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숙기자(mskim@tongilnews.com)


▶아쉬운 이별
2일 잠실롯데호텔 환송장에서 버스에 오른 한 북측 방문객과 남측 가족이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번 2차 이산가족상봉은 지난 1차 상봉 때보다 달라진 점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장충식 한적 총재의 월간조선 10월호 인터뷰 발언에 대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재검토 등을 고려해 상봉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했었지만 원만하게 이루어졌다.

방문 첫날 평양 순안공항의 안개로 인해 일정이 4시간 가량이 지연되는 사태가 있었지만 상봉에는 무리가 없었다. 지난 3박 4일 동안 11시간을 만난 1차 때와는 달리 이번 2차는 2박 3일 동안 8시간 30분을 만났지만 더 알찼다. 관광을 많이 다니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가족들의 상봉에 최대 만전을 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차 때와는 달리 차분한 가운데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졌다. 호텔관계자는 상봉장에는 호텔직원과 취재진만이 분주할 뿐 평소와 똑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 1차 때는 통곡과 울음이 상봉장을 메웠다면 2차 상봉에서는 여유로운 모습 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만찬장에서는 노래를 부르는 등 다소 들뜬 모습도 보였다.

북한 방문단의 태도도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남측 기자들의 질문에도 부드러운 표정으로 답을 하는가 하면, 밤 늦게 호텔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도 해, 지난 1차 때 숙소에만 머무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오히려 북측 기자들이 경직된 모습을 보여 대조를 보였다.

선물도 지난번과 달리 많이 검소해졌다. 내의, 약간의 달러, 등이 전부였다. 이와 관련 지난달 9일 북측에서는 전화통지문을 통해 생존부모에게는 옷감 한벌, 형제자매에게는 간단한 기념품, 현금은 500달러 이하로 제한해줄 것을 요구하고, 남북은 이에 합의한 바 있다.

▶큰절하는 남쪽 가족들
짧은 서울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떠나기에 앞서 2일 오전 롯데월드호텔앞에서 북측방문단의 황병렬씨 남쪽가족이 큰절을 올리고 있다.

1차 때 빠진 북한의 유명인사들도 이번에 서울을 찾았다. 어문학계의 손꼽히는 권위로 김일성종합대 교수인 김영황(70), 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 강좌장 김봉희(68), 김책공업종합대학 강좌장인 하재경(65), 평양시 직물도매소 지배인 홍응표(64), 자강도 임업연합기업소 자재상사 사장 노승득(70), 농업과학원연구사 김규서(64), 평양외국어대학 연구사 임순응(65) 등이다. 이들은 그 동안 북한 언론에도 소개 됐던 인물로 북한 사회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용도 지난 1차 상봉 시에는 18억 9천만으로 과비용이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9억 5천 만원으로 줄었다. 이는 상봉일자가 하루 준 것도 있지만 애초 검소하게 진행하고 앞으로 지속될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기 위한 준비로 보인다.

또 주목할 만한 것으로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단장으로 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실현되고 있는 이 사업에 불필요한 마찰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대화 파트너인 우리 정부의 정치적 부담감을 덜어 주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남측 기자들의 언론보도 태도에 북측이 문제제기를 해 일정이 다소 늦춰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상봉자 가족의 한 사람은 조심스럽게 발전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말 한마디라도 세심하게 배려할 때가 아닌가라고 말해 보도진에게 경종을 울렸다.

제2차 남북이산가족 교환방문은 무엇보다 6.15공동선언의 구체 사업을 진행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서신교환, 면회소 설치 및 상봉 등 이산가족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의지를 남북이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있을 제4차 장관급회담과 제3차 적십자회담에서 어떤 말을 주고받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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