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주민 상업봉사활동의 모범 사례로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전개해온 `정춘실 운동`의 실존 인물인 자강도 전천군상업관리소 소장 정춘실(61.여)이 철직된 것으로 15일 뒤늦게 알려졌다.

경남대 북한대학원이 최근 펴낸 한 보고서는 올 1월 북한을 탈출, 중국 옌볜(延邊)에 칩거중인 한 인민학교 교사(함북 출신)로부터 김일성 주석 생존 당시 충성심과 헌신적인 복무로 모범으로 뽑혀 김일성 훈장 등을 받은 정춘실이 외화 유용혐의로 철직됐음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 대학 북한 대학원 최완규.류길재 교수 등이 대학원생과 함께 지난 7월 북.중 접경지역 일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자를 상대로 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낸 정춘실은 당 중앙으로부터 김 주석 서거일(7.8)을 앞두고 행사비로 5천달러를 헌납할 것을 지시 받았으나 2천달러만을 상납하고 나머지 3천달러는 전천군 자체경비로 사용했다가 외화유용 혐의로 철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한 관계자는 `정춘실이 지난 98년 7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됐고 지난해 3월 함북 무산광산연합기업소 등 8개 `정춘실운동 모범단위`에 김 국방위원장 명의의 감사문이 보내진 점 등으로 미뤄보아 김주석 서거 5주년을 전후해 철직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1년 10월 정춘실이 보인 충성심과 복무정신을 `모범`으로 내세워 그녀의 정신을 모든 일꾼들과 상업 부분 종사자들이 따라 배울 것을 지시함으로써 이른바 `정춘실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

북한 사회과학 출판사가 펴낸 조선말 대사전에 따르면 `철직`이란 일정한 직책이나 직위에서 떼어버리는 것 또는 그러한 행정적 처분을 말한다. (연합200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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