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중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북한은 의료부문 기술개발에도 적극 나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의료기기 개발은 내각 산하 보건성의 지도로 의료과학원 등 의학부문 연구기관과 대학병원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창식 보건성 부상은 지난 1월 노동신문과 인터뷰에서 `무침(無針)주사기와 같은 의료기기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등 올해 안에 의료기기 제작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각 부서에서는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것`이라며 의료부문 연구기관의 분발을 촉구했다.

북한의 의료기기 기술 수준은 잘 알려져 있지않다. 그러나 조선중앙텔레비전방송 등 북한 언론을 통해 북한 과학자들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소개되는 필름없는 X-선 촬영기, `신석파쇄기`(신장결석쇄석기) 등을 볼 때 몇몇 분야에서는 상당히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남한 의료계는 보고 있다.

평양에 있는 김만유병원 보건경영학연구소는 최근 필름없는 X-선 촬영기를 개발, 진단에 이용하고 있다. 이 기계는 기존 기계와는 달리 필름이 필요없는 데다 필름현상에 따른 환경오염도 없고 필름보관 비용도 절약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기계의 품질을 확인할 수 없지만 이 기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이 요구된다고 의료 관계자는 말했다.

또 북한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김책공업종합대학은 지난 5월 수술을 하지 않고 초음파로 신장결석(腎石)을 없앨 수 있는 `신석파쇄기`를 개발했으며, 평양의학대학은 지난 7월 각종 초음파, 심전도와 근전도 검사에서 초음파와 전기신호를 전달해주는 기능검사용 겔을 자체 제작했다.

이밖에 의료기구연구소에서는 `북한식 무침주사기`, 평양의학대학 흉부외과에서는 수술기구인 흉강경을 자체 제작했다.

북한은 지난 3월과 5월 평양에서 제6차 `전국 보건부문 발명 및 새기술 전시회`와 제2차 의학과학토론회를 각각 개최했다. 이들 행사는 의학연구 사업과 치료예방사업, 의료기기 개발에서 거둔 성과와 경험을 소개하는 자리로 의료기술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최신 의료기기 개발에서 성과를 거두고 이를 일부 병원에서 도입하고는 있지만 모든 주민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경제난과 외화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서방국가로부터 최신 의료기기를 수입하기 쉽지 않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의료기기의 대량 제작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방문한 서방 의료구호단체들 대부분이 북한 각 지역의 병원시설이 매우 낡았으며 의료기기와 의약품 부족이 심각하다고 증언하고 하고 있다. 그들은 평양에 있는 일부 대규모 병원의 설비는 우수한 편이나 지방에 있는 병원의 수준은 `낙후됐다`고 전했다. (연합200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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