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냉전체제 최후의 전선중 하나를 무너뜨리는 중요한 조치이며 이산가족들이 얼싸안고 눈물 흘리는 장면은 한반도의 통일을 향해 진전을 이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8일 평가했다.

이 잡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6월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직접적 결과이나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외교공세 목적에 대해 비판적인 관측통들은 그가 진정으로 정부의 개혁에 관심이 있든 아니면 단순히 이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든 상당한 대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잡지는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판문점 연락사무소가 다시 개설됐고 내달중 경의선 연결 공사가 시작되며 북한의 전력난 해소를 돕기 위한 전력공급선 연결이 추진될 전망이고 한국기업들의 대북 투자가 촉진되는 등 지금까지는 김 위원장에게 모든 일이 잘 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료급 회담을 계속해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서울 방문이 진전의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고 시사했으며 여기서 `진전`이라는 말은 외국의 양보를 뜻하는 것이라고 잡지는 분석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이 문제를 한국인들과 같은 시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북한 경제의 붕괴는 한국 경제를 유린하겠지만 세계 경제에는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주지 않으며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지만 한국에게는 군사적 위협이 증대되지 않는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것은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제외하는 것이며 이는 더 많은 국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때문이라고 잡지는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는 미국이 위성을 대신 발사해 주면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가 최근 한국 언론사 사장단을 만나서는 그 말이 농담이었다고 하는 등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잡지는 지적하고, 따라서 한반도 외부의 국가들은 아직도 북한이 더 많은 진전을 이룩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한은 관계 회복이 아니라 관계 재창조라는 막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미 많은 진전을 이룩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하고 그러나 김 위원장은 자신의 국가가 위험한 깡패국가라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서는 개방 노력이 진지한 것임을 세계를 상대로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 (200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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