 사회제도들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것을 실현코자 하는 마음으로 청년들 앞에서 시민혁명을 주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떠한 특정 정파를 의식한 발언보다도 한 차원 높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발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호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노 대통령의 ‘시민혁명’ 주장은 120년전 갑신정변의 역사적 과오 되풀이 말아야


노무현 대통령의 시민혁명의 호소가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인 개화파가 주동이 되어 갑신정변에서 추구했던 ‘정치개혁’과 ‘위로부터의 개혁’ 그리고 ‘갑신년’이라는 공통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러한 시민혁명 주장이 갑신정변에서 실패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었던 역사적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그러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앞서 지적한 대로 한반도의 모순구조는 다중적으로 결합되어 있는데 한미동맹 관계의 재정립, 미국의 세계화의 무원칙한 수용 반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주체적 해결, 6.15공동선언의 실천 등은 이러한 다중적 모순구조를 극복하는 기본적인 과제인 동시에 또한 그의 과정이라고 볼 수가 있다.


□ 이 시대는 6.15공동선언의 시대입니다. 끝으로, 6.15 공동선언 시대에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를 하신다면.


■ 6.15공동선언 후 발빠르게 전개해 온 통일운동은 바로 한반도 모순구조를 극복하고 민족자주의 길을 향하는 운동이라고 볼 수가 있으며 또한 분단이라는 모순구조 속에서 형성된 기득권 세력에 대한 크나큰 타격을 안겨주는 것으로 되는 것이다.


그런데 6.15공동선언 실천을 통한 민족자주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비자주적인 것으로부터 자주적인 것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새로운 질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모든 사물과 현상이 그러하듯이 질적 변화에는 그에 따르는 진통을 겪기 마련이다. 예컨대 산모의 진통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진통은 반드시 극복이 되고 또한 극복해 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질적 변화는 낡은 것이 청산되고 새것이 성장하는 것으로 볼 수가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남한사회의 사대적 냉전수구세력, 비자주세력은 새로운 자주세력에 의해 청산되고 교체되기 마련이다. 오늘날 정치권에서 물갈이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은 이와 같은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통일운동의 단체와 조직들 그리고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의 특색 있는 방식으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추진시키고 있는 개별적이며 각개각층의 민중들은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민족적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과거를 불문하고 서로 단합하고 서로 도와가며 단결을 이룩하고 계속해서 외연적 확대를 통한 통일역량을 강화.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본다.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이 옳다는 확신을 가질 때 어떠한 곤경 속에서도 낙관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 민족 성원 모두가 6.15공동선언 실천을 통한 민족자주의 길을 열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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