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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심스런 대북송금 시비 - 이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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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2.1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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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활웅(재미 통일문제 자유기고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2,235억 원의 돈을 국민 몰래 북한에 건네주었다는 문제를 둘러싼 시비로 서울은 온통 시끄럽다. 한심한 일이다.

우선,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한 뒷거래로 돈이 오고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시비가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협상에서 뒷거래는 흔히 있는 일이다. 일본이 대한제국을 삼킬 때, 서독이 동독을 흡수할 때,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주변제국을 끌어드릴 때, 모두 막대한 금액의 현금 혹은 기타 이권을 포함한 뒷거래가 있었다.
 
남북관계는 물론 국제관계가 아니다. 그러므로 동족끼리 분단이후 첫 정상회담을 여는데 뒷거래가 있었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남북간의 동족관계를 그 지경이 되도록 만들어 놓은 것은 그 동안 남북을 통치한 위정자들과 그들을 선출하거나 지지해준 한국민 전체의 책임이지, 그런 환경에서 그런 방법으로라도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사람들의 책임이랄 수는 없다.
 
둘째로 그 돈이 막대한 금액이란 시비가 있다. 2억불이 큰돈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1년에 외국에서 사들이는 양주 값이 근 2억불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북한에 건네 준 2억불이 그리 큰돈이라 할 수는 없다.

노태우 전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소련수상을 만나 대소수교를 따내기 위해 20억불을 줬다. 사후조치로 그 형식을 차관으로 꾸몄지만, 무기형식으로 상환 받는 것도 여의치 않아 탕감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독은 분단시절에 이미 동독에 몇백 억을 퍼주었으며, 소련군을 동독에서 내보내기 위해 40억불의 대소원조를 약속했었다. 

셋째로 왜 비밀로 거래했느냐는 시비가 있다. 이 또한 부당한 시비이다. 한국에는 실질적으로 헌법보다 상위에 군림하는 국가보안법이 있다. 그 법대로라면 정상회담은 물론 모든 남북회담과 접촉은 범법행위이다. 그런 마당에 남북간의 고차원적인 거래를 공개적으로 이행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넷째로 왜 한푼도 안 주었다고 잡아뗐느냐는 시비가 있다. 주고도 안 주었다고 잡아떼는 것은 거짓말이며 거짓말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다. 그러나 시대착오적인 현행법의 제약으로 정상회담을 위해 북에 공개적으로 돈을 건넬 수 없기 때문에 비밀리에 건네준 것인데, 그것을 따져 묻는다고 어떻게 선뜻 그대로 시인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경우의 거짓말은 부도덕의 소이가 아니라 상황의 강요에 의한 부득이한 결과이다.

말이야 바른 대로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로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이 발표되고 그 결과로 그런 대로 이산가족상봉도 몇 차례 실시되고 남북간에 당국자회담도 진행되어 여러 가지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도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돈 2억불을 북에 건네준 것을 무슨 큰 일이나 난 것처럼 따지고 떠드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인가?
 
이 문제는 원래 지난 대선기간 중 당리당략에 눈먼 한나라당에서 대여 공격전략의 일환으로 제기한 여러 가지 의혹중의 하나로 튀어나왔다. 이때 한나라당이 노린 것은 첫째로 대북화해와 남북대화 자체를 반대하고 그 성과를 깎아 내리자는 것이었다. 둘째로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한나라당의 뿌리깊은 적대감과 불신감을 널리 확산시키자는 것이었다. 셋째로 그렇게 함으로써 대선에 이기고 재집권의 꿈을 이루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 5년 동안 김대중 정부와 그 대북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끈질긴 "물고늘어지기" 작전으로 일관해 오던 한나라당에 대해 식상한 국민들은 작년 12월 대선에서 마침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고 말았다.

한나라당은 그래도 "물고늘어지기"의 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당선무효 소송과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하거나 소를 취하하는 창피를 당하였다. 이에 당황한 한나라당이 마지막 승부수로 또 다시 들고 나와 떠들어대는 것이 바로 대북 송금문제 인 것이다.

우리는 한국이 88년 올림픽을 유치할 때나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할 때도 뒷거래가 있었다고 듣고 있다. 심지어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오른 배경에 대해서도 뒷거래가 있었다고 의심하는 외국 국가원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 내막을 들춰내고 사법처리 해야 한다고 떠들어대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겠는가?

아니면 우리로서는 잘된 결과이니 굳이 따질 것 없이 조용히 넘어가 버리는 것이 잘하는 일이겠는가? 아버지가 비열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어머니를 꼬셔서 결혼했다해서 그 결과로 태어난 자식이 그 부모에게 그 내막을 다 밝히고 잘못했으면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고 우긴다면 그 집안이 어떻게 되겠는가? 
 
이 문제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폭로하고 따지고 들어 전국을 벌집처럼 쑤셔놓은 것은 결국 한국민 전체의 정치적 미숙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제 물은 이미 엎질러졌으니 그 진실은, 한나라당의 당략을 만족시키는 수준이 아니라, 적어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밝혀져야 할 것이다.

다만 모처럼 화해.협력의 물꼬가 트인 남북관계의 장래를 생각하는 동시에 이제 며칠후면 들어설 새 정부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기왕에 불거진 문제를 대승적으로 풀어가는 슬기를 정치권과 국민이 다 같이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측과 일반 국민들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필요하다면 쓴 것도 삼킬 용의가 있어야 한다.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지만 주판만 잘 놓는 것이 반드시 장사 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정부가 탈냉전시대의 대북 협력사업을 합법적이고 공개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냉전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전향적으로 개폐하는데 있어서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이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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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8)
임원재 () 2003-02-10 12:00:00
이활웅선생님의 말씀을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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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하는이... () 2003-02-11 12:00:00
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근데 이 문제는 작년에 한나라당이 의혹제기 했을때 &#48163;혀지지도 않았고 대선이 끝나고 국민들 머리속에서는 거의 잊혀져가던 시기에 노당선자측 문희준비서가 털고갈것은 털고가야한다고 언론에서 흘려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이 재검표 실패로 허탈한 상태에서 이문제가 불거져 나왔을때 얼마나 고마웠겟습니까....
당연히 이 문제를 걸고넘어질것은 안봐도 눈에 선하지 않습니까...
아마 2004년 총선까지 끌고가려 할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이용할려고 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 민족과 국익을 위하는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되겠습니까...
나는 가장 걱정되는것이 부시정권이 들어서면서 햇볕정책을 별루 못맞당하게 생각했는데 이것이 불거져나와 앞으로 한미관계가 나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지금 북미관계가 대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혹 대북비밀지원으로 불이익이나 당하지 않을까 특히 MD미사일방어체제를 강력하게 압력을 주지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게되면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는 말할것도 없고 주변국과도 안좋아 질거라는것은 불을보듯 뻔한일인데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얼어버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만 사는것이 아니라 북한도 봐야하고 미국 역시 신경써야하고 주위의 나라 동향도 살펴야 하는데 지금 대북송금에 관하여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조용히 덮어두는것이 국익을 위해서도 낳은것인데 정말 앞으로 어케될지 걱정입니다..
두서없는글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수있도록 말씀많이 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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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성 () 2003-02-13 12:00:00
북한 사람들은 말끝마다 전쟁을 되뇌이는데...

그놈의 전쟁..

미국놈들에게 궤멸적 타격을 가할 준비가 되 있다는 말은 무슨뜻인가요?
미국본토를 공격한다는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것 같고.

결국 남한을 쑥밭 만들겠다는 인질작전같은데...

그 이념이란것이 민족의 대량학살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켜내야할
그런 지고의 가치인가요?

이선생의 입장은 어떤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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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el () 2003-02-13 12:00:00

You are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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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활웅 () 2003-02-14 12:00:00
옳은 말씀입니다. 이념이 무슨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그것 때문에 동족끼리 싸워야 하겠습니까? 그점 이념이 다르다고 북진통일을 고집하던 남한이나 남침을 감행한 북한이나 다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6.25때 남한을 돕는다고 우리땅에 들어 온 미군이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나가지 않을 뿐 아니라 계속 북한에 위협을 주고 긴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미 미국에게 되게 당한 경험이 있는 북한이 어찌 가만히 있겠습니까? 결사항전을 위해 무슨 소린들 못하고 무슨 짓인들 못하겠습니까?

이런 판국에 남한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주한미군이 없으면 큰일 난다면서 계속 붙들어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미국이 북한을 치면 북한은 미군이 있는 남한을 칠려고 할 것은 뻔한 일 아닙니까?

제 생각에 남한은 북한보다 인구는 2배요 경제는 몇십배가 되며 군사비도 5, 6배를 더 쓰고 있으니 미군이 없으면 안보에 큰 문제가 생긴다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더욱이 지난 5년간 해 온 것처럼 남북화해와 협력이 증진되면 남북간 군축도 할 수 있게 되어 긴장은 완전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상태가 미국이 바라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지요. 그리고 미국과의 종속관계가 안보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살아온 남한이 미군을 내보내고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적인 관계"로 전환할 용단을 내릴 수 있겠느냐가 문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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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 () 2003-02-14 12:00:00
물론 저와 같은 생각이기 때문에 어르신의 말씀을 옳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젊은이로서 이제는 북한과의 관계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의 북핵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어르신의 말씀은 옳으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는 것은 아니고 또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바라마지 않지만 북한 핵문제가 미국의 대처에 따라서 위험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기에 두려움이나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반세기동안 대치되어온 남북한이 이제는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에 송금한 돈에대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어떤 어르신들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경제가 이 모양이고 나라가 위태로운데 북한에 돈을 보내느냐고요. 이러한 말씀들이 틀린것은 아닙니다만 좀 더 큰 안목에서 미래를 본 다면 그러한 북한에의 송금은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은 이러한 국민들의 여러의견을 통합하여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그러한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게 젊은이의 바램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새로운 대통령을 뽑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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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활웅 () 2003-02-15 12:00:00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저는 사실 김대중 대통령의 인품이나 정치하는 스타일은 마음에 안 듭니다.

그러나 그분의 민주화 운동 경력과 남북화해협력의 물꼬를 튼 공적은 높히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대북송금 문제를 따지자는 동기가 "국민이 진실을 알 권리"를 지키겠다는 데 있다면, 그것은 비록 이 시기에 바람직한 것은 아니로되 결코 나무랄 일은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동기나 속셈이 김대중 헐뜯기나 남북화해 반대에 있다면 그것은 망국적인 언동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한나라당에서 모두가 한 목소리로 "내막을 모두 까 밝히고 김대중, 박지원, 임동원등을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옛날 우리 조상들이 하던 꼴 사나운 당파싸움을 발불케 합니다.

한국의 장래는 젊은 분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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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 2003-02-20 12:00:00
아마도 선생은 북한의 능력과 북한사람들의 자존심을 잘 모르는것 같군요.
그들은 자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것에 대해서는 추호도 참지 않지요. 그들의 자존심이란 그들이 구소련이나 중국과는 다르다고 표현한 자기 식의 사회주의체제이지요.
자기들이 다른 나라들에 대하여 피해를 준것이 없는데 왜 미국한테서 이렇게 당해야 하는가, 이것은 그들이 50년간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도 구소련이나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으로 국방을 강화해온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들은 미국을 앉은 자리에서 타격할수 있는 능력과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말하지 않을 따름이지요. 그들의 무기가 비록 거칠어 보이고 수량이 작다고 해서 미국의 상품용 무기처럼 대비하면 오산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전쟁은 미국을 이 지구에서 없애고 일본과 끝까지 결산하겠다는 전쟁인데 전 이것이 절대로 과장된 선전공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 전쟁의 마당은 아무래도 한,일,미를 다 포함할겁니다.북한은 일,미를 때리고 일,미는 북한을 타격하고 남한은 가운데끼여 량쪽에서 다 얻어 맞기나 하겠지요. 군사비가 많고 인구가 많아도 이런 마당에선 거치장스럽다는것을 느끼겠지요.
민족문제, 통일문제에서 똑바른 주견을 세우지 못한 남한으로서는 그 많은 군사비와 인구를 누구를 지지하고 누구를 반대하는데 리용하겠습니까? 참 답답하고도 어이가 없지요.
저의 짧은 생각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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