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1월 말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사진출처-노동신문]
북한이 올해 1월 말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사진출처-노동신문]

북한이 4일 오전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주 네 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 7발을 발사한지 사흘 만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우리 군은 오늘(10.4.화) 오전 07시 23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되어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하였다”고 발표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4,500여km, 고도는 970여km, 속도는 약 마하 17로 나타났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한의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 행위는 한미동맹의 억제 및 대응능력을 더욱 강화시키게 되고,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합참이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출근길에 “북한에서 또 한 4,000km 정도 되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일본 열도 위로 발사했다”면서 “이런 무모한 핵도발은 우리 군을 비롯한 동맹국과 국제사회의 결연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연한 대응’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알리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굳이 ‘핵도발’이라고 규정했다. 

현 정부는 줄곧 북한이 풍계리에서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만 남은 상태라는 정보 평가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7차 핵실험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유도하는 행동을 보인 셈이다.  

윤 대통령이 4일 NSC 상임위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 대통령이 4일 NSC 상임위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정부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회의 중간에 윤 대통령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고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을 비롯하여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아울러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묵과될 수 없으며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대북 억제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현재 작동 불능 상태다.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양자제재와 무력시위 등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NHK]는 일본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상공을 통과한 뒤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화성-12형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은 2017년 9월 이후 5년만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관저 앞에서 “최근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폭거로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4일은 기시다 내각 출범 1주년이다. 북한의 발사가 일본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보이는 이유다. 한미일은 지난달 30일 동해상에서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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