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가 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비상평화회의'를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6.15남측위가 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비상평화회의'를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남, 북, 미 모두 모든 군사행동의 중단을 선언하고, 평화적 해법을 찾는데 나서야 합니다.”

한반도 남북 해상으로 미사일이 넘나드는 가운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가 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비상평화회의’를 열어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지난 9월말부터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이 전개되고 한미 연합훈련과 한미일 연합훈련까지 강도높게 이어지면서 북의 대응도 강도를 높여왔”기 때문에 “이번 위기는 예상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지적했다. 

“온 국민이 이태원 참사의 충격과 슬픔에 힘겨워 하고 있는 때에 뻔히 예상된 (한반도)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6.15남측위는 “당장 시급한 것은 충돌을 막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한반도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대치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적대와 군사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충돌을 막을 해법은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오늘이든 내일이든, 무력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전쟁은 현실이 될 수 있다.”

‘비상평화회의’ 결과를 담은 기자회견문은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와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대표가 낭독했다.

각계 인사들은 남북미 모두를 향해 '모든 군사행동 중단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각계 인사들은 '남북미 모두가 모든 군사행동 중단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이에 앞서, 김경민 YMCA 사무총장은 “‘이태원 참사’에도 불구하고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감행한 한국과 미국이 여기에 대한 대응행동을 ‘애도기간 중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도덕적 문제제기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615남측위가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비질런트 스톰’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미국은,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에서 도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중국과의 갈등에 주한미군을 동원할 생각 등 한국과 한반도를 전쟁의 현장으로 끌고 들어가려는 노력 외에 무슨 일을 하고 있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인한 정치적 곤경)을 한반도 갈등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국민들의 거대한 항의행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수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대표는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당국자들은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고 그들은 차가운 바닷물에 수장되었다”고 지적했다.

“오늘 저는 대통령에게, 국방부에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돌려주고 싶다. 강대강 대결, 일촉즉발 상황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고 있다. 우리는 두렵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어 만에 하나 의도하지 않은 충돌이라도 발생해서 전투로, 끝내 전쟁으로 발전한다면 우리는 다 죽을 것이다. 현재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들은 이 상황의 끝에 대해서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수도권에 2,500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 현실에서 서로의 영역에 (미사일을) 쏘는 주고받기식 대결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면서 “지금이라도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가 먼저 총을 내려야 한다. 일촉즉발의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먼저 중단하는 것은 비겁함이 아니라 용기”라며 “대신 중단된 남북대화의 끈을 이어야 한다. 군사적 대결을 근본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외교의 길, 대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권 한국노총 부위원장,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대표,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연희 6.15남측위 대변인이 사회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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