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낮 12시 전두환 전 대통령 집 부근에서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무슨 죄가 있냐? 내 남편이 무슨 죄가 있냐? 그땐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다 돈벌려고 외국 갔었는데, 왜! 왜! 하필 우리 남편이냐? 내 남편 내놓아라! 나는 아직도 꿈에도 못 잊는다. 내가 17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아느냐? 애처롭고 애처롭다. 내 남편 내놓아라!"

KAL858기 사건의 피해자 김용진씨의 부인 이수옥 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 집을 향해 남편을 내놓으라고 통곡했다.

19일 금요일 낮 12시 `KAL858기 가족회`(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가족회와 대책위가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하게 될 금요집회의 첫 행사로 진행된 것이다.

▶피해자 김용진씨의 부인 이수옥씨는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흘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대책위 신성국 부집행위원장은 "전두환 대통령 집권 말기에 발생한 KAL858기 사건은 처음부터 조사와 수사 모든 것이 허위였고 의문 투성이다"라며 "그 당시 정권의 최고 책임자에게도 그 책임이 있고 진상규명의 열쇠를 정확하게 다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의혹의 호적등본.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대책위는 기자회견장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전재산(?) 29만원을 현상금으로 걸고 김현희를 공개 수배하는 수배전단지를 가져와 참가자들과 기자들에게 나눠줬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서 "가짜 폭파범 김현희의 도주 행각은 사건 진상이 낱낱이 밝혀질 전망이 보이자,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 김현희를 빼돌린 것"이라며 김현희의 공개를 촉구했다.

가족회 차옥정 회장은 "사건이 발생하고 17년이 흘렀는데 우리 가족들이 의혹을 제기할 때 안기부와 정부는 거기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다만 김현희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만 되풀이한다"면서 "그러면 김현희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는데 그렇게 해주지도 않는다"며 정부를 규탄했다.

신성국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가족회 피해자 한 사람의 호적등본에 명시된 사망 사유가 바뀐 것을 새로운 의혹으로 제기하기도 했는데 "당시 88년 1월 16일은 교통부 장관이 `폭파`로 사망했다고 신고를 해놓고 97년 12월 29일에는 이를 `추락`사고로 정정했다"면서 "이것은 사건이 순전히 조작됐다는 증거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사건은 115명의 희생자만의 죽은 사건이 아니라 바로 가족들 모두가 육신은 살아 있지만 이들의 삶은 그때 정지됐다"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가족들을 인권조차 무시하고 국민으로서 권리조차 박탈했다"고 전하고 가족들에 대한 인권 유린 실태를 꼬집었다.

▶비행기가 눈송이처럼 산산조각 났다는 국정원을 비난하는 퍼포먼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대책위는 "김현희가 장치한 폭발불에 의해 비행기가 눈송이처럼 산산조각 나버렸다는 안기부의 허위 조작 음모를 비난"한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장 주변에 눈송이 스프레이를 뿌렸다.

끝으로 대책위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자택에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들이 바리케이트를 이용, 저지해 대책위는 경찰에게 대신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하고 경찰들에게 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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