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 한미 양국군이 3월 한달간 진행하는 연합전시증원(RSOI,3.19~3.26) 연습과 독수리(Foal Eagle,3.4~4.3) 연습에 대해 북한이 `정전협정 탈퇴`를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이번 한미 군사연습이 북한 핵사태와 맞물려 한미와 북한간에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는 북한에 훈련을 사전 통보했고 연례훈련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군 항공모함이 참여하는 등의 이유로 북한은 최근 북미관계의 냉각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94년 시작된 RSOI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 능력을 키우는 훈련으로 이번의 경우 미 본토와 태평양 주둔 병력 5천여명이 참가한다.

61년 시작된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은 후방에 북한 특수전부대가 침투하는 것에 대비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RSOI와 통합해 실시되고 있다.

특히 한반도 밖 미군 증원과 항공모함 파견에 민감한 북한은 관영 매체들을 통해 "합동군사연습은 공화국을 침략하기 위한 핵 시험 전쟁으로, 임의의 순간에 선제 타격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연일 강도높은 비난을 가하고 있다.

게다가 북측은 지난 2일 동해상에서 전투기들을 동원, 미군 RC-135 정찰기에 근접 비행하는 등 미군기의 지속적인 정찰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외무성 당국자가 프랑스 르몽드지와 회견에서 미국이 합동 군사훈련 등으로 무력 위협을 계속한다면 정전협정에서 완전히 탈퇴할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북한의 훈련중단 요구는 1차 북한 핵위기를 전후해 그들이 끈질기게 요구했던 한미 팀스피리트 훈련이 94년 10월 북미 제네바합의 이후 중단된 전례를 떠올린다.

당시 북한은 한미가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하고 RSOI로 대체하면서도 야외기동훈련인 기존의 독수리연습을 지속하자 "팀스피리트와 다름없는 계획적인 전쟁 책동"이라고 반발하면서 즉각 취소를 주장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겉으로는 RSOI 연습 중단을 요구하지만 안으로는 미국이 협상보다는 군사적 위협을 노골화한다는 항변을 국제사회에 전파해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원자력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합동 연습에 참여하기위해 내주에 한반도 해역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미연합사측은 "항공모함 투입은 관례적인 것이고, 두 연습이 방어에 중점을 두고 후방 지역에서 실시되는 등 최근 북핵 사태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전투기의 근접비행 사건이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대북 군사적 해결 가능성을 언급하고, 미 국방부가 북한 인근전력 보강을 위해 서태평양지역 병력 증파를 명령, B-52 폭격기와 B-1 폭격기 각각 12대를 괌으로 파견키로 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이번 RSOI 연습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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