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시작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강대국들이 좌우하는 외교무대에서 `훌륭한 연주기술`을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고 16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지적했다.

르피가로는 탈진해있는 북한을 곤경에서 빠져나오게 하기를 원하는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외부의 지원을 바라는 빈곤 국가`라는 곡조를 경쾌하게 연주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아마도 북한 2천200만 주민중 포도주나 노래, 여자에 대해 농담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김 위원장이 국가 원수들 중 가장 까다롭기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기분좋은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달 19일 평양에서 푸틴대통령을 영접한 김 위원장이 서방국들이 위성발사에 필요한 로켓을 제공할 경우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며 푸틴대통령은 오키나와(沖繩)에서 열린 주요8개국(G8) 정상회담에서 마치 중개자처럼 이를 제시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지난 12일 북한 방문 언론사 사장단과 만찬에서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미사일 대화`를 언급, `미국이 골머리 아프겠지...`라는 농담까지 거침없이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는 강대국들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왜 강대국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가. 나는 평양에 자리잡고 있으니 그들이 원하면 보러와라`라고 맞서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연합(2000/08/16)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