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 북한 핵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된 가운데 북한이 최근 한미 군사훈련 등에 강력 반발, 강경대응 방침을 잇달아 천명하고 있다.

특히 오는 3월부터 한미 양국이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독수리(Foal Eagle) 연습을 앞두고 강경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우리에게도 대응책이 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지금 조(북)-미 관계는 총포성이 울리지 않는 위험천만한 대결상태에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북)는 부득이 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자위를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며 미국과의 총결산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미국내에서 북핵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고 한반도 주변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를 향해 침략의 칼을 뽑아들고 달려들려 하는 조건에서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RSOI연습과 독수리연습 계획은 미국의 핵전쟁계획이 실전단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아니라 오직 우리를 무력으로 압살하려는 속마음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8일 미국이 북한의 불가침조약 체결 제안을 회피하면서 대북 군사적 위협을 증대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의 정치체제 발전을 방해하려는 것이라면서 북한 입장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게다가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담화를 발표, 정전협정 `의무이행 포기`를 거론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이 대변인은 RSOI연습 등을 `선제공격 시도`라며 "미국측이 무력을 집결하고 우리에 대한 제재를 가해 온다면 조선인민군측은 정전협정 조인 일방으로서 협정에 의해 지닌 의무이행을 포기하고 정전협정의 모든 조항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90년대 들어 정전협정 `무력화`를 단계적으로 취해온데다 북-미간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현 정전기구를 대신할 평화보장체계를 수립할 것을 미국측에 꾸준히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기본적인 시각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그 원인이 있으며 문제의 해결방안은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것을 법적으로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한결같이 주장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말로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선 핵포기, 후 대화` 입장을 고수한 채 군사적으로 북한을 고립.압살하려 하고 있다며 잔뜩 경계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미국의 `대화론`에 대해 이라크전을 치른 후 북한에 군사적 화살을 돌리려는 `기만극`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따라서 핵문제로 북미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RSOI연습이 진행되는 만큼 미국의 군사적 동향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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