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출범식이 25일 오후 서울 조계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출범식이 25일 오후 서울 조계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오늘 출범하는 준비위원회가 본위원회를 설립하여 이재유 선생의 해방세상을 위한 혁명사상을 널리 세상에 펼치게 되길 소망합니다.”

‘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준비위) 출범식이 열린 25일 오후 서울 조계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난 김금수 준비위 상임고문이 세상을 뜨기 전 준비위 출범식 참석을 위해 미리 작성한 격려사의 일부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최승회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장이 대독한 이 격려사가 결국 유언이 되고 말았다.

김 선생은 유언이 된 격려사에서 “오늘 이재유 선생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가 출범한다”면서 “준비위원회 출범에 이르기까지 발기인들이 기울인 노고와 준비위원들의 열정적인 참여에 대해 고마움과 함께 격려인사를 보낸다”며 마지막까지 후학과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원보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왜 지금, 이재유 선생인가라는 질문이 있다”면서 “이재유 선생을 기려 노동운동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것”이라고 짧고 명확히 답했다. [사진제공-강연배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
이원보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왜 지금, 이재유 선생인가라는 질문이 있다”면서 “이재유 선생을 기려 노동운동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것”이라고 짧고 명확히 답했다. [사진제공-강연배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

앞서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를 제안하고 추진하신 김금수 선생님께서 얼마 전에 가을단풍 보러가자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아침 돌아가셔서 황망하다”며 잠시 고인을 추모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준비위 출범식을 염두에 두고는 “왜 지금, 이재유 선생인가라는 질문이 있다”면서 “이재유 선생을 기려 노동운동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것”이라고 짧고 명확히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 땅에 일하는 자와 착취하는 자 사이에 대립이 나타나고 수많은 선각자와 운동가들이 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피와 땀과 생명을 바쳤지만 그 모든 노력을 종합하고 집약하고 통일한 것이 식민지시대 이재유 선생의 삶과 투쟁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함세웅 신부는 격려사에서 ‘이재유 정신’ 추구는 오늘날 새로운 시대적 명령”이라고 단언했다. [사진제공-강연배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
함세웅 신부는 격려사에서 ‘이재유 정신’ 추구는 오늘날 새로운 시대적 명령”이라고 단언했다. [사진제공-강연배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

이어 격려사를 통한 말잔치가 이어졌다.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는 “민주화운동의 뿌리는 항일운동이다. 항일운동에서 노동운동의 중심에 이재유가 있었다”고 이재유를 상기시키고는 “‘이재유 정신’은 친일잔재세력을 뿌리 뽑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재유 정신’ 추구는 오늘날 새로운 시대적 명령”이라고 단언했다.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는 “이재유 선생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책을 통해 아는 정도였는데 김금수 선생의 열정 때문에 이재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고는 “김금수 선생의 뜻에 따라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종구 전 성공회대 교수는 “제대로 된 민중운동사는 현장에서 투쟁하는 분들이 만들어야 한다”고는 “오늘 기념사업회를 계기로 이재유 선생을 추모하고 재평가해 그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작업이 본격화되기를 바란다‘며 기대를 표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인 고금 스님은 “이 시대 노동자 민중의 문제에 누구도 외면해선 안된다”면서 “이재유 선생이 노동대중에 군림하지 않고 함께 하는 정신은 부처님의 청정한 마음과 상통한다”며 ‘이재유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일제 때 이재유와 함께 경성트로이카의 성원이었던 이관술 선생의 유족인 손옥희 씨가 나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일제 때 이재유와 함께 경성트로이카의 성원이었던 이관술 선생의 유족인 손옥희 씨가 나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특히 일제 때 이재유와 함께 경성트로이카의 성원이었던 이관술 선생의 유족인 손옥희 씨가 나서 행사를 더욱 값지게 했다.

손옥희 씨는 “오래 전 안재성 작가의 책 ‘경성 트로이카’를 보고 할아버지 이관술에 대해 처음 알았다”고 운을 떼고는 “내 부모는 할아버지 멍에로 가슴을 못 펴고 살았다. 나는 할아버지가 돌팔매 맞을 분이 아니라 떳떳한 분이시구나 하고 생각해 여러 사람을 만나다가 이효정 할머니를 만나서 할아버지 얘기를 듣게 되었다”고 자신의 가계사를 이야기했다.

이어 손 씨는 “그런데 체 게바라는 알아도 이재유는 모른다. 너무도 훌륭한 분들이 묻혀 있다. 누구의 책임인가? 슬펐다. 이재유를 알고 보니 이재유는 혁명가 중의 혁명가다. 그는 혁명에 살고 혁명에 죽었다”고 이재유를 칭송하고는 “체 게바라는 있는데 왜 이재유는 없는가” 하고 거듭 되물었다.

 ‘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최승회 이사장은 “이재유 기념사업회 출범을 계기로 이재유 선생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또 기념사업회를 주도한 김금수 선생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강연배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
 ‘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최승회 이사장은 “이재유 기념사업회 출범을 계기로 이재유 선생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또 기념사업회를 주도한 김금수 선생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강연배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

격려사에 이어 준비위 구성에 들어갔다.

이날 참가자들의 만장일치로 ‘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최승회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재유 기념사업회 출범을 계기로 이재유 선생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또 기념사업회를 주도한 김금수 선생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최 준비위원장은 향후 사업계획으로 “2023년 5.1절에 김금수 선생이 이미 밝혔듯이 서대문형무소 광장에서 이재유 기념사업회 본조직을 출범시키고, 앞으로 다양한 추모사업과 홍보사업 그리고 연구사업 등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명환 준비위 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는 ‘이재유 선생의 삶’과 ‘기념사업회 경과보고’가 소개되었으며, 특히 독립운동가 이관술 선생 후손인 손옥희 씨와 역시 독립운동가 이효정 선생 후손인 박진수 씨 그리고 통일 원로 김영옥 선생,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 등을 비롯해 100여명이 참석해, 첫출발을 하는 준비위를 축하해 주었다.

행사 후 참가자들은 김금수 상임고문이 안치돼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으로 발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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