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세실레스토랑에서 KAL 858기 사건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KAL 858기 가족회와 진상규명 대책위, 천주교 인권위는 11일 오전 11시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과 정부당국은 KAL 858기 사건의 조작에 대한 국민적 의혹 제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공개적으로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관련자료] KAL858기 가족회 성명
                
천주교 사제202인 선언 
                 KAL858기 탑승자115인과 천주교 신부 기도결연

가족회와 대책위는 천주교 사제 202인이 선언한 성명을 통해 "지난 87년 11월 29일 발생했던 김현희 KAL 858기 사건의 조작의혹에 대해 피해자 가족들은 16년 동안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으나, 국정원과 정부당국은 진상규명은 커녕 이들을 감시하고 회유하고 탄압으로 일관했다"며 "국정원과 정부당국은 KAL 858기 사건의 조작에 대한 국민적 의혹 제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공개적으로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가족회와 대책위는 지금까지 제기되어 온 의혹 중 우선 두 가지 의혹에 대해 국정원이 밝힐 것을 요청했다. 첫 번째 정부가 발표한 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가 진짜 북한 공작원인가 하는 여부와 두 번째 김현희와 동행한 김승일의 타살의혹에 대해 국정원에 공개답변을 요구했다.

▶김현희가 가짜라며 귀모양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소설 `배후`의 작가 서현우씨.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또한 지난 3일 KAL 858기 사건 조작의혹을 제기한 기자회견 직후, 국정원이 언론사에 보낸 "조작의혹은 실이 아니며, 의혹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힐 용의가 있다, 국가기관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보도에 신중을 기해줄 것" 등을 주장한 보도자료에 대해 이는 국정원이 그동안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진실을 계속 은폐하기 위한 `신보도지침`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관련기사] KAL858기 사건 "국정원 압력있었다"

이들은 "그간 국정원과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으로 수사책임자를 맡았던 정형근 의원은 그동안 실종자 가족들의 진상규명 요구에 대해 철저히 묵살해왔다"며 수사기록 일체와 김현희 재판기록 전체를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재수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해 지켜보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이 자리에 참석한 가족회와 천주교 사제단 일동은 법률, 의료, 보험, 해외조사, 항공기 조사, 언론자료조사 등 6개분야 `사건재조사를 위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달 29일 KAL 858기 사건 16주기를 맞아 양재동 시민의 숲에서 대규모 추모제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AL858기 사건 7가지 의혹


이날 기자회견에서 KAL기 사건을 다룬 소설 `배후`의 작가 서현우(대책위 조사위원장)와 가족회는 아래와 같이 크게 7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 KAL 858기 비행기 자체의 문제  ▲KAL폭파범 김현희가 진짜 북한 공작원인가 ▲주범 김승일의 행적(평양에서부터 KAL기 폭파시점까지) ▲KAL기의 정확한 실종지점 ▲사건발생직후 정부당국의 초기 대응의 미비점과 정부의 사후처리 문제 ▲유일한 물증인 구명보트의 발견지점, 시기, 상태 ▲김승일 부검 결과

▶서현우씨는 김현희의 귀와 정부에서 제시한 자료의 여학생의 귀의 모양을 비교하고 동일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이 중 김현희가 진짜 북한 공작원인가 하는 논란에 대해 서현우 씨는 정부가 제시한 북한에서 어렸을때 찍었다고 하는 사진과 현재의 김현희 사진을 제시하고 "귀모양을 보면 전혀 틀리다"며 이 둘이 동일인물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서 씨는 "귀모양을 보면 김현희의 귀는 귀볼이 거의 없는 속칭 `칼귀`인데 비해 당시 정부가 제시한 자료의 여학생 귀는 `귀볼`이 동그랗다"고 지적하고 "귀볼에는 뼈가 없어 성장해도 귀모양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며 이를 놓고 봤을때 이 둘이 동일한 인물일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현희가 자필진술서나 기자회견 등에서 사용한 용어 중에는 `TV`, `속죄`, `약주병`, `밧데리`, `조선항공기`, `변소`, `환승로비`, `여자경찰관` 등이 있는데 이들 단어들은 북한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필 맹세문의 경우에도 `규율`이란 단어가 북한에서는 `규률`이라고 쓴다는 지적을 받자 당국이 황급히 고쳐 발표한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KAL기 폭파주범으로 지목된 김승일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정부발표는 독약앰플을 깨물고 청산가리 독약가스를 흡입해 자살했다고 발표됐으나, 부검 결과를 보면 사망 직전 김승일의 오른쪽 갈비뼈 5대가 부러졌으며 특히 기도와 식도에 모두 앰플로 추정되는 유리조각과 담배필터가 동시에 발견됐다.

이에 대해 피해자 가족이자 현직의사인 임옥순 씨는 "의학적으로 평상시 음식물을 먹으면 기도가 막히고 식도가 열린다"며 "기도와 식도 동시에 필터와 유리조각이 발견된다는 것은 강제로 먹이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타살의혹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가족회와 사제단은 KAL 폭파사건의 유일한 물증이라고 정부가 주장하는 구명보트(사건발생 15일만에 최초로 노란색 구명보트가 접혀있는 상태로 발견됐다)의 발견지점, 시기, 상태 등을 면밀히 분석해봤을 때 이것이 과연 폭파기에서 나온 진짜 잔해물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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