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정상회의 참가에 대해 '스스로 나토의 총알받이를 자청하는 것'이며, 기대하는 바와 달리 '장기적인 안보불안'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김효명 명의의 기고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가에 대해 "남조선의 현 집권세력이 스스로 나토의 '동방십자군원정'의 척후병, 총알받이의 역할을 자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연구사는 "나토는 미국의 패권전략 실현의 하수인, 현지 침략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며, 나토가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미국이 유럽나라들의 피의 대가로 '미국식 국제질서'를 유지하려 하는 것처럼 아시아에서도 남조선을 대포밥으로 삼아 지역의 패권을 추구하겠다는 소리"라고 일갈했다.

'민주주의 회복'과 '동맹강화'를 앞세워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오커스', '쿼드'와 같은 동맹질서를 나토와 한 고리로 엮어 중국을 고립시키는 환태평양 포위망을 형성하려는 것이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의 진짜 목적이라는 것.

그는 "남조선 당국자가 혹시 나토의 그늘안에 들어서면 미국 상전의 칭찬도 받고 안보불안도 덜수 있다고 오산하고 있을 수 있지만 사실은 불구뎅이에 두 발을 깊숙이 묻어둔 격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남측 당국은) 나토의 검은 손을 잡음으로써 매우 고통스러운 중증 안보위기를 경과하게 될 것이며 치유불능의 장기적인 안보불안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며, "북대서양으로부터 아시아태평양에로 침로를 돌린 '나토'호가 난파선의 운명에 처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결기를 내비쳤다.

김 연구사는 "나토가 동유럽에서의 화난을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점, 이번 나토 수뇌자회의에서 채택될 새로운 전략개념에 중국을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점, 미국과 남조선이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는 점 등을 놓고 볼 때 조만간 북대서양의 검은 파도가 태평양의 고요를 깨뜨릴 것이라는 불길한 징조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퍼시픽 드래곤 훈련 모습. [사진-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갈무리]
2016년 6월 퍼시픽 드래곤 훈련 모습. [사진-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갈무리]

이날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리지성은 오는 8월 초 한·미·일 3국이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하는 북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 '퍼시픽 드래곤'에 대해 한·미·일 3각군사동맹을 구축하고 '명백히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위한 위험한 전주곡'이라고 비난하는 기고문을 올렸다.

리 연구사는 미국이 지역의 안전 요구를 무시하고 훈련을 강행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꿈꾸어온 미일남조선 3각군사동맹을 실현하여 대조선침략준비를 완성하는 것과 함께 중국과 로씨야(러시아)를 비롯한 경쟁 적수들을 제압하고 세계 제패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퍼시픽 드래곤은 격년으로 열리는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 RIMPAC) 계기로 한·미·일 3국이 '탄도미사일 탐지 및 추적'을 목적으로 북의 미사일 발사 상황을 가정한 일종의 시뮬레이션 훈련.

그동안 분기 1회가 원칙이지만 훈련 간격이 일정하지 않고 비공개 기조로 실시해왔던 것을 지난 11일 싱가포르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정례화와 확대를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올해 훈련 시기와 내용을 사전공개하는 것은 물론 훈련 전 과정에 대해서도 공개하기로 했다.

리 연구사는 "저들의 가치관에 따른 일방적인 국제질서를 수립하려는 미국의 책동으로 말미암아 아시아태평양지역에는 '신냉전'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힘과 힘이 격돌하는 첨예한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하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긴장격화는 일차적으로 조선반도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대중국 억제를 목표로 작성한 인도태평양전략에서 북을 '지역의 불안정을 조성하는 주오요 위협'으로 특별히 규정한만큼, 이 지역에서 한·미·일이 전개하는 합동군사연습은 무엇보다 북을 겨냥한 것이라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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