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정원은 김현희 KAL858기 조작의혹사건의 희생자 가족들에게 사죄하라


국가정보원은 1987.11.29 KAL858기가 실종된 이후 지금까지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누구도 신뢰할 수 없는 수사 발표만을 일방적으로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6년간 정부당국과 국정원은 단 한번도 실종자 가족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거나 사실을 밝혀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가족들을 핍박하고 막강한 권력을 이용하여 감시하고 협박하였습니다.

저희들은 위기에 빠진 전두환 정권이 군정연장을 위해 KAL858기 사건을 조작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후 계속하여 진실 규명을 요구하였으나 역대 정권에서 저희들이 주장한 의혹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전무 하였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실종자들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해외 근로자들이었으며 일부는 직업군인 출신으로서 나라의 보이지 않는 애국자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정형근 의원이 더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친북 주사파 운운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오히려 정형근 의원이 국론을 분열시켜 사회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시 수사 책임자로서 사실을 은폐하고 조작하려 한 장본인이 여전히 일방적 주장을 하고 허위의 사실을 공개적으로 유포하는 것에 대해 저희 가족들로서는 안타깝고 억울할 뿐입니다.

다음은 정형근 의원의 11월 3일 기독교방송 `시사자키`와 11월 4일 평화방송 `열린 세상` 프로그램에서의 인터뷰 내용에 대하여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정형근 의원은 충분한 수색을 하였으나, 사고 해역의 수심이 2-3천 미터에 달해 블랙박스 회수에 실패한 것이라고 강변하였지만, 그것은 사고 해역의 수심은 2-3백 미터인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고, 블랙박스 회수에 필요한 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진행된 형식적 수색작업의 실상을 고의적으로 은폐하기 위한 오도된 주장에 불과한 것입니다. 더구나 이 사건 하루 전 인도양에 추락한 남아공 비행기의 블랙박스는 수심 4천 미터가 넘는 해역에서 회수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정 의원의 주장은 근거 없는 황당한 주장에 불과합니다.

둘째, 희생자 가족 그 누구도 국정원으로부터 단 한 줄의 해명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형근 의원은 국정원이 진상규명 관련자들에게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였다는 사실무근의 일방적인 강변을 하였습니다.

셋째, 그동안 국정원과 더불어 정형근 의원 또한 일관되게 실종자 가족들의 진상규명 요구를 철저히 묵살하여 왔습니다. 정형근 의원은 이 사건은 더 이상 밝힐 것도, 숨길 것도 없는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야말로 스스로 밝혔듯이 우리 가족들과 국민 앞에 나와 공개토론 등의 방법을 통해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란 것을 공개적으로 밝혀주길 요청하는 바입니다. 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인지, 우리 가족들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국민들 앞에서 심판받기를 원합니다.
 
다시 한 번 실종자 가족들이 제시한 의혹들에 대해 16년 동안 단 한가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는 정부와 국정원에 대해 강력히 요구합니다. 즉시 수사 및 재판기록 전체를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재수사를 실시하기를 촉구합니다.

2003. 11. 11 KAL858기 가족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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