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문제가 앞으로 북-미 관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일 열린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한 미사일 문제 해결이 `경기장 입장권`(Ticket for Stadium)`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얼마전 출범한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북-미 관계개선에서 북한 미사일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 문제가 원만하게 풀려 나가지 않을 경우 북-미 관계 진전이 늦춰질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과 미국은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모두 6차례 회담을 진행해 왔다. 지난 96년 4월 독일 베를린에서 첫 회담을 가진 이후 뉴욕과 평양을 거쳐 작년에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5, 6차 회담을 가졌다.

최대의 이슈는 미사일의 개발과 시험발사, 수출, 보상 등이다.

이 가운데 미사일 시험발사는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현재 일시유예(모라토리엄)된 상태이다. 즉 북한과 미국은 지난 99년 9월 베를린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일시유예와 미국의 대북(對北) 경제제재 완화조치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그 결과 작년 6월 미국은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를 발효시켰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튿날 미국측에 전면적인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촉구하면서 미사일 발사 유예조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선언했다.

그렇지만 미사일의 개발과 생산, 수출 문제에 접근하는 양국의 입장은 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북한은 미사일의 개발.생산.배치문제는 `자주권`에 속하는 문제로서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출중단에 있어서는 `현금보상`을 할 경우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금보상`의 경우 북한은 지난 98년 10월 뉴욕에서 열린 제3차 회담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대가를 제시, 3년간 매년 10억달러의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미국은 미사일의 개발 및 생산, 배치.수출의 전면 중지를 요구해 왔다. 수출중단에 대해서는 현금보상 대신 대북 경제제재 완화 등의 수단을 통해 북한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이 첫 공식 접촉한 제5차 미사일 회담(2000.7.10-12)이 끝난뒤 양국 수석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재천명했다.

특히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의 방미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직후 열린 제6차 미사일 회담(2000.11.1-3)에서는 중.단거리 미사일 수출중단에 따른 보상문제와 함께 북한이 사거리 1천500㎞ 이상 장거리 미사일의 개발 중단 대신 미국의 위성대리 발사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 주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방북한 올브라이트 장관에게 `미국이 1년에 두 번 정도 위성을 발사해 줄 경우 미사일 개발을 중단 할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결과에 대해 양국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위성 대리발사문제에 대해 심도있게(in depth) 논의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중단시 미국이 위성을 대리발사하게 될 횟수와 장소 등에 관해 원칙적인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미국은 위성 발사지원(launching service)은 가능하지만 발사기술(launching technique)에 북한이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민감한 현안으로 여기고 있는 북한 미사일 문제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 거의 타결직전까지 갔지만 그에 따른 구체적인 후속조치들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북한으로서는 이제 미국에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준` 상황이기 때문에 먼저 새로운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은 적고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따라 대응책을 강구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서주석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팀장은 `미국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한.미 정상회담이 끝나는 3-4월경 미사일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금년 상반기로 예정된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연합뉴스 김두환기자 200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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