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매체들이 내년 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서울 방문을 최근들어 부쩍 자주 거론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도 평양방송 등 북한 언론매체들은 △`겨레의 통일 열망을 가슴에 안고`(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 인사 올립니다`(5일) △`장군님을 맞이할 통일의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12일) △`김정일 장군님께서 서울에 오실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15일) 등을 제목으로 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남한 주민의 `반향`과 북한 주민의 `수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수 차례 나온 이러한 보도는 `남녘 겨레가 김정일 장군님께서 서울에 오실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까지의 경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한에서 일고 있는 김 총비서의 인사법과 대화법, 유머, 안경, 의상 등에 걸쳐 `김정일 신드롬`을 많이 소개했지만 남한이나 북한 주민들의 입을 빌려 서울 방문을 거론하고 있는 것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는 북한의 언론매체들이 김 총비서의 서울 방문이 조만간 실현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9월 한 회견석상에서 김 총비서의 서울 방문시기에 대해 `내 쪽에서 내년 봄께가 좋다고 제안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북한도 이 시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김제의 이철훈씨`, `종로구의 한 여인`, `남녘의 한 사회과학자`, `평양상봉때 북을 다녀간 남측 대표단 성원들과 수원`, `남조선의 인터넷` 등 다양한 인물과 출처를 내세우면서 `지금 남조선 인민들의 절대 다수는 장군님께서 서울에 오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들이 남측의 환영 분위기를 잇따라 소개하는 것은 서울 방문을 앞두고 이를 활용해 김 총비서의 위상을 높이고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평양시 대동강구역 동문2동에 거주하는 김동진씨는 지난 1일 평양방송에 기고한 수기를 통해 `북남 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남조선에서는 장군님을 맞이할 환영준비로 들끓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해방 직후 김일성 주석의 서울 방문이 거론될 당시의 서울 시내 분위기와 비슷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김총비서가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6월말 재미동포 언론인인 문명자 유에스아시안뉴스서비스 주필과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 답방 시기에 대해 `5대 공동선언(6.15 공동선언)의 실천과정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으로 미뤄 북한 언론매체가 그의 서울 답방을 거론하는 것은 공동선언 이행 정도가 `만족`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200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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