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 북한 평양방송은 8일 해방후 한국의학협회 부회장으로 일하다 월북해 초대 보건상을 지낸 리병남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평양방송이 리 씨의 딸 원녕(70)씨의 `실담` 형식 보도물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리병남씨는 대대로 한의원을 지낸 가문에서 태어나 경기중학교를 거쳐서 경성제국대학 의학부를 마친 뒤 이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리 씨는 조선민족 특유의 체질적 우월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이유로 일제로부터 자신의 소신과 정 반대로 조선민족의 열등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원녕씨는 밝혔다.

이에 환멸을 느낀 리 씨는 학교와 인연을 끊고 1942년 서울 종로구 파고다공원 부근에 `리병남 소아과 의원`을 차렸고 광복후에는 의료활동을 하면서 서울시 의사회, `과학자동맹`, `인권옹호연맹` 등에 관여했다.

그는 가족을 남겨둔 채 월북했고 1948년 9월 김일성 당시 수상은 리 씨를 보건상에 임명한 후 그해 11월 가족들을 입북시켰다고 원녕씨는 설명했다.

리 씨는 무소속대표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에 선출됐는데 사후 `조국통일상`이 수여됐으며 애국열사릉에 안치됐다.

리 씨의 자녀는 7남매였으나 2명은 6.25때 사망하고 원녕씨를 포함해 모두 5남매가 북한에서 의학자나 과학자 등으로 살고 있다.

원녕씨는 또 재미 여류기자 문명자씨를 만나 숙명고녀에 다닐 때의 일을 회고했다고 밝히고 빨리 통일이 되어 서울에 있는 숙명학교 동창생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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