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조선일보 정동별관 앞에서 열린 정지환 기자의 `안티조선 길거리 특강`에서는
 KAL858기 사건의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조선일보는 KAL858기 피해 가족의 가슴에 두 번 못을 박았다."

26일 정오 서울 조선일보 정동별관 앞에서 열린 `안티조선 길거리 특강`에서 정지환 시민의신문 기자는 KAL858기 사건과 관련한 조선일보의 `죄행`을 단죄했다.

조선일보 편집국이 자리한 정동별관 앞에서는 전국언론노조가 주최한 `스포츠조선 노조탄압 분쇄 및 인권유린 규탄` 1인 시위와 농성이 20일째 진행되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정지환 기자의 길거리 특강이 마련된 것.

월간조선, 김정일 답방 저지 위해  KAL858기 가족 인터뷰

정지환 기자는 "최근 KAL858기 사건 관련 언론보도를 추적하면서 월간조선이 피해 가족들을 위한 순수한 뜻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이 사건을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맨 먼저 다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월간조선은 2000년 10월호를 통해 `KAL 858기 폭파사건 가족회 사람들 이야기`를 심층보도했고 그 소제목의 하나는 `김정일은 서울 답방 전 사과부터 하라`였다.

정 기자는 6.15공동선언 이후 형성된 민족화해 분위기와 김정일의 2차답방을 저지하고자 월간조선이 KAL858기 사건 피해 가족들의 입을 빌렸다는 것이며, "진상규명을 해달라"는 가족들의 뜻은 결국 월간조선의 이같은 의도에 "속았다"는 것이다.

정 기자는 김현희와 함께 이 사건의 주범으로 발표된 김승일의 죽음에 대한 의문점등 KAL858기 사건 관련 의혹들을 조목조목 제기하며 이제서야 진상규명이 본격화된 데 대해 수지킴 사건의 예를 들어 언론인들의 책임을 물었다.

▶정지환 기자(왼쪽)는 여러 의혹들을 제기하며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를 비판했으며,
차옥정 회장(오른쪽)도 진상규명을 호소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이 자리에 초청된 차옥정 `KAL858기 진상규명 가족회` 회장은 지난 16년간 정부측으로부터 당한 고통을 얘기하며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인간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죽은 사람은 지금도 눈 못 감고 구천을 헤맬 것이고 가족들은 지은 죄없이 심한 벌을 받고 있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차옥정 회장은 "아직도 어디에서 비행기가 떨어졌는지도 잘 모르고 의혹스럽지 않은 게 하나도 없다"며 "처음에는 우리가 기만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우리 국민이 다 속은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호소했다.

차 회장은 오는 29일 오전 11시 양재동 `시민의 숲`에 자리한 위령탑 앞에서 16주기 추모행사가 열린다며 관심과 참여를 부탁하기도 했다.

월간조선 조갑제 기자의 `이상한 특종`

조선일보의 계열사인 월간조선의 KAL858기 사건에 대한 관심은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월간조선 조갑제 기자는 1988년 1월 15일 사건조사 결과발표가 있자마자 발간된 1988년 2월호에 `KAL기(機) 폭파범 김현희(金賢姬), 체포에서 자백까지`라는 기사를 썼으며, 1989년 5월호부터 7월호까지 3회에 걸쳐 `김현희는 말한다-5백일에 걸친 김현희(金賢姬) 증언의 최초공개`를 `특종` 보도했다.

월간조선과 조갑제 기자는 당시 안기부의 보호를 받고 있던 김현희를 4일간 `특별히 만날 기회`를 잡아 `특종` 기사를 쓴 유일한 언론매체이자 기자인 셈이다. 다른 언론매체나 기자가 김현희에게 접근하려고 해도 할 수 없었던데 비해 일종의 특혜를 받아 쓴 `이상한 특종`인 셈이다.

이후 조갑제 기자는 1990년 6월 이 내용을 기초로 『김현희의 하느님』이라는 단행본을 고시계(발행인 김상철)에서 출간했으며, 일본에서도 동시에 『김현희는 말한다』는 제목으로 출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조선 김성동 기자의 `특별한 관심`

이후 월간조선은 앞서 정지환 기자가 제기했듯이 역시 아무도 관심을 돌리지 않던 때인 2000년 10월에 김성동 기자가 `KAL 858기 폭파사건 가족회 사람들 이야기`를 심층보도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한을 반대했으며, 2001년 3월호에 역시 김성동 기자가 `대한항공 폭파 사건 희생자 가족들, 金正日 체포 요구`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KAL858기 가족회 회원들이 같은 해 2월 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폭발물에 의한 살인 등의 혐의로 고소한 내용을 다룬 기사다.

이런 KAL858기 사건과 월간조선의 `특별한` 인연은 이후에도 이어져 2001년 10월에 연합뉴스가 발간하는 월간지 내외저널에 현준희씨가 `김현희 KAL기 사건 조작의혹`이라는 제목으로 12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인터뷰 기사가 실리자 월간조선 김성동 기자는 2001년 11월호에 `상식의 눈으로 보면 진실이 보인다`는 반박기사를 썼다. 여기서는 특별히 김현희의 귀모양을 둘러싼 구체적인 공방이 진행되기도 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관련기사] KAL 858기 사건, `진실 공방 2라운드`

이에 대해 다시 가족회의 차옥정 현 회장과 김호순 부회장이 내외저널 2001년 12월호에 `상식은 상식이 통하는 데서 논해야 제격이다`라는 반박성 글을 실었고 월간조선 김성동 기자는 2002년 1월호에 `과연 누구를 위한 정의인가?`라는 기사를 썼다. 이때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의혹제기에 대한 반박을 주 내용으로 담았다.

KAL858기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가 높아져가고 있는 지금, 월간조선, 특히 조갑제 기자와 김성동 기자의 이 사건에 대한 이상한 특종과 특별한 관심이 향후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있는 관전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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