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KAL 858기 사건을 둘러싸고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논란의 불씨는 먼저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지폈다.
지난 9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고영구 국장원장을 상대로 최근 출간된 소설 「배후」에 대한 대응책을 질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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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9일)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 정형근 의원은 KAL기 사건 조작설을 제기한 소설 「배후」에 대한 대응책과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질의하였으며 이에 대해 국정원은 소설 「배후」의 내용과 작가의 의도를 면밀히 검토하여 필요시 법적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며..."라고 되어있다.

이에 대해 다시 「배후」의 작가 서현우(본명 서현필)씨가 "소설 `배후`에 대한 정형근 의원의 반응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에서" 정 의원을 상대로 `공개질의서` 를 냄으로써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작가 서현우씨는 22일 `소설 「배후」의 저자 서현우가 정형근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와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12개 항목에 걸친 질문을 정 의원에게 던졌다.

서현우씨는 질의에 앞서 먼저 "소설 「배후」는 지난 1987년 11월 29일에 발생한 ‘김현희 KE858기 폭파사건’이 실상 김승일, 김현희에 의한 북한의 테러사건이 아니라,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가안전기획부가 군부정권의 연장을 위해 조작한 사건이라는 시각에서 집필되었"다고 집필 시각을 밝히고 "이러한 시각은 사건 당시부터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제기된 의혹과 `KAL 가족회`를 비롯한 여러 사회단체들의 진상규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당국이 침묵으로만 일관해 온 데에, 그 배경과 근거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씨는 공개질의를 통해 "귀하께서 「배후」를 읽어보셨다면 소설의 내용보다 소설이 나오게 된 배경을 먼저 살펴 국회의원으로서, 또 당시 이 사건 수사에 관여한 귀하로서는 응당 먼저 위 국회청원서에 대한 진지한 답변에 응해야했다"며 이에 대한 정 의원의 생각을 물었다.

특히 서씨는 "귀하는 당시 이 사건 수사의 책임선상에 있었"다며 "그러므로 귀하야말로 그동안 제기되어 온 의혹을 해소해야 할 분명한 의무와 책임, 또 권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런데 정부당국과 마찬가지로 귀하 역시 그동안 제기되어온 무수한 의혹에 대해 의무와 책임, 그리고 권리를 방기해 왔"다며 이에 대한 정 의원의 생각을 물었다.

또한 "지금까지 무려 16년 동안 이러한 의혹제기와 진상규명 요구를 외면하여 의혹을 키운데 일조해 온 귀하께서 지금에 와서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에서 유독 「배후」에 대해서 대응책을 촉구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KAL 858기 사건은 `KAL858 가족회`를 비롯해 2001년 구성된 `김현희KAL기사건 진상규명시민대책(준)위원회` 등이 주축이 돼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작가 서현우씨의 소설 출간을 계기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일본인 노다 미네오(野田峯雄)의 저서인 『파괴공작』(1999)이 `김현희는 가짜다`(두리출판사 刊)라는 제목의 한국어판으로 출간돼 이래저래 KAL 858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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