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4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남측에 전력지원을 요구, 북한의 전력사정이 어떤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전력사정은 최악의 해였던 지난 98년을 기점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8년 전력 생산량이 약 170억㎾h로 최악을 기록, 공장들이 멈추는가 하면 식량생산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했다. 당시 전력 부족으로 공장가동률이 20% 선에도 못미친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전력 수급이 상당히 호전됐다. 통일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전력 생산량은 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186억㎾h이다. 총 발전설비용량은 739만㎾, 전력생산이 가능한 실질 발전설비용량은 200만㎾ 정도인 것으로 각각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평양방송은 1∼9월 중 전력생산량이 9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 증가했다고 보도했으며 지난해 7월 조선중앙방송도 4천여곳의 지방산업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 북한의 전력상황이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밝혔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전력증산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왔다. 지난해 북한 전체 예산의 15%가 전력생산기반 강화에 투자됐고 올해도 예산의 15.4%가 이 부문에 배정했다.

북한은 전력생산기반 강화를 위해 △안변청년발전소(금강산발전소) 등 대규모 수력발전소 △중소형 발전소 건설 등에 집중 투자했고 지난 10월 안변청년발전소, 태천5호발전소 등을 완공하는 결실을 보았다.

지난 86년 10월 81㎾를 목표로 착공된 안변청년발전소는 착공 10년만인 지난 96년 9월 1단계 공사가 완료됐고 지난 10월 2단계 공사가 완공됐으며 태천발전소는 지난 83년부터 건설돼 왔다.

또 98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소형 발전소를 1백여개(10월 현재) 이상 건설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신태록 전기석탄공업상은 지난 11월 `제2천리마대진군선구자대회`에서 수력발전소 및 중소형 발전소 건설에 힘입어 향후 2∼3년 안에 100만㎾의 발전능력을 더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안변청년발전소, 태천발전소 등의 완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이들 발전소가 가동되는 올해 후반과 내년에는 전력 수급이 상당히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화력발전소의 주요 원료가 되는 석탄생산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전력수급이 호전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더해 준다. 북한은 올해 석탄 부문에 12.3%의 예산을 배정하는가 하면 수평으로 층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석탄을 캐내는 `수평분층식채탄법`을 도입하는 등 석탄채굴 기술도 개선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전력생산을 저해하는 요소도 상존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수력발전소 건설에 주력하고 있어 올해와 같이 심한 가뭄 등이 발생한다면 전력 생산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전력 부족은 대체로 가뭄 등 자연재해와 함께 전력생산기반시설의 현대화 실패, 원유 등 원료 부족, 생산.소비과정의 비효율성 등에 기인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생산시설 현대화 작업과 원료 도입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고 아직도 그 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 전력 생산량 186억㎾h가 모두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지까지 송.배전되는 과정에서 크게 손실돼 실제 소비량은 124억㎾h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합 200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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