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林東源) 국가정보원장이 조지 부시 미행정부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올 상반기중으로 예상되는 2차 남북정상회담 등과 관련된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11일 극비리에 출국한 임 원장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해 부시 미 행정부의 최고위급 외교안보 관련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임 원장은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되고 있는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배경을 설명하고, 미 정부가 이에 적극 호응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임 원장의 일정이 예전과 달리 여유있게 짜여 있는 점으로 미뤄, 미 행정부 인사 뿐 아니라 정치권 고위 인사들과도 광범위하게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그의 행보가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 방미(2월 5-10일)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조기 답방 가능성 ▲김 위원장 답방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선언 등 각종 예상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 차원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한.미 정보사정에 밝은 한 고위 소식통은 `임 원장이 만나는 인사들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임 원장의 방미는 CIA 등 미국 정보관련 부서의 대북 강경 시각을 완화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입안하고 조율하는 핵심부서 최고위 인사의 방미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내외에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임 원장이 오는 19일 귀국하는 대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미 신행정부의 대북정책 향방에 따른 대책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 달초 `임 원장이 부시 미행정부 출범직후 미국을 방문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이를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연합뉴스 김귀근기자 200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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