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에 미군을 영구히 주둔시키려고 하는 것은 커다란 잘못이며 한국과 미국은 이제 양국 관계를 대등한 우호 관계로 발전 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덕 밴도우가 17일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진보적 싱크탱크 케이토(CATO)의 선임연구원인 밴도우씨는 `한국의 데탕트: 시대착오적인 미군 주둔에 대한 위협`이라는 보고서에서 남북 관계 개선이 예상을 뛰어 넘는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가운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려는 게 미국의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밴도우 연구원은 주한 미군 계속 주둔 필요성의 논리적 근거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고 일본을 견제하는 의미인 `안정`이 자주 거론되고 있으나 설득력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과 지상전을 벌일 정도로 어리석을 리가 만무하다면 주한 미군이 무슨 소용이고 일본이 군사적 역할을 축소하기보다는 확대하도록 촉구받는 상황이라면 무엇 때문에 일본을 견제하려고 애쓰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은 북한 보다 인구가 2배나 되고 경제 규모는 30배에 이르기 때문에 비록 항구적 평화 보장과는 거리가 멀지만 미국의 `보살핌` 없이도 상당한 자위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한국에 주한 미군 계속 주둔을 지지하는 견해도 있지만 이러한 정서를 국민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남북 관계는 두 당사자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과 미국은 `때로는 소란스럽기도 했던 보호자-피보호자 관계로 50년이 흐른 지금 남북 관계 진전에 맞춰 양국 관계도 대등한 입장의 우호적 관계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200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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