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북한의 학생들도 겨울방학을 기다리기며 설레기는 남한의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이다.

꽉 짜인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다소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방학 기간이 1월을 중심으로 40일 가량인 남한과 달리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이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학교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12월말부터 겨울방학이 시작돼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인민학교의 경우 1월 말까지, 고등중학교는 20일께까지, 대학교는 15일께까지이다.

방학 기간이 짧은 것은 농촌이나 공장.기업소 등 생산현장 지원활동이 학기 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인민학교 1, 2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5월부터 7월 초까지 농촌에 나가 농사일을 돕고 가을에는 1개월 가량 추수를 지원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이 적은 것과 연관이 있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방학이 끝나면서부터 새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인 3월 말까지 학교 생활이 이어진다. 물론 `봄 방학`이라는 것은 사전 상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겨울방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개인생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짜증스러워` 하기도 한다.

겨울방학 기간에 평일의 경우 오전에 단체체조, 혁명사적지.혁명전적지 청소, 마을이나 구역별로 마련돼 있는 `학습반`별 공부에 참여해야 하고 이것이 끝난 정오 이후에야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 1주일에 한번씩 각급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이나 소년단 별로 학교에서 이뤄지는 `생활총화`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일과가 비교적 빡빡하다.

학교에서 선발된 일부 학생은 방학을 이용해 백두산에 위치한 혁명전적지나 혁명사적지를 답사하기도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사상학습, 파동(破銅).파철(破鐵) 수집, 공장.기업소 및 협동농장에서의 경제선동 등을 방학과제로 완수해야 한다.

교사들도 겨울방학이면 평상시와 달리 여유를 갖고 지내지만 모두가 출근해 새학기 준비를 한다.

실험기구, 교안, 걸개그림 등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실무능력과 자질향상 차원에서 도(직할시).시.군 별로 열리는 `강습`에도 참여해야 한다.

대학 교수의 경우 통신교육생들을 위해 매일 출근해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고달픈 면도 있다. (연합 200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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