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문(25일-28일)을 마친후 서울을 방문한 토니 홀 미 하원 의원(민주)은 29일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이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하면 클린턴 대통령이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한이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희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96년부터 모두 여섯차례에 걸쳐 방북했던 홀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방북전 클린턴 대통령과 만나 관심사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홀 의원과의 일문일답.

--방북전 클린턴 대통령과 했던 얘기를 북측에 전달했다는데.

▲클린턴 대통령은 서울에 오기 전인 23일 만났다. 내가 북한에 가는 길이라고 했더니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추진되는 변화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내용을 얘기했다.

--방북 인상은.

▲두가지 점을 느꼈다. 하나는 최근의 외교적 변화 때문에 달라졌을 것이라는 점을 기대했으나 평양 이외의 상황은 더 나빠졌다. 북한 고위관리 역시 `더이상 나빠질 수 없다. 거의 밑바닥`이라고 얘기했다.

또하나는 방북기간 매우 추웠다는 점이다. 거리에는 그대로 눈이 쌓여있었고, 빌딩, 병원, 유치원이든 가는 곳마다 매우 추웠다. 점심먹을 때도 장갑을 끼고 싶을 정도로 추웠다.

--방문지역은.

▲방북 첫날에는 평남 온천 운하리에 들렀다. 병원을 방문했는데 이곳은 하루에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전력이 공급됐고 80여명의 환자에게 200g의 식량이 배분됐으며, 위생상태는 열악했다. 2일째는 산업도시인 함북 청진을 방문했으나 연기가 나온(가동중인) 공장은 1-2곳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다. 3일째는 평북 박천군으로 이동했으며, 이곳은 미국의 식량지원이 이뤄져 식량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홀 의원을 비롯해 북한이 선별적으로 방북인사를 수용하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정치적, 외교적 차원이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방북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방북기간 활동상의 제약이 있었나. 또 북한 관리는 경제개혁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나.

▲나는 사전에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해 방북기간 가고 싶은 곳에 관한 일정을 북측에 전달했다. 그리고 입북한후 추가 협상이 있었다. 북한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곳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측은 내가 주민들과 접촉하는 것에도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다.

경제개혁과 관련한 많은 논의는 없었다. 다만 북한측은 기본적인 식량, 의약품 등에 대한 요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식수(食水) 전문가의 도움, 농업개발 지원 등이 필요하다. 전력분야 지원도 필요하다. 이런 부분이 있은 뒤에 경제개혁과 4자회담 등 정치적 논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원식량의 군부 유입 의혹에 대한 파악이 있었는지.

▲물론 모든 주민에게 골고루 분배된다고 볼수는 없지만, 지원식량이 주민들에게 분배된다고 확신한다. 또한 식량분배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지만 세계식량계획(WFP)을 비롯한 유엔기구와 비정부기구(NGO)들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북기간 고위인사 누구를 만났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대부분의 얘기를 나눴다. 이번에 조명록 인민군 차수(국방위 제1부위원장)도 저녁만찬에서 만나기는 했지만 김 부상과 대부분 얘기했다.
주로 인도적 지원문제를 논의했으며, 다른 이슈도 얘기했다.

--부시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대북정책의 변화가능성은.

▲그동안 부시 후보가 북한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아주 뛰어난 대북 전문가들을 배치할 것이다. 따라서 대북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은.

▲나는 개인적으로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한반도의 안전, 북한내 인도적 상황개선 등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를 지지하고 요청할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클린턴의 방북이 결정된게 없는 것으로 본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