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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홍> 남북협력과 정보화 (전주대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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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12.02  1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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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홍 (전주대 사회과학연구소장)


목 차
Ⅰ. 서 언
Ⅱ. 북한의 위기와 경제지원의 필요성
Ⅲ. 남북 협력을 위한 정보화의 역할
1. 정보화의 특징
2 정보화와 민주화 가능성
3. 남북한 통합과 정보통신의 역할
Ⅳ. 북한의 정보화 동향
Ⅴ. 결 론
1. 단기적 대안
2. 장기적 대안


이 논문은 어려운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북한의 장래에 대해 그들의 붕괴를 막고 연착륙을 통한 통일방안으로 북한의 정보화를 위한 경제지원과 협력에 관한 연구이다. 현재 정부는 각종 경제 지원을 통해 북한의 경제 위기를 해소하고 그들의 적화 야욕을 포기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의 모호한 태도 변화로 별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경제적 지원을 하는 데 별 무리가 없으며 파급효과가 가장 큰 정보화 지원사업을 현재 북한의 정보화 실태에 의한 가능성에 따라 장·단기 별로 분석하고자 한다.


Ⅰ. 서 언

최근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정부는 햇볕정책의 실시로 남북간의 화해분위기 조성을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가보안법의 개정, 비료의 원조, 금강산 관광사업이나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에의 투자, 대한적십자사의 민간식량지원, 현대 농구팀의 북한에서의 경기 등등 정부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까지 동원하여 북한의 어려움을 도와주고 남북간의 평화공존을 모색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 역시 `금창리`지역의 사찰을 전제로 대규모 식량지원을 약속하고 있으며 북한도 강경 일변도의 종래 자세에서 벗어나 미국의 요구조건을 수용하는 쪽으로 유연하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북한의 군사력 강화만을 가져올 수 있는 이적 행위가 될 수 있다`, ` IMF로 어려운 우리의 사정을 고려해서 적정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투자를 하더라도 사회기반시설이 안 갖춰져 수익성이 없다`는 등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나진·선봉 자유 경제무역지대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이나 금강산 관광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의 경우도 사회기반 시설의 미비, 특히 정보통신시설의 미비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경제지원을 하더라도 이러한 반대를 무마하고 남북간에 상호 이익이 되며 동시에 남북이 통일하는 데 가장 기여할 수 있는 정보통신 쪽으로 투자와 협력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독일의 통일이 자유로운 TV시청과 우편교환제도, 그리고 동·서독간의 자유로운 왕래에서 이루어 진 것처럼 정보통신분야의 지원과 공동개발은 통일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금처럼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용하는 말과 용어가 달라 문화적 이질감이 더욱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문화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더군다나 통일 후에 한국이 정보화 사회에서 뒤지지 않고 국제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 다른 정보시스템을 표준화하고 각자 취약한 부분에 대한 지원과 공동개발을 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 남북간의 불신으로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북한도 국제사회에서 미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정보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므로 서로 손쉽게 동의할 수 있는 분야부터 투자와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Ⅱ. 북한의 위기와 경제지원의 필요성

북한은 1990년 이후 7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해 일반주민들이 생존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제난 지속에 따라 암시장과 부정부패의 확산, 엘리트 계층의 탈북 등 사회적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상당수 주민들이 먹을 것을 구해 중국으로 월경해서 난민으로 떠돌고 있으며 심지어 북한내부에서는 굶주리다 못해 인육까지 먹었다는 참담한 이야기까지 들린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를 배경으로 이제 북한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견해가 대두된다. 개리 럭 前유엔군사령관과 존 도이취 前 CIA국장이 의회에서 `이제 문제는 북한이 붕괴할 것이냐 아닐 것이냐가 아니라 언제 어떤 형태로 붕괴하느냐`라고 증언한 바 있다.
물론 정권이나 체제의 붕괴 여부를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들의 복합작용이므로 경제적 측면만을 보고 북한의 향후 진로를 전망할 수 없다.
최근 귀순한 북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이 개방된 자유사회 같으면 당장 폭동이 일어나서 정권이 무너지겠지만 북한은 엄격히 외부와는 격리된 폐쇄사회이기에 주민들이 불만이 있더라도 외부세계와의 엄청난 삶의 차이를 느끼지 못함으로 민주국가 국민들이 상상하는 집단적 저항은 일어나기 힘들며 또한 군과 당의 장악으로 지배계층내의 저항세력도 미미하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북한문제전문가들은 북한의 위기가 관리될 수 있는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앞으로 몇 해 안에 북한에서는 내부폭발이든 또는 외부폭발이든 어떠한 사태의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즉, 김정일이가 현재는 당정군을 안정되게 이끌고 있지만 지금의 위기상황이 지속되면 위기를 극복하고 북한을 안정되게 통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가상하고 있다( 김학준, 1997).
첫째, 미국의 국방부를 포함한 정보기관은 김정일 정권이 이미 붕괴의 과정에 들어섰으며 길게 잡는다고 해도 2002년께에는 군부 쿠테타에 의해 퇴진을 강요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새로 집권하게 될 군부 쿠테타 세력은 서방에 대한 화해 정책을 채택하게 되고 결국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기 위해 개발독재를 실시하겠지만 몇 해 안에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둘째, 미국의 국무부를 위시한 외교분야의 전문가들은 김정일 정권이 5년 내에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고 바람직스럽지만 일단 북한이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북한사회의 밑바탕부터 흔들리게 되어 5년 안에 김정일 정권이 무너지고 국가의 와해가 현실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셋째, 중국은 표면적으로 김정일 정권이나 북한이라는 국가가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북한 사람들이 절대빈곤에 익숙해 있고 항상 한국에 대해 적개심을 갖도록 오랫동안 세뇌되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내심으로는 북한의 상황전반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북한에서 몇 해 안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 대규모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넷째, 북한에서 급격한 변화가 발생할 경우, 내전이 전개될 수도 있으며 북한 인구중 약 1할에 해당하는 250여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여 이들이 일차적으로 중국의 동북 3성과 연해주로 탈출할 것이고 이차적으로 한국과 일본으로 다시 탈출이 이루어지리라고 예측한다. 중국은 약 100만 명 정도의 난민이 중국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으며 일본은 약 30만 명 정도의 난민이 일본으로 유입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섯째, 북한이 붕괴하는 경우, 한국의 흡수통일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리라고 본다. 미국은 북한을 일정한 기간 `국제관리`아래 두려고 할 것이고 중국은 북한에 `친중 괴뢰정권`을 세우는 방안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경우에 따라서 북한을 `공동관리`하는 방안을 유엔의 이름 아래 실시하려고 할 것이며 중국은 북한을 일정한 범위의 `완충지대`로 두자고 할 지도 모른다.
여섯째, 김정일 정권은 자신이 존망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무력도발을 시도할 개연성이 있다.
이상과 같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붕괴를 필연적이라고 본다. 역사적 사실로 보더라도 국민이 오랫동안 굶주리게 되면 반드시 민중의 폭동이 일어나 정권이 무너지게 된다. 북한은 현재의 기아문제를 해결하려고 여러 해 노력해 왔지만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에 내포된 구조적 비효율성, 과도한 군사비, 반복되는 수해와 한해로 경제사정이 오히려 더욱 악화되었다. 북한은 현재 식량난, 에너지 난으로 대표되는 경제난에 허덕이며 사회체제 전반의 붕괴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주체사상의 주창자인 황장엽의 망명에서 보듯이 정치적 이데올로기 측면에서도 불안한 상태를 노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의 내부정책자료는 북한이 중·단기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붕괴될지 모르며, 이 경우 남한에 의해 흡수통일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북한붕괴 시나리오`란 제목의 1997년 6월 19일치 자료는 북한이 현 상태대로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들의 호전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전쟁을 선택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평화를 선택할 만큼 대담하지도 못한 것 같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 정권의 붕괴가 중·단기적으로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보인다고 이 자료는 지적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1997) .
한국의 경우, 이제까지 적이었던 북한이 붕괴직전이라고 좋아할 상황이 아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북한이 붕괴된다 하더라도 강대국의 반대로 우리가 북한을 흡수통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며 강대국이 반대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북한의 난민이 대거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려들 경우, 오히려 통일이 혼란만을 가중시켜 국가 전체가 마비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IMF의 관리아래 있는 현재의 경제상태는 통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적절한 경제적 지원을 통하여 북한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고 또한 무력충돌 없이 자연스레 통일국가를 이루는 연착륙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조치들이 기대한 만큼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으므로 북한에서도 절실히 필요로 하며 남한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나아가서 남북한의 이질감을 해소시키고 통일국가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


Ⅲ. 남북 협력을 위한 정보화의 역할

오늘날의 정보기술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물질세계 뿐만 아니라 정신세계도 변화시킨다. 정보기술은 공장자동화, 사무자동화, 가정자동화를 이룩하여 모든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으며 값싸게 소량 다품종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여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다양성의 욕구를 충족시킨다(안문석,1997a).
정보기술은 또한 사람들의 정보접근을 용이하게 만들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독재정치의 강화보다는 민주화를 진전시키고 격리된 사회를 개방된 사회로 변화시킨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을 육체적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 보다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정신적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며 보다 많은 여가시간을 제공하고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인간의 물리적 능력을 신장시킨다(방석현, 1995a). 경제적으로도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에 선진국일수록 정보화의 수준이 높다. 이처럼 정보화는 개인의 물질적 만족과 심리적 여유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므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정보화는 그 동안 고집해왔던 주체 사상과 자력 갱생의 원칙으로 외국의 첨단 기술 유입을 막아왔고 경제 사정의 악화로 하드웨어 등 장치 산업에 투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남한에 비하여 여러 면에서 많이 낙후되어 있다. 북한도 열악한 경제의 부흥을 위해 나진·선봉을 자유 경제 무역 지대로 지정하여 외국 기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보통신시설의 미비로 애를 먹고 있다. 즉 북한도 이 지대가 외국 자본으로부터 외면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외부와의 통신망이 제대로 가동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우선적으로 광섬유 케이블 등 통신망 설치를 이미 시작했으며 이에 다국적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나 오히려 남한의 기업들은 여러 가지 제도 및 절차의 제약으로 본격적인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통신 분야에서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여, 통일이 된다 할 때 남북한 정보 통신 분야 통합에 있어 커다란 문제를 제기하게 되리라 본다. 이러한 통일 후의 여러 문제를 해소 내지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통일 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 특히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1. 정보화의 특징

첫째, 사람들이 컴퓨터의 중요성을 실감하면서 컴퓨터가 광범위하게 보급된다. 이와 더불어 컴퓨터와 원격통신기술이 핵심기술로서 급속도로 발전한다. 국제전화 통화료의 인하처럼 정보기술의 사용료가 싸지고 음성정보, 문자정보, 그림정보가 하나로 통합되어 전달되는 기술이 보급된다. 이와같은 정보기술은 인간이 하던 육체노동이나 지적 활동을 대신 해주며 인간을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켜 보다 복잡하고 지적이며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정보산업이 다른 산업들을 제치고 선도산업으로 등장한다. 종사하는 인구 수 뿐만 아니라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도 가장 높게 된다. 정보산업은 ⅰ) 신문, 우편, 방송과 같은 최종산물이 정보인 산업, ⅱ) 은행, 보험, 행정기관과 같은 주요 중간투입물이 정보인 산업, ⅲ) 컴퓨터산업, 통신산업, 복사기업과 같은 정보기기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본격적으로 정보화사회에 들어서게 되면 이들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수가 전체 인구 중 50%를 넘게 되며 이들이 생산해 낸 소득도 GNP의 50%를 상회하게 된다(안문석, 1997b).
셋째,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혁신으로 정보유통시간이 사라진다. 이에 따라 산업활동 전반이 특정한 지역적 기반과 무관해지고 경영활동이 중앙의 본사와 무관해진다. 즉 시장의 본성이 `장소`에서 `네트워크`로 변하게 된다. 세계전역이 전자금융거래를 실시하게 되고 한때 `다국적 기업`이라고 불리던 것이 국경과 무관하게 세계전역을 생산기지이자 시장으로 간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하게 된다.
넷째, 지식과 정보의 평균수명이 기하급수적으로 단축된다. 이전에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한평생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었지만 정보화사회에서는 지식의 평균수명이 대단히 짧기 때문에 학교교육만으로 세상을 살아가기가 어려워진다.
다섯째, 자본의 개념도 변화하게 된다. 기업은 이제 정보를 상품처럼 사고 팔고 저장한다. 자본은 하나의 정보양식으로 간주된다. 오늘날 자본은 주로 신용정보의 형태로 존재하며 은행은 이제 많은 현금을 이동시키지 않고 신용정보만을 전송한다. 이에 따라 금괴나 경화를 이동시키지 않고도 전세계적으로 즉각 환율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정보본위제`가 `금본위제`를 대신한다고 볼 수 있다(Wriston, 1986).
여섯째,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종래의 종이로부터 전자매체로 바뀐다. 과거에는 거의 대부분의 최종정보가 종이에 인쇄되는 형태를 취했으나 보관용 정보는 디스크나 테이프 형태로 전환되고 비 보관용 정보는 화면을 통해서 전달되는 형태를 갖게 된다. 
일곱째, 기존의 국경선이 의미를 잃게 되고 모든 것이 동시에 일어나는 지구촌에 살게 된다(McLuhan, 1967).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제 사람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으며 지식을 획득할 수도 있다. 정보기술이 세상을 더욱 작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세계가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뜻하는 예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정보화는 사람들의 사고의 폭을 넓혀 먼 곳에서 일어난 일도 알 수 있게 해주고, 따라서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이 이전에 인식하던 것보다 훨씬 더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전지구적 관점, 즉 거시적 관점에서는 세계가 작아지고 있지만 개인적 관점, 즉 미시적 관점에서는 세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덟째, 문화적 통일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가 된다(안문석, 1997c). 교통통신의 발달로 지역이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긴 생활양식이나 물건, 사고방식이 광범위하게 통용되기 시작하고 소량 다품종의 생산가능으로 비표준화제품과 표준화제품간에 가격차이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이 다양하게 등장하게 된다.
아홉째, 개인이 당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식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된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전문가의 지식이 일반화되는 현상을 갖는데, 이는 일반인이 컴퓨터를 통해서 전문가의 지식을 싼 값으로 집에서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종래에는 전문가에게 비싼 돈을 주면서 일을 맡겼지만 이제는 개인 컴퓨터를 이용해서 전문가의 도움없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열째, 인간의 욕구가 다양화, 고급화되며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가 더욱 강조된다. 정보화사회에서는 물질적 풍요가 이미 이루어진 사회이므로 인간의 하급욕구가 충족되어 감퇴되면서 지적, 창조적 활동을 통한 자기실현의 욕구가 강해 진다(방석현, 1995b). 사람들은 단순반복적이고 육체적인 일에서 벗어나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면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이용하고, 이를 평가하는 지적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지적 호기심이 커지면 남들이 안해 본 것을 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느끼고자 하는 욕구가 강화된다.

2 정보화와 민주화 가능성

정보화는 산업혁명 이후 오늘날의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구권에서는 TV시청의 개방이 쏘련을 위시한 동독 등 공산주의 국가를 일순간에 붕괴시켰다. 중국에서는 PC보급의 확대가 천안문 사태 때 상황진전을 전세계에 알리고 민주화 운동의 열기를 국가 전역에 확산시켰다.
독재국가에서는 정보화가 한편으로 모든 정보를 장악케 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국민들에게 독재의 폐단을 알리고 체제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달갑지 않은 수단이 된다. 이러한 양면성 때문에 공산주의 국가들은 처음에 정보화를 주저했지만 국가 경제력의 회생과 학문을 비롯한 사회 모든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불가피하게 정보화를 수용하고 민주화를 진전시킬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많은 분석가들은 정보화가 민주주의적 경향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낙관적 태도를 취해 왔다. 이러한 낙관론의 기반은 다음의 3가지로 요약된다(데이비드 론펠트/ 홍석기역, 1997).
첫째, 모든 분야의 신기술, 즉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라디오, 텔레비전, 무선전화기, 팩시밀리, 카세트, 비디오테이프, 네트워크 등이 점점 더 많이 보급될 것이다. 그 어떤 체제도 정보화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으며, 신기술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중앙집권적으로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정보자료에 더욱 쉽게 접근함에 따라 소규모의 약한 집단이 대규모의 강한 집단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권력은 앞으로는 조직보다 개인의 손에 더 많이 쥐어지게 될 것이다.
셋째, 신기술의 이점을 활용하는 데는 `개방사회`가 `폐쇄사회`보다 유리할 것이다. 나아가 정보통신의 국제화 흐름은 폐쇄사회의 개방을 유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위와 같은 낙관적 견해에 대하여 정보화가 작업과정 사람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 개인 신상과 활동에 대한 막대한 통계자료의 축적과 통합, `전략`과 `비밀`정보에 대한 접근제한을 손쉽게 해서 소수인에게 정보가 집중되어 오히려 전제주의 체제를 강화시킬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있다(Burnham, 1983). 또한 이와는 달리 인간의 존엄성이 인정되며 개인의 자유가 보호되는 사회에서는 정보화가 인간의 존엄성이나 자유의 신장에 기여하게 되고 정보통제를 권력유지의 주요수단으로 삼는 전체주의 사회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되리라는 중립적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전제주의 국가가 정보화를 억누르려 하면 할수록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향하는 흐름에서 뒤떨어지므로 그들 국가도 별 수없이 정보화를 진전시킬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정보와 의사소통을 독점적으로 통제해 온 기존체제는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Shultz, 1985). 따라서 북한의 급격한 붕괴를 반대하고 민주화로의 연착륙을 바라는 우리로서는 북한의 정보화를 도와주는 경제적 지원이 다른 어떤 경제적 지원보다 효과적이라고 본다.

3. 남북한 통합과 정보통신의 역할

정보통신은 개인간의 정보전달의 채널로서의 기능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하나의 사회간접자본 또는 하부구조로서 제반 사회적 활동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즉 정보통신은 모든 사회의 기능이 원활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경망 역할을 담당한다. 인체의 신경망이 끊어지면 사람이 정상적으로 육체적·정신적 활동을 영위할 수 없는 것처럼 사회도 이러한 신경망이 끊어지면 제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분단된 한반도의 신경망이 끊긴지가 어언 반세기가 넘어서자 이제 남북은 현격하게 다른 사회로 탈바꿈하였으며 상호간의 이질감은 점점 심화되어 가고 있다. 북한지역 역시 이러한 신경망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못하여 통일 이후 남북한간 정보통신통합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제 방면의 통합에 있어서 크나큰 애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박철순, 1997a). 이러한 시점에서 통일 이후에 끊어진 신경망을 회복하고 북한지역에 정보통신인프라를 조기 구축하는 방안을 준비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일이 통일하게 된 근원적인 배경을 이해할 때 우리는 우편 및 전기통신, 그리고 방송이라는 신경망이 점차적으로 제 기능을 회복해 나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북한이 연착륙에 성공하고 남한과의 합의에 의한 점진적인 통일을 추진하게 되는 경우에도 정보통신을 통한 남북교류와 협력의 증대는 통일에 대한 적절한 단계적 접근방법이 될 수 있다. 정보통신의 교류협력의 확대에 따라 북한사회도 점진적 개방의 길을 걸을 것이다. 정보통신의 교류협력 및 발전에 따른 북한의 개방과 개혁은 북한경제를 크게 활성화시킬 것이며, 이는 또한 사회개혁을 촉진시킴으로써 북한주민들의 개방과 민주화에 대한 욕구를 자극할 것이다. 즉 북한이 정보통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서방의 자본과 기술이나,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부분적이나마 개방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정보화가 진전되면 대내외 정보에 노출되는 정도가 깊어지고 정보통신에 의한 새로운 변화의 동력이 나타나 북한사회의 개방과 민주화 문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또한 완전한 통일을 법적·정치적 통일이라는 단기적 관점과 경제통합이라는 중기적 관점을 넘어 심리·문화적 통일이라는 장기적 관점까지 포함하여 바라보아야만 한다고 볼 때, 정보통신의 교류협력 강화와 발전 및 그에 따른 정보화의 진전은 이 세 가지를 관류하며 기능할 수 있는 요소이다. 이는 정치군사 문제에 대해 투명성을 확보케 하여 안보딜레마로부터 탈피할 수 있게 해주며, 경제 교류협력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심화된 이질감을 극복하고 심리·문화적 통일을 이루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통일 후 남북한간 정보통신망을 연결하고 북한지역에 정보통신인프라를 조기 구축하게 되면 북한지역의 경제활성화와 남북한간 동질성 회복 및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제 방면에 걸친 통합에 기여할 것이다. 즉 정보통신망은 정보의 생산, 유통, 소비의 통로일 뿐만 아니라 상품, 노동, 기술, 자본 등의 이동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게되기 때문에 남북한 통합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Ⅳ. 북한의 정보화 동향

북한의 과학기술정책 기조는 그들의 헌법 제 27조와 제 51조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경제 활동에 과학 기술을 이용하고 근로자들을 노동에서 해방하며 육체 노동과 정신 노동의 차이를 점차적으로 줄이고 과학자, 기술자, 생산자들의 창조적 협조를 강화하여 나라의 기술 발전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주의 건설의 초석이 되는 사상, 기술, 문화의 3대 혁명을 강력히 추진하며 인민 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에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그 동안 선진국 기술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추진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첨단 기술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북한은 정보화를 위해 특별한 정책적 배려로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투입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1982년에 최초로 8비트 PC시제품인 `봉화 4-1`을 제작한데 이어 현재 16비트 PC를 생산하고 있으며 32비트의 공업화 달성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대한무역진흥공사, 1995). 반도체 분야에서는 16메가 초대규모집적회로를 개발했으며 조선과학원 산하 전자공학연구소에 IC시험공장을 설립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으나, 장치산업인 반도체산업은 자본이 많이 들기 때문에 매우 힘든 형편이다. 또한 북한은 인간의 두뇌와 창조력만 있으면 훌륭한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북한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주요기관으로는 평양프로그람쎈터(PIC) 외에도 조선콤퓨터쎈터(KCC), 국가과학원(Academy of Sciences), 김일성종합대학, 평성리과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이 있다.
평양프로그람쎈터(PIC)는 평양고려호텔, 대외보험총국, 평양시피복총국, 남포항을 비롯하여 100여 개 대상 기관에 경영 프로그램, 기술 준비 프로그램 등 60여 종의 유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했다고 한다. 평양프로그람쎈터(PIC)는 유엔개발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 협조 기관들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여러 차례 수행했으며 수십여 건의 해외 프로그램을 주문 받아 개발하였다. [창덕] [단군] 등 일반 상품 프로그램의 수출도 하고 있는데 특기할만한 것은 영문판 윈도우 95에서 우리말 입출력을 할 수 있게 하는 전위처리(front-end processing) 프로그램인 윈도우 95용 [단군]이 북한의 국규 코드는 물론 남한의 KS 코드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어 남북한 양쪽에서 모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박찬모,1997a).
조선컴퓨터쎈터(KCC)는 항공 교통 지휘 시스템을 개발하여 1993년부터 평양 국제 비행장에 설치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그들이 만든 제품은 성능도 유사한 러시아 제품보다 우수하고 가격도 독일의 유사 제품보다 저렴하다고 한다. 그들은 현재 일본의 요청으로 인터넷 상의 웹브라우저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개발기관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데 공통적인 것은 모든 프로그램이 IBM PC AT급, NEC의 PC 9801 계열 혹은 메킨토시용으로 개발되었다는 것과 국내 수요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에도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북한은 자국의 통신시설이 낙후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자체적인 통신산업 발전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시외 회선의 경우 디지털 방식의 통신망을 구축하는 한편, 국제통신은 현존의 위성통신과 마이크로파 회선의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중앙으로부터 도·시·군·리에 이르는 전화 자동화계획을 1단계(전체 100만회선), 2단계(300만회선)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국제통신망으로는 마이크로파 회선과 위성통신 회선 두가지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1984년 INTERSPUTNIK(공산권 통신위성기구)에 가입하여 FDM 22회선, SCPC 10회선을 운용하고 있으며, 1986년 프랑스와 기술제휴로 인도양상의 INTELSAT의 위성지구국을 평양에 설치하여 FDM 36회선과 SCPC 18회선을 연결·운용하여 미국, 일본 등 태평양 지역 나라를 제외한 서방 여러나라의 위성통신 및 위성TV 중계가 가능해졌다. 그후 1990년 11월 북한·일본간 직통 위성통신회선 및 국제전용회선 상호제공 협약이 체결됨으로써 전화 3회선, 텔렉스 10회선, 전보 1회선을 개통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마이크로파 회선능력 24회선, 테이블 네트워크 15회선을 운용하고 있다(박철순, 1997b).
북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선방송의 확대운용과 통신기술의 현대화 방침에 따라 최근에 큰 관심을 보이고 기술도입을 시도하는 분야가 바로 광통신 분야이다. 이는 위성통신의 확대와 함께 세계적인 통신분야를 주도하는 조류에 발맞추려는 북한의 정책적인 시도로 해석된다. 그리고 1971년부터 시작된 6개년 계획에서 방송출력의 증가, 통신의 다중화와 자동화, 통신시설의 확장, VHF 중계시설의 설치 등을 목표로 하였다. 또 통신의 국제화와 다중화를 위하여 위성통신 지상국 건설과 1,920회선의 마이크로웨이브시설을 일본으로부터 도입하였다. 그 결과 최근 1984-1994년 동안 전신전화 회선이 수십배 증가하여 수십만에 이르고 세계 15개국과 전화, 텔렉스, 전신 등을 교환하고 있다.열악한 경제사정과 대공산권수출통제조정위원회(COCOM) 규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하드웨어 부문이 약한 북한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나름대로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
북한에서는 컴퓨터 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김일성종합대학, 평성리과대학, 평양전자계산기단과대학 등 전국 대학에서는 과거부터 컴퓨터 교육을 시켜왔고 지금은 일부 고등학교에서도 컴퓨터 교육을 시키고 있다.. 또한 평양프로그람쎈터(PIC)가 일본의 오사카정보센터(OIC)와 공동으로 [O&P Training Center]를 1996년 4월에 설립하였으며 일본의 오사카 동포들이 가서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박찬모, 1997b). 이곳에 등록하는 사람은 일반 사회인과 기업인인데 너무 많이 몰려와서 다 수용할 수가 없을 정도라 한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방으로 가면 컴퓨터 인력이 매우 부족한 듯하다. 나진·선봉 특구에 입주하는 외국 기업들이 그곳에서 컴퓨터 요원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나진·선봉 지역에 교육 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연변과기대도 분교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컴퓨터 과학자들은 C나 C++는 물론 지금은 Visual Basic과 Java 등도 사용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발간되는 문헌들이 일본, 싱가포르를 통하여 북한에 들어가고 있다. 북한의 과학자들은 인터넷과 Yahoo를 잘 알고 있으며 인터넷에서 미군을 검색하는 빈도도 북한이 가장 많다고 한다. 평양프로그람쎈터(PIC)의 싱가포르 지사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 평양프로그람쎈터(PIC) 책임자는 IEEE Transaction 등의 전문 잡지를 평양프로그람쎈터(PIC)에 보급하고 그 동안 1,500여 대의 PC를 싼값으로 북한에 판매했다고 한다.
북한의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전자 오락을 통해 컴퓨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평양 체육관에는 대규모 전자 오락실을 갖추고 600대의 전자 오락기를 비치하여 하루 5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찾아와 전자 오락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한편 성인들은 [화면 반주 음악실]이라는 노래방을 통해 컴퓨터의 위력을 인식하고 있다 한다.
그러나 북한의 정보화는 경제 사정의 악화와 심각한 식량난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드웨어 부문은 국내 자본의 부족과 외국 투자 유치의 부진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이며 통신 분야는 국가가 주력해서 광통신 케이블의 구축 등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역시 자본의 부족과 기술적 문제에 봉착해서 남한보다 매우 열악한 상태이며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이러한 격차가 심해진다고 한다.


Ⅴ. 결 론

오늘날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적화야욕을 포기시키고 남북 화해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식량공급, 비료공급, 금강산 개발지원, 나진·선봉 자유무역 경제지대 개발참여, 보세가공 등
여러 가지 경제협력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태도는 때로는 우리와의 경제협력을 수용하는 듯 하다가 다시 원래의 적대적 자세로 돌아가는 등 태도의 일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북한이 자기의 경제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하여 외부의 경제적 협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지만 개방을 통한 체제의 붕괴가 두려운 나머지 확실한 결정을 하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전략적 차원에서 서구의 경제적 지원이란 단물만 빼앗아 먹으려는 전술인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 따라서 경제협력과 지원도 선별적으로 해서 필요한 것을 주고도 그들의 태도변화로 별 소득이 없는 것보다는 북한에서 가장 필요로 하고 우리도 경제적 부담 없이 제공할 수 있으며 일단 제공되면 북한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우리가 원하는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해서 지원을 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의 정보화를 위한 우리의 경제적 지원과 협력은 남북 쌍방간의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연착륙을 통한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또한 문화적 동질성 확보를 위해서도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고 보인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개방화를 통한 체제붕괴를 심히 우려하고 우리의 접근을 경계할 것이므로 우리의 제안이 그들의 체제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하면서 조심스럽게 점진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한다.

1. 단기적 대안

첫째, 북한의 정보화를 위해 우선 우리가 무리 없이 가능하고 북한도 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부터 해야 한다. 북한은 앞에서 본 것처럼 심각한 자본부족으로 하드웨어부분이 우리보다 열세에 처해 있어서 이 부분의 지원을 상당히 필요로 한다. 우리 역시 PC의 성능향상으로 사용가치가 떨어진 PC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북한도 정보화를 통한 교육의 선진화를 원하는 입장이므로 우리에게 여유가 있는 기존 기종의 PC 제공은 북한서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이 된다. 이때 북한서 더 많은 양이나 더 고급의 PC를 요구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경제적 능력이 허용하는 한에서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편이 낫다. 왜냐하면 일단 PC가 보급되면 많은 대중이 PC에 접근하게 되고 그들의 실상을 알게 됨으로 북한당국도 더 이상의 폐쇄체제 유지가 힘든 것임을 알고 개방화로 갈 것이다.
둘째,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한국의 하드웨어 기술을 결합하여 경쟁력있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한다. 북한은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장치산업인 하드웨어 부문이 부진하지만 돈이 안들고 두뇌만 쓰는 소프트웨어 기술은 어느 정도 발전된 편이므로 남북공동사업으로 한국의 전자회사와 연구소, 그리고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결합하면 상당히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닌텐도의 소프트웨어 게임이나 소니의 소프트웨어 게임은 소프트웨어 기술이 일정 수준에 이른 전문가들이 노동집약적으로 개발해 낸 제품으로 부가가치가 대단히 높으므로 북한으로서도 한국의 제안을 신중히 고려할 것이다. 그러한 제안은 북한으로 보아서도 돈이 안들고 신기술을 배우며 외화획득이 가능하므로 만족할 것이다. 한국의 입장으로서도 값싼 인건비로 기술개발이 가능하고 적은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은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그들의 태도변화로 투자의 회수불능 사태로 손해를 보는 경우를 피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셋째, 북한이 나진·선봉 자유무역 경제지대를 개발하면서 애로를 겪고 있는 정보통신 분야는 우리가 이미 광섬유의 일반적 구축으로 국제적 우위에 있으므로 경제성이 있는 수준에서 값싼 가격으로 지원해야 한다. 북한의 자본주의 시험무대인 이 지역이 성공해야 북한당국도 본격적으로 자본주의를 수용하고 개방자세로 나갈 것이며 그럴 경우, 우리도 이 지역에 대한 원자재 및 자본재 수출로 경제적 이득을 얻을 것이다.
넷째, 북한이 나진·선봉 자유무역 경제지대를 개발하면서 숙련된 정보 인력이 없어 애로를 겪는 것처럼 중앙에는 어느 정도 숙련된 정보 인력이 있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정보 인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의 자금지원과 노력으로 정보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물론 한국에서의 교육훈련은 북한당국이 반대하겠지만 북한 내에서의 교육훈련은 북한도 아무런 비용부담 없이 숙련된 고급인력을 얻는 수 있는 기회이므로 남북간에 합의를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단기적으로 비용부담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북한을 정보화 사회로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우리 기업이 북한에 진출했을 때 숙련된 노동력을 미리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2. 장기적 대안

첫째로, 정보화 시대를 맞아 우리글의 컴퓨터 처리 요구가 나날이 증대되어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남북한 코드의 공동안 제정이라든가 용어의 통일, 자판 등 여러 주변 장치의 표준화 방안 등이 모색되어야만 한다. 남북한이 분단된 상태에서 서로의 교류 없이 반세기가 흘러감에 따라 사상은 물론 언어와 문화에까지 많은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다. 특히 우리글의 컴퓨터 처리에 필요한 부호계라든가 자판, 용어 등이 달라서, 앞으로 통일이 된다할 때 많은 문제가 제기될 뿐 아니라 현재도 중국 등 외국에 있는 동포 과학자들이 남북한에서 각각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그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회의를 열고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1994년부터 매년 중국 연변에서 모인 남북한 및 중국 등 외국 동포 학자들이 3년째인 1996년 8월에는 컴퓨터 용어의 공동 번역 출판, 공동 자판의 검토 시안 채택, 통신 부호계용 자모 배열순의 합의, 그리고 통신 교류용 단일 부호계(코드) 마련의 길을 터놓은 것처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이 분야의 남북 교류와 정책 수립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북한의 정보 통신 기술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이것은 남북의 전문가들이 상호 왕래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남북한이 대립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단시일 내에 상호 왕래가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제 3국에서 개최되는 정보화 관련 학술회의에 남북한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그 분야에 대한 공동 학술대회도 열어야 하며 나아가서 남북이 공동으로 정보통신 연구소를 설립하여 공동연구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시도해야 한다.
둘째로, 남북간의 인적, 물적 교류가 활성화 되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북한의 학자가 남한에 와서 세미나를 하며 남한의 학자가 북한에 가서 강의를 할 수 있고 서로 간에 다른 정보통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남북한의 상호 방문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한이나 북한 당국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 개방화의 조류가 몰아치는 이 때 유독 남북한만이 단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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