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 컴퓨터센터의 주현덕(32) 연구사의 전문 분야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발견, 제거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른 분야에서 더 유명하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2일 인터넷판을 통해 주 연구사가 장기, 당구 프로그램 개발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 연구사를 중심으로 한 김책공대 장기프로그램 개발조는 지난해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11차 전국 프로그램경연 및 전시회`에 장기프로그램 `부루나2.0`을 출품, 우승을 차지했다.

부루나는 자기 차례 때에만 수를 읽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생각하는 중에 다음 수를 예측하는 기능을 갖추었고 종전의 탐색시간이 길었던 결함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다른 기관에서 만든 장기프로그램들보다 뛰어났다. 부루나의 수준은 프로 3단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2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개발한 장기프로그램의 수준은 `한심한` 정도였다. 장기 애호가들과의 대전에서 번번이 패하기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장기프로그램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인 최근에는 김책공대의 부루나뿐 아니라 `조선콤퓨터쎈터`, 국가과학원, 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기술대학 등에서 장기프로그램 `류경`, `무사`, `명수`, `지혜` 등을 개발했고 이들 프로그램은 `장기명수`로 자처하는 사람들을 물리치는 수준에 이르렀다.

어릴 때부터 취미인 장기를 즐겼다고 하는 주 연구사는 `장기프로그램 개발은 조선의 민족성을 고수해 나가는데 이바지하는 중요한 일`이라며 장기프로그램 개발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장기 프로그램 개발이 `조국통일을 위한 준비사업의 하나`라고 말할 정도다.

주 연구사는 남한에서 개발한 장기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높다. 그는 `작년 초에 (남한에서) 개발된장기프로그램 `도사`가 남조선 프로 2단의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부루나`는 이 제품을 이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쪽에서도 계속 수를 높이고 있겠지요. 북남간에서 여러 교류가 활발해지고 장기프로그램부문에서도 공식 대전할 기회가 곧 차례질(있을) 것인데 승리는 양보 못하지요`라고 남한 장기프로그램과의 대전을 기대했다.(연합뉴스 한동철기자 200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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