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 호주 등 서방국가 정부 관계자들이 북한과의 수교 혹은 관계개선을 위해 이번 주부터 이달 말까지 잇따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우선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 일행이 북한을 방문, 백남순(白南淳) 외무상과 지난 5월 8일 외교관계 재개 이후 양국의 협력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호주 외무대표단에는 주북 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데이비드 어빈 주중 대사, 북한과의 외교관계 재개협상의 주역인 콜린 헤젤타인 외무부 북아시아담당 국장 등이 포함돼 있어 양국간의 실질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5년 양국관계가 중단된 이후 호주 외교책임자로는 처음으로 방북하는 다우너 장관은 또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인권상황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의 확대 등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주에 이어 25일에는 현 유럽연합(EU)의장국인 프랑스의 도미니크 지라르 외무부 아주국장을 수석대표로, 차기 의장국인 스웨덴과 집행위원회 국장 등 EU 대표단이 평양에서 북한과 제3차 정치대화를 갖는다.

지난 98, 99년에 이어 3번째인 양측 정치대화는 평양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데다 10월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이 대북수교 방침을 표명하는 등 한반도 긴장완화와 북-EU간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대화가 EU 집행위원회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것과 달리 이번에는 평양에서 개최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EU 국가들이 북한의 현황을 직접 관찰하고 북한과의 수교문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공동외교안보정책을 취하고 있는 EU가 북한측의 희망사항인 평양과 브뤼셀에의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를 어느 정도 진전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북-EU 정치대화가 진행되는 시기를 전후해 영국 외무부의 국장급 대표단도 북한을 방문, 김춘국(金春國) 외무성 구주국장과 수교의 기술적 문제들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 10월 19일 토니 블레어 총리와 존 쿡 외무장관이 서울 ASEM 참석시 북한의 수교제의에 호응한다는 원칙을 표명한 바 있어 이번 방북시 수교가 가시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나 서방 국가 양자에 있어 11월은 상호 관계 재정립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200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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