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武大偉) 주한 중국대사가 16일 남북정상회담이후 동북아 세력 재편 과정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듯 미국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우 대사는 이날 한국언론재단 초청 조찬강연에서 먼저 혼란에 빠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대해 `누가 당선될지 확실치 않지만, 두 후보 모두 당선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국제적 관심거리는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미국의 선거제도`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선거를 감독하고 있지만 이제는 수작업 개표 등으로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면서 `미국의 결함은 자기 기준으로 남을 평가하는 것으로, 자기의 발전모델, 생각, 이데올로기를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언제나 실패하게 마련`이라며 중국 인권.민주주의 문제에 대한 미국의 비판을 겨냥했다.

우 대사는 달라이라마 방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작심한 듯 미국, 영국 등 서방 열강과 달라이라마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달라이라마는 원래 중국 칭하이(靑海)성에서 태어나 티베트 불교의 생불(生佛)로 활동했으나 지난 59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공작)에 의해 인도로 간 이후 40년동안 중국의 분열과 티베트 독립을 책동하는 단 한가지 일만 했다`면서 `과거 중국은 이 문제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부드럽게 얘기했지만, 이제는 미국사람들이 저지른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초 영국이 티베트 독립을 위해 책동했고, 그후 미국이 이를 이어 받는 등 지난 1백여년간 서방열강들이 티베트 독립을 획책했으나 실패했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은 과거 티베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때 중국의 입장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면서 `그들이 바로 티베트 독립 획책의 장본인들`이라고 못박았다.

우 대사는 이와 함께 달라이라마가 티베트 독립을 주창하고, 개인적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외에 10여억원의 활동경비 모금을 위해 방한하려 하고 있다며 `그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노벨평화상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우 대사는 주한미군에 대한 원칙적 반대 입장과 한반도 문제의 남북한 당사자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한.중.일간 협력, 한.중 및 북.중 관계 강화 필요성을 역설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적어도 현상 유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연합2000/11/16)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