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을 비롯해 50여년간 지속된 미국과의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는 등 대외관계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또 호주와의 외교관계 복원, 이탈리아와 수교, 유럽연합(EU) 9개국에 수교 제의, 북.일수교회담 재개, 김정일 북한 노동당총비서의 중국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북한 방문 등도 올해 북한의 두드러진 외교성과로 꼽을 수 있다.

북한은 이어 남한에 대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의도를 강화한 6개항의 `5개섬 통항질서`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반면 정상회담 이후 남한과의 경제.군사회담, 두 차례의 남북이산가족 상봉, 시드니 올림픽 남북선수단 동시입장 등 남북교류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9월에는 63명의 비전향장기수가 북한으로 송환됐으며 지난 96년 착공된 `안변청년발전소`(금강산발전소) 2단계 공사와 40여km에 이르는 `청년영웅도로`(평양-남포고속도로) 공사가 완공됐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선정한 올해 북한 10대 뉴스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남한과 북한은 지난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분단이후 최초로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남북 통일방안협의, 이산가족 상봉, 남북교류협력 등을 주요골자로 하는 5개항의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에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이어 중국 상하이, 베이징 등지서 3차례의 접촉을 갖은 남북 양측은 4월 8일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으며 같은 달 10일 오전 0시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이를 발표했다.

그러나 당초 12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던 정상회담은 북측의 회담연기 제의로 하루늦은 13일부터 시작돼 15일까지 개최됐다. 이를 계기로 적대적인 남북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들어서게 됐으며 김 대통령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북.미, 적대관계 종식 선언

북한과 미국은 지난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상호방문을 통해 양국 정상들의 친서를 교환하고 50여년간의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는 등 양국관계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조 제1부위원장이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을 방문했으며 뒤이어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같은 달 23일부터 25일까지 북한을 공식 방문했다.

조 제1부위원장의 미국방문시 발표된 `북.미 공동코뮈니케`에서 양국은 적대관계 종식 선언을 비롯한 평화보장체계 수립, 경제.무역전문가 상호교환, 제네바 기본합의문 준수, 북한의 3번째 미사일 시험발사유예와 테러반대, 유해발굴 등 인도적사업 지속추진, 미 대통령 방북 등에 합의했다.

이어 올브라이트 장관은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방북추진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으며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에게 클린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백남순 외무상 등과 만났다.

◆남북이산가족 상봉

지난 85년 이후 중단됐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6.15남북공동선언` 제3항 `인도적 문제의 조속한 해결 합의`에 따라 8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 상봉의 구체적인 일정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남북 양측은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책임자 1명, 이산가족 100명, 지원인원 30명, 취재기자 20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을 평양순안공항과 김포공항을 잇는 직항로를 이용해 교환했다. 양측은 이어 제2차 남북장관급회담(8.29∼9.1)에서 추가 방문단 교환에 합의하고 남북적십자회담(9.20∼23)을 거쳐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1차 때와 같은 규모의 이산가족 상봉을 서울과 평양에서 성사시켰다.

◆남북교류 물꼬 터져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간 교류와 대화가 `속도조절론`이 제기될 정도로 봇물터진 듯이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다. 남북대화의 중심체로서 남북장관급 회담이 7.8.9.12월 등 네차례에 걸쳐 서울과 평양, 제주도를 오가며 진행됐다.

또 이산가족 제반문제를 논의한 남북적십자 회담이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6월과 9월 두차례 열려 85년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다.

또 군사분야에서는 남북국방장관회담이 사상 최초로 9월 25일부터 26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렸으며 경의선 연결공사 등에 관한 제반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1.2차 남북군사실무회담이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과 남측지역 `평화의 집`을 오가며 진행됐다.

경제분야에서는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청산결제,상사분쟁 등을 논의한 남북경제협력실무접촉이 9월과 11월 서울과 평양에서 진행됐다. 장관급회담에서 사회.문화교류의 일환으로 합의된 백두산과 한라산 교차관광 차원에서 남측인사들의 백두산 관광이 9월에 이뤄졌다.

특히 8월에는 남측언론사 사장단이 북한을 방문했으며 9월에는 김용순 노동당중앙위원회 비서가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특사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김정일 방중 및 푸틴 방북

지난 5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중국방문과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의 북한방문을 통해 북한은 올해 중국.러시아와의 친선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는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장쩌민(江澤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비공식 방문해 이목을 끌었다.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두 당, 두 나라간에 사회주의 건설 성과와 경험 교환 △전통적인 북.중 친선을 강화하는 문제 △국제정세를 비롯한 상호 관심사를 의제로 회담을 가졌으며 토의된 모든 문제들에서 견해의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총비서의 초청으로 7월 19일부터 20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쌍방간에 △군사협력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교류 등을 주요 골자로하는 11개항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시드니 올림픽 남북선수단 동시입장

남한과 북한은 지난 9월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에 입장해 한반도가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전세계에 알렸다.

남북한 선수단을 합친 `코리아` 선수단 180명은 공동기수 박정철(북한 유도감독)과 정은순(남한 여자 농구선수)이 함께 한반도기를 맞든 채 9월 15일 200개 참가국 중 96번째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 입장했다. 선수단은 `코리아`가 선명한 짙은 푸른색 점퍼에 밝은 베이지색 바지로 복장을 통일했다.

남북 올림픽 동시입장은 지난 5월 25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에게 제안한지 3개월여만에 성사됐다.

◆서방세계와 관계개선

북한은 올해 1월 초 선진 7개국(G-7) 회원국인 이탈리아와 수교한 것을 기점으로 5월에는 호주와 지난 75년이후 중단됐던 국교를 복원했고 7월에는 필리핀과 수교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쳤다.

또 7월에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가입하고 이 포럼에 참석한 백남순 외무상이 남한, 일본, 캐나다, 태국, 프랑스, 중국, 미국, 러시아, 뉴질랜드 등의 외무장관과 차례로 회담을 가졌다.

이어 9월에는 뉴질랜드, 캐나다와 평양과 중국 베이징에서 각각 수교협상을 벌였으며 같은 달 백남순 외무상이 벨기에, 프랑스, 독일, 그리스,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등 유럽연합(EU) 9개국에 수교를 제의했고 11월에는 평양에서 EU와 제3차 정치대화를, 12월에는 런던에서 영국과 수교협상을 가졌다.

◆비전향장기수 수용

지난해 국군포로.납북자 송환문제와 맞물려 진척되지 못하던 비전향장기수 63명에 대한 북한 송환이 9월 2일 이뤄졌다. 비전향장기수 송환은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나가기로 하였다"는 `6.15남북공동선언` 제3항에 따른 것이다. 북송을 희망한 비전향장기수 63명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가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조국통일상`과 노동당 당원증을 받고 냉난방 시설이 갖춰진 60여평의 주택에서부터 의복, 모자, 신발 등에 이르기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급받는 등 최상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변청년발전소.청년영웅도로 완공

북한은 올해 경제건설 현장에 군인들을 대거 투입해 발전용량 81만㎾의 `안변청년발전소` 2단계 공사와 평양과 남포를 잇는 총연장 40여km인 왕복 10차선의 `청년영웅도로` 등 대규모 공사를 끝마쳤다.

금강산발전소로 알려진 안변청년발전소는 강원도내 5개 군에 걸쳐 서해로 흐르는 하천의 물길을 바꿔 동해안의 안변군 쪽으로 흐르게 만든 유역변경식 발전소로 지난 86년 10월 착공, 10년만인 지난 96년 9월 1단계 공사를 마쳤으며 2단계공사는 같은해 10월 시작돼 올해까지 4여년에 걸쳐 추진됐다.

또 원활한 물류운반 등을 목적으로 지난 98년 11월 착공된 평양-남포고속도로는 북한 전역의 2백여개의 시, 군에서 동원된 건설자들이 해머와 정, 들 것, 마대 등의 장비 등으로 1년 11개월만에 완성했다

◆서해통항질서 일방 발표

북한 인민군 해군사령부는 지난 3월 23일 6개항으로 된『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 설정과 관련한 후속조치로서 `5개섬 통항질서`를 공포함에 대하여』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서해 5도 출입은 지정된 수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공포했다. 이는 서해 5도를 제1,2,3구역으로 나누고 이 섬에 들어가는 제1,2수로를 규정한 것으로 지난해 9월에 이어 북한이 NLL무력화 의지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해 6월 15일 서해교전사태 발생 이후 보름여만인 지난 7월 2일 해상경계선 재확정을 위한 5개안을 유엔군사령부측에 제안했다. 이어 북한은 수차례에 걸친 북.유엔사 장성급 회담에서 유엔사측과 NLL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9월 2일 군총참모부 특별보도를 발표, NLL무효를 선포하고 서해 해상군사통제 수역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연합 200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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