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 기자(shcho@tongilnews.com)


22일 오후 1시 30분경 국가보안법 철폐와 정치수배해제를 위해 명동성당에서 217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던 `정치수배해제 명동성당 농성단`천막이 명동성당측에 의해서 강제철거 되었다.

▶명동성당측에 의해 철거된 `정치수배자 농성단` 천막농성장 현장.
22일 김정기[명동성당 장년분과 위원회]위원장은 "성당은 신자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며, 성탄절이 끝날 때까지는 절대로 천막농성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하였다. [사진-통일뉴스 조성현기자]


성당측은 이날 직원 30여명을 동원해 농성단 천막을 철거하였고, 이 과정에서 진재영(94년 전남대 총학생회장, 정치수배해제 명동성당 농성단장)농성단장과 범민련 남측본부 이종린 의장 등 10여명이 성당측의 강제 철거에 강력히 항의하고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농성단의 이동진(정치수배자, 한총련 조통위원장)씨는 "2주전부터 명동성당측으로부터 성탄절 미사와 김대중 대통령 노벨상 수상 축하미사를 위해 20일까지 천막을 철거해 줄 것을 통보받기는 했으나 정치수배자들이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성당측의 대책없는 철거는 무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성당측에 강력히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오후 진재영(정치수배해제 명동성당 농성단장)농성단장이 명동성당측에 의해 철거된 농성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현기자]

지난 94년 학교내 김주석 분양소 설치문제로 국가보안법 관련 최장기 수배자(7년째)생활을 하고 있는 진재영 농성단장은 "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있고 이로 인해 수백명의 수배자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는 이 땅에서 노벨상 수상 축하 미사를 위해 농성단 천막을 철거하는 우리의 인권상황을 세계에 알리겠다. 이 추운 겨울에 어디로 가란 말이냐? 차라리 여기서 얼어죽고 싶다."며 끝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천막 강제철거에 대해 명동성당의 김정기(장년분과위원회)위원장은 "지난 10일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농성단 천막을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자진철거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이행되지 않아 강제철거하게 되었다. 현재 농성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성당의 큰 행사인 성탄절에까지 계속할 필요가 있는가? 교회는 법을 지키지 않는 교회가 아니다. 우리는 죄인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으나, 만약 정말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고 말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