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혁 기자(bhsuh@tongilnews.com)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일본의 <문예춘추> 12월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 관련 기사를 "적대감정을 조장하려는 책동", 일본반동들의 정치적 의도를 반영한 모략글", "파렴치한 우롱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하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적인 월간 시사잡지인 <문예춘추>는 12월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2, 6, 10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한 발언의 기록을 입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게재하였다.

통신은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 이 기사 필명으로 되어 있는 `워싱턴 분석팀`이 "괴이한 필명"이라고 주장하고, △ 자료의 신빙성이 없다고 말하였다. 특히, <문예춘추>에서 입수하였다는 `최고비밀` 자료라는 것은 북한의 "공식출판물들의 자료들을 외곡표절하여 조립하였을 뿐 아니라 내용과 문장도 맞지 않고", 북한이 "쓰지 않는 표현들로 자료를 위조해 냈다"고 주장하였다.

통신은 북한의 최고수뇌부의 권위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비롯된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관계의 진전으로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하면서, <문예춘추>의 기사내용을 반박하였다. 통신은 나아가 "조선인민에게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일본반동들은 사죄와 반성으로 과거 력사를 청산할 대신 오히려 대조선적대시정책으로 시대와 력사발전의 요구를 외면하고 세계정세의 흐름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였다.

<문예춘추> 12월호 기사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연초에는 "햇볕정책은 기만"이라고 하였다가 연말에는 "남한과는 언제든지 협의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대남정책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국주의자의 자유화 바람"에 청년들이 "오염"되었다며 이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강조하고(2월), "남한과 미국은 물론 미군기지를 제공한 일본도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6월). 그러나 10월에 들어서는 군사중시노선을 강조하면서도, 서해교전 같은 분쟁의 방지, 북-미 평화협정, 남북기본합의서 이행, 사상과 신앙을 초월한 통일사업 등을 강조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과 무관하게 <문예춘추>의 이같은 내용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국내의 북한전문가들에 의해서도 의문이 제기되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기사 말미에서 <문예춘추>를 향해 "언론의 사명감"을 상기시키며, 이같은 내용에 대한 해명과 공식 사죄를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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