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서울에서 개최됨에 따라 남북관계의 청신호와 함께 대화 봇물이 터지게 되었다. 장관급회담은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간 공식적인 대화의 견인차였다. 6.15공동선언 다섯째 항에도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빠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장관급회담의 개최 여부가 곧 6.15공동선언 이행의 시금석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남북관계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 장관급회담이 지난해 11월 6차 회담에 이어 9개월만에 열리게 되었으니 그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 7차 회담을 출발로 해서 8,9,10월에 걸쳐 남북대화가 물밀듯 이어질 전망이다. 큰 덩어리의 예상되는 남북교류만 해도, 먼저 이번 장관급회담에 이어 지난해 남북 민간단체가 합의한 8.15 민족통일행사가 14∼1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계속해서 9월중에 금강산에서 민간차원의 남북청년학생통일대회와 남북여성통일대회가 예상되며, 9월 8일 서울에서 남북통일축구대회, 그리고 9월 29일부터 10월 14일까지 부산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참가한다. 게다가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경협위.군사회담의 이달내 개최와 추석전후 이산가족 금강산상봉 등이 합의된다면 그 자체로 향후 남북교류의 일정으로 자리잡게 됨으로서 남북대화는 한층 풍성해질 전망이다.

이 정도의 남북대화라면 그 양이나 질에 있어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의 역사적인 평양상봉과 6.15공동선언 발표 직후부터 이어진 광범위한 남북교류 이후, 제2의 남북관계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물론 여기에는 몇 가지 걸림돌도 예상된다. 벌써 8.15 민족통일행사에 대한 남측 정부의 축소 방침이 나오는가 하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의 북한 인공기 게양문제, 그리고 남북통일축구대회를 통한 남측 특정 인물의 `대선 후보 띄우기`라는 공방, 이들 봇물 터진 남북교류에 대한 정치권에서의 `신북풍론` 공방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몇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련의 남북대화가 남북관계의 정상화는 물론 더나아가 한반도 문제를 주동적으로 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번 일련의 남북대화가 지난달 말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 북한의 `유감 표명`의 명분이었던 6.15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4.5공동보도문의 실천수준을 온전히 복원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일련의 남북대화가 비록 현정부 말기에 치러지지만 장관급회담을 필두로 모든게 순조롭게 잘 치러져 남북간 굳건한 신뢰가 싹터 이후 어떤 인물이나 정권이 들어서도 남북관계의 변함없는 기초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번 일련의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관계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해, 통일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세력들이 민족문제와 통일문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도록 흔들림없는 대세를 형성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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