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국제사회에 의한 최근 5년 간의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수십만명이 기아로부터 목숨을 건졌으나 또다시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고 가톨릭계 원조단체인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의 던컨 맥라런 사무총장이 14일 말했다. 교황청을 대표한 고위성직자 2명과 함께 1주일에 걸쳐 북한을 방문하고 베이징(北京)에 들린 맥라런 총장은 이날, 북한은 지난 여름의 가뭄과 태풍으로 인해 풍년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확량이 340만t에 그쳤던 북한의 올해 수확량은 320만t으로 줄어들어 필요량보다 160만t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맥라런 총장 일행은 북한에서는 처음으로 가톨릭 신자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 소재한 북한 유일의 성당에서 미사를 올렸다. 이에 대해 맥라런 총장은 `(북한이) 조금씩 개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공식 집계에 의하면 평양에는 약 800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으며 북한 전체에는 3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교황청은 북한에 첫 성직자가 임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맥라런 총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고위성직자 2명은 북한 외교부의 부부장급 인사들과 회담을 가졌다.

홍콩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의 북한 담당인 캐시 젤베거씨는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이 북한에 원조를 개시한 지 꼭 5년이 지난 현재까지 `많은 진전이 있었다`면서 북한에 대한 접근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모든 것에 대해 협상을 벌여야만 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문제점을 전달하는 방법은 물론 허심탄회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은 점진적으로 북한에 대한 지원을 인도주의적 원조에서 개발을 위한 원조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한발자국씩 서서히 진행돼야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은 북한의 병원 실정이 열악한 점을 감안해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거의 모든 원조단체들은 의료분야의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지 않다.

젤베거씨는 `병원에 약이 없고 식량과 의약품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병원에 갈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에 대한 원조자금을 조성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은 내년 3월까지 360만달러의 기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현재까지 목표액의 57%만이 모금됐다. (연합200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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