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우 (독도찾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김봉우 독도찾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어떻게 다른 나라의 영토를 빼앗을 것인가, 어떻게 자기 영토를 다른 나라에 빼앗기지 않을 것인가 노심초사 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인류역사였다. 영토를 빼앗긴 국가는 멸망의 길로 들었고 영토를 넓혀온 국가는 부강한 나라로 성장했다.

현대에 들어와 이런 국가간의 약육강식은 이론상으로는 금지된 듯 하지만 실제로는 의연히 세계를 지배하는 결정적인 법칙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 있는 모든 국가는 자기 영토에 대한 다른 국가의 간섭이나 심지어는 언급에 대해서조차 전쟁을 불사할 각오로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다. 이런 대응은 자기 영토를 무섭게 지켜내지 않으면 국가간의 생존경쟁에서 버텨낼 수 없다는 냉정한 역사의 교훈을 깊이 새긴 결과라고 생각된다.

독도는 우리 민족, 수난 역사의 상징

동해에 외로이 떠있는 우리의 막내 독도는 결코 다른 나라에 떼어줄 수 없는 우리의 불가분의 일부이며 우리 수난의 역사의 상징이다. 때문에 모든 국민이 가슴깊이 사랑을 새기고 있는 우리영토의 대표이기도 하다. 독도 때문에 동해가 한국 바다이며 독도 때문에 동해바다의 엄청난 지하자원과 어업자원이 대한민국 소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전략적 가치의 중요성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은 일본 문헌에서조차 입증된 사실이다. 근대에 이르러 한국의 영토수호 의지가 부족하고 국력이 허약한 틈을 노려 일본이 군사적으로 대한제국을 강점했던 사실을 근거로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왔다.

이런 일본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대하여 한국정부는 그 동안 대응을 회피해 왔고 그런 소극적 대처는 일본에게 한국이 마치 독도를 포기할 의사가 있는 듯이 오판하게 만들었다. 일본은 좀더 강력하게 나서면 한국영토인 독도를 자기들이 차지할 수 있다고 믿고 최근에는 외교정책의 근본방책으로 독도 약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지면에 보도되고 있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영토팽창 정책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최근 김대중 대통령 일본방문 직전에 삭제 방영하여 물의를 빚은 KBS의 모리 수상 대담 프로이다. 대한민국 국가 원수를 초청해 놓은 상황에서 초청 당사자이면서 일본 국가 최고 책임자가 직접 공개적으로 대한민국 영토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외교 관례상으로 보나 국가간 관계로 보나 전쟁중인 적국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한국의 국가존재를 짓뭉개버리는 망발을 쏟아놓은 것이다.

이것은 물론 역사 범죄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는 몰지각한 일본의 영토팽창 야욕이 빚어낸 결과물이지만 그 동안 회피적 태도로 일본의 야욕만 키워 준 한국 외교당국자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국가의 기본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다.

한국정부가 손을 놓고 보고만 있는 사이 일본은 전세계를 상대로 독도(다께시마)가 일본 영토임을 알리는 홍보전을 체계적으로 펼치어 이제 NASA나 CIA 지도처럼 전세계에 통용되는 주요 지도는 물론이고 각국 지도에 독도가 마치 일본영토인 것처럼 새겨져 있다. 세계 여론이 독도를 일본영토로 인정하고 있는데 오직 우리만 이런 사실에 눈감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통일기에 독도를 표시하자

적극적으로 지키고 일상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하지 않는 영토는 주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국제법의 관례라고 한다. 한국이 그 동안 일본의 망발에 대하여 강력하게 대처하였다면 오늘 모리 수상이 함부로 나서 일본의 범죄적 야심을 국가정책으로 강변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며 독도문제로 국론이 소란한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편의를 제공해도 기상조건 때문에 가보기가 무척 어려운 독도에 지난해부터 한국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점이다. 이는 독도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을 유발하여 독도를 영원히 한국 영토에서 떼어내 일본에 넘겨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조선 말기처럼 강대국의 눈치만 살피다가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는 사태가 생긴다면 지금까지 우리 삶의 터전이었던 동해 바다는 거꾸로 우리를 포위하며 옭죄어 올 것이고 그 속의 엄청난 자원과 전략적 가치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무기로 바뀌게 될 것이다. 국민들의 허무감이 어디로 흐를지는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다.

자국의 영토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강대국의 잘못된 야욕에 계속 끌려 다니는 국가와 정부를 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 그런 국가의 앞날이 결코 밝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 동안 북녘에서 2000년 한 해 동안 독도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의견을 표명한 사실이 한국 신문에 몇 차례 실렸었다. 이것은 모두 민족의 강토를 잘 보존하자는 의지의 표명일 것이다. 통일기에 독도를 표시하자는 것은 아주 현실적인 방안이다. 한국의 통일 일꾼들이 단순히 통일 기술자가 아니라 민족의 터전인 강토와 민족문화에도 더 폭넓은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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