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면 구소련과 맞먹는 수준/전형적 3단계 추진… 첩보용 추정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주장에 대해 국내의 전문가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감춰져 있던 북의 위성·로켓 기술력이 세계 10위권에 들만큼 엄청난 수준까지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주장한 위성 발사 궤도를 분석한 한국항공우주연구소(항우연)관계자는 “발사각이나 단분리 시점 등을 고려할 때 전형적인 3단로켓”이라고 밝혔다.
또 위성의 타원궤도로 미뤄보아 발사 위성이 첩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이라고 추정했다.

3단로켓은 로켓 중 가장 발달한 형태. 북한이 소리 소문 없이 이런 로켓을 개발했다면 과거 구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발사 못지 않은 과학기술적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3단로켓 중 1, 2단은 비교적 느린 속도로 대기권 내에서 발사.분리되며 마지막 3단이 인공위성과 함께 지구 중력권 밖으로 탈출된다. 세계 최고의 로켓으로 알려진 미국의 델타로켓 역시 3단로켓이다.

항우연 유장수 박사는 “1단로켓이 동해상에, 2단로켓이 태평양상에 떨어졌다고 가정하면 당초 대포동1호는 미사일이 아니라 정확히 위성발사 로켓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이 발사체에 대한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1, 2단 부분이 초속 3.5㎞정도로 날다가 3단에서 지구탈출속도인 7.8㎞를 넘긴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추정이라면 이 로켓은 최소 길이 25m 이상, 지름 2m를 넘는 대형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이 정도 로켓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도 개발할 만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봐야 한다. 80년대 이미 이같은 ICBM개발 능력을 갖춘 일본이 수년전 자국 최초 위성로켓(H로켓)발사에서 실패했다는 사실은 북한의 로켓 기술이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 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현재 우주에 로켓을 쏘아올릴 수 있는 나라는 미국·러시아·유럽연합 일부국가·인도 등을 포함해 두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위성발사를 밝히면서 내세우는 발사단계·수치 등은 상당한 신빙성이 있지만 실제보다 과장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위성이 길이 1m내의 소형 과학실험용이라면 그리 고난도가 아니어서 1년정도의 집중투자로도 개발할 수 있다는 것.
아직 발사 위성의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위성발사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대형은 아닌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중앙일보 199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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