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5일 오전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58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경축사를 발표했다. 노 대통령의 경축사는 최근 최대 이슈인 이른바 `북핵문제`와 그 해결을 위해 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6자회담의 와중속에서, 통일운동진영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6.15공동선언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입장표명과 관련해, 이같은 내용이 어떤 식으로 담길까 하고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노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크게 경제, 안보, 대북정책 3분야를 중심으로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통일.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는 자주국방, 한미동맹,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체제 구축, 북핵문제, 남북문제 등이 거론됐다.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만 볼 때, 이번 경축사는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여기서 `자주국방`이 누구를 상대로 한 것이고 또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결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의 관계`라는 노 대통령의 언명에 시비를 걸고 싶지 않다.

다만 우리의 주요 관심사인 6.15공동선언과 관련해서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번 경축사는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실망스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세속적 표현으로, 2% 부족하다고나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참여정부가 `북핵문제`로 인해 가뜩이나 입지가 좁은 형편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새롭거나 전진적이거나 또는 종합적인 것을 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나마 6.15공동선언 및 남북관계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즉 "지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은 남북한만의 합의가 아닙니다. 세계를 향한 평화의 약속이었습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라는 6.15공동선언과 관련한 구절과 "우리는 현재 추진 중인 각종 협력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금강산 관광사업도 반드시 계속되도록 하겠습니다"는 남북경협 관련 구절이 그것이다. 물론 이들 내용은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고 또 경축사 전체에서 볼 때 그리 비중 있게 취급되고 있지도 않다. 한편, 최근 분위기를 의식한 듯 마지못해 공짜배기로 끼워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2% 부족한 정도로 보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후 공식적으로 6.15공동선언에 대해서 첫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평가하고자 한다. 둘째, 이렇게 6.15공동선언을 명시함으로서 앞으로 참여정부가 6.15공동선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이나 북핵문제의 해결과정에서 6.15공동선언의 생활력이 나올 것이므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대북정책과 대북사업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종합해 볼 때 무엇보다도 이번 8.15경축사는 지난 2월 대통령 취임사보다도 한발짝 나아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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